사이더 공부를 책으로만 하다보니 좀 답답하고 또 어차피 이제 양조장 노동자로 기왕에 버린 몸이라 견문도 넓힐 겸 마침 그동안 코로나 때문에 일체의 술 관련 아카데미가 닫혀 있었는데 맥주 교육에서는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수수보리에서 기초반을 한다고 해서 지난 4월에 낼름 등록을 했다. 이번 달부터 다음달까지 주 1회 서울에서 수업 듣는 중.
그간 이 골짜기에서 세상 물정 모르고 너무 촌놈으로 살았다. 물론 그렇게 사는 걸 즐기고 또 좋아해서. 번잡한 도시와 문명에 노출되어보았자 나같은 프롤레타리아가 뭐 하나 건질 것도 맘에 드는 것도 없는데 산과 나무에 둘러쌓여 그저 이렇게 혼자 사는게(맘에 맞는 이웃 몇하고만 어울리며) 한 세상 다 그런거지 하며. 그런데 그 사이 변해도 너무 변해서 이제는 정말로 촌놈이 되어 버렸다.
촌놈이란건 비하의 뜻이다. 촌뜨기. 뭘 잘 모르는 아둔한 사람. 세상에 뒤진 이. 이치와 물정에 어두운 고리타분하고 어리석은 사람. 뭐 이런 뜻이 담겨 있지 않을까. 그런데 기원전 3천년 경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수메르에서도 그 시대에도 이미 도시물 먹은 놈과 촌놈을 구별했다는. 그런 기록이 된 점토판이 발견되지 않았나 말이다. 그러니까 인류 문명의 최첨단과 총아는 늘 도시에 있었다는 얘기. 거기에 사는 인간들이 늘 반질반질 하고 눈알 뒤룩뒤룩 했다는 야그다. 반면 그때나 지금이나 촌에 사는 인류는 투박하고 눈알 순박하다는 야그다. 그러나 요즘은 나의 이 말에 반론 제기할 주변인들 많을 것도 같다만...
아무튼 맥주는 서양술이고 내가 만들고자 하는 사이더도 양놈들 술이고, 젊어서 가끔 진탕 마셨던(주로 룸싸롱에서?) 위스키는 말할 것도 없이 물 건너 들어온 술이고... 이런 구분은 이제 와서 그야말로 터무니 없는 가름이고 그저 해보는 소리에 불과한 것인데 아무튼 맥주와 사이더는 사촌간이다.
앞으로 사이더에 대해서 그간 내가 보고 들은 바를 이곳에 써나가 볼 작정이다. 별스런 것도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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