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당길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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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영하의 날씨.....

  • 길벗
  • 2008-02-14 09: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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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16도를 가리키고 있는 오늘 아침 온도계


겨울 사과밭

어제는 아침에 영하 17도였습니다. 오늘 아침은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영하 16도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아침 7시 경의 기온입니다.
어제 아침엔 7시 30분에 집을 나서 충북 단양으로 향했습니다.
석회 보르도를 사용하는 친환경 사과 교육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작년에 비해 올해는
그다지 교육을 많이 다니지 못하고 있습니다. 작년엔 이틀이 멀다하고 교육을 쫒아
다녔었지요.

이번 겨울 들어 저희 집의 가장 추운 날씨는 온도계가 기록하고 있는 영하 19도인 것
같습니다. 저희 사는 이곳은 겨울이면 기온이 늘 영하 10도 안팎이어서 으레 그러려니
하는데 이마저도 이곳 사람들은 예년에 비하면 많이 따뜻해졌다고들 합니다.

하긴 몇 년 전까지만 해도 1월 중 한 일주일 정도는 영하 20도 이하를 기록하곤 했는데
작년과 올해는 기온이 영하 20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것이 온난화의 영향인지 아닌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이곳의
겨울 기온이 조금 올라간 것만은 사실입니다.

저희 집과 사과밭은 양지 바른 남향에 자리잡고 있고 더구나 산에 둘러싸여 있는 덕분에
바람도 거의 없어 기온이 이렇게 영하 10도를 기록해도 해만 뜨만 따뜻한 온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하루 중 기온은 새벽부터 해뜨기 전까지 가장 낮습니다.

겨울이 되어 동지를 지나면서부터는 아침 9시가 넘어야 마당에 햇살이 비춥니다.
그러다가 점점 길어져서 설을 쇠고 입춘이 지나면 8시 30분이면 앞산 능선으로 해가
떠오릅니다. 집 앞 산이 가까워 눈이 많이 온 해에는 사과밭에 겨우내 눈이 녹질
않습니다.

아스팔트 길에서 집까지 약 500미터 정도 되는데 골짜기 길이라 응달입니다.
이 길도 겨우내 눈이 녹지 않아 빙판길이 되곤 합니다. 눈이 조금 오면 제가 비질을
하는데 저번처럼 한자(30.3cm) 가까이 눈이 오면 치울 수가 없어 그냥 내버려둬야
합니다.그러면 계속 다져져서 빙판길이 되고 3월 말이나 4월이 되어야 녹습니다.

2월 들어 한파가 계속 되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입춘이 지나고부터는 왠지 모르게
봄기운을 조금 느낄 수 있습니다. 그것은 햇살 때문인데 확실히 한겨울 햇살과
입춘 지난 뒤의 햇살은 온도감이 다릅니다. 우리가 어릴 적에 겨울에 담벼락에 서서
가만히 \'해바라기\'를 하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그때도 아주 한겨울에는 아무리
해가 떠도 할 수가 없고 요즘같이 입춘이 지나 햇살이 따뜻해져야만 할 수 있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엊그제 이장님 댁에 볼 일이 있어 갔더니 방에서 고추 씨앗을 모판에 심고 있었습니다.
아랫집 환수 형님도 오늘 쯤 작업을 한다고 합니다. 저희도 올해는 고추 농사를 조금
지어볼 계획이어서 고추 묘 농사를 짓는 청량리에 사는 박용선 씨에게 1,000포기 주문을
해놓았습니다.

올해는 여름에는 풋고추 따서 팔고 가을에 김장하는 데 필요한 고추가루를 직접
만들기 위해서 고추 농사를 지으려고 하는 것입니다. 이번 겨울에 사과 말랭이용으로
전기 건조기도 사놓은 참이어서 올 가을엔 고추 가루도 생산해보려고 합니다.

고추 농사는 당연히 무농약으로 지을 계획인데 과연 제 생각대로 잘 될런지는
알 수 없습니다. 어떤 작목이던지 무농약 농사는 힘듭니다. 그래도 힘 닿는 껏
무농약으로 해보려고 합니다. 말리는 것은 순전히 태양빛에만 의존하는 것은
무농약 농사보다 더 힘들기 때문에(거의 불가능) 일단 건조기에서 저온으로 살짝
쪄서 나온 것을 비닐 하우스에서 말리면 그나마 괜찮다고 합니다.

