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당길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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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 글> 풀무학교 3학년 최민환 군의 글입니다

  • 길벗
  • 2006-04-30 17:4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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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학교 전경 그림>

풀무학교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최민환 군의 글을 이곳에 옮김니다.
현이와 같은 3학년인 민환이의 글을 통해 풀무학교 학생 생활의 일단을
알 수 있어 이곳을 찾는 제 지인들에게 풀무학교에 대한 이해를 구하고자
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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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주년 개교기념 행사를 맞이하며 - 3학년 최민환

이곳 풀무학교에 처음 들어오던 날이었다. 작은 학교에 작은 수의 학생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아서 선생님의 말씀을 듣는다. 주위에는 온갖 푸르른 식물들에 둘러 쌓여 있었고 학교의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따뜻하고 안정되어 보였다.
수업시간, 학교수업이 내가 알고 지내던 학교의 정규수업과는 많이 달랐다. 사회시간에 날이 좋으면 밖으로 나가서 잔디밭에 퍼질러 앉아 노래를 부르고 농업시간에는 밖으로 나가서 꽃이며 나무며 관찰하며 보고 느끼는 수업을 했다. ‘꽃으로도 아이들을 때리지 말라’의 페레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던 학교의 수업을 꿈과 이상으로만 알고 현실성이 많이 떨어진다고 믿었던 내게는 이곳의 수업은 커다란 충격이었다. ‘우와! 이렇게도 수업을 할 수 있구나.’ 하고...
학교 수업이 끝나면 자신들이 좋아하는 일을 하러 간다. 연극부, 뫼사람, 별밤 등으로. 그곳에서 자신의 숨겨진 새로운 면을 알기도 하고 살면서 잊고 지내던 진정한 가치를 발견하기도 한다. 어떤 이는 여기서 더 나아가서 삶의 목적과 목표로 나아가기도 한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노라면 그보다 더 즐거운 일이 어디 있을까. 그때 만큼은 시간이 멈추어 버렸으면 좋으련만…
저녁을 먹고 저녁모임을 한다. 이 시간은 준비하는 사람에게는 75명이라는 많은 인원이 자신의 말에 귀기울여주는 귀중한 시간이고 듣는 사람에게는 75명의 생각을 다 들을 수 있어서