소위 \'태양초\'라는 것은 말 그대로 100% 햇빛에만 말린 것인데 요즈음의 여름, 가을
날씨로 보아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고추 따서 방에 널어놓고 불을 때 말리는데
그러다가 날이 좋으면 다시 밖으로 내다 말리고 날이 궂으면 다시 방으로 들이고
하는 일을 여러번 반복해서 말리는 것이 있는 데 이건 \'화건초\'라고 합니다.

사실 요즘 태양초라고 불리는 것 중 상당수는 이와같은 화건초가 아닐까 짐작해봅니다.
물론 고추 말리는 비닐 하우스 지어놓고 그 속에서 연탄난로 피워서 말리는 분도 있고,
그 비닐 하우스 바닥에 갈대를 두껍게 깔고서는 그 위에 고추를 널어놓고서는 계속
뒤집어 주면서 순전히 햇빛으로만 말린다는 분도 보았습니다.
이 정도면 농민들이 태양초 만들려고 들이는 노력이 가상하다 못해 숭고하기까지
한 모습이라고 아니 할 수 없습니다.

저도 올해 고추 말리려면 조그만 비닐 하우스를 지어야 할 판입니다.
그래도 저는 일단 고추를 건조기에 넣었다가 다시 비닐 하우스에서 말릴 계획이니까
희나리도 거의 없을테고 일손도 많이 줄 것입니다.

이런 경우 \'화건초\'라고 부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생각은 춘천으로 귀농해서
고추 농사를 전업하다시피 하는 사람이 말한 것으로 그 친구 말로는 집에서 몇 포기
심어서 자기들 먹자고 하는 사람들이 아니면 \'태양초\'는 어불성설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기도 건조기에 잠깐 넣었다가 다시 비닐 하우스에서 말리는데, 이것만 해도
품이 보통 드는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아예 건조기에서 끝까지 말리는 경우도 많은데
이럴 경우 맛과 품위가 많이 떨어진다고 합니다.

아무튼 과연 무농약 고추 농사를 잘 해낼 수 있을런지부터가 우선 걱정입니다.
올해 우리집 작부 계획은 \'브로콜리\', \'고추\', 브로콜리 후작으로 \'단호박\'과 \'쥬키니 호박\'
그리고 \'김장 배추\'가 있습니다. 물론 사과 농사는 당연히 하는 것이겠지만요.

추운 날 아침에 아침도 거르고 잠시 글을 올립니다.
저 어릴 적만 해도 이맘 때 쯤이면 애들은 손이 트고, 볼이 얼어서 늘 빨갛게 해서
돌아다니고, 그리고 콧물은 왜 그렇게 많이들 나오는지 모두들 옷소매가
반지르했습니다. 요즘이야 시골에서 애들 구경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되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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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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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산지기 2008-02-14
    해마다 50포기 정도의 고추 농사를 짓습니다. 무려 20여년 가까이^^
    풋고추를 먹기 위해서입니다. 물론 무농약, 무비료. 이 놈들을 태양초 고추로 만드는건
    정말 어렵더군요. 얼마 안되는 양임에도 말이죠. 일단 병에 안걸리고 빨갛게 익기도
    쉽지가 않죠. 저야 병에 안걸릴때 까지만 먹고 그다음은 포기하지만 고추 농사를 짓는
    농부들은 그럴수 가 없겠죠. 아직 날씨가 매서운데 벌써 농사를 걱정하는 농부의 마음을
    도시 사람들은 알 수 가 없겠죠. 더우기 FTA를 밀어 부치려는 2메가 바이트짜리 정치
    나부랭이들이야...
  • 길벗 2008-02-14
    동산지기님, 2월인데도 날씨가 춥습니다. 가까이 계시는데도 자주 뵙지 못합니다. 농한기인데도 쓸데없이 바쁜 일이 많습니다. 멀리 조카 졸업식에도 가보아야 하고, 겨울인데도 서울로 친척 결혼식에도 참석해야 하고, 농사 교육 받으러도 다녀야 하고..... 농사 연륜이 쌓여 갈수록 쉽지 않다는 생각만 듭니다. 다 지혜를 구하지 않는 어리석은 자의 한탄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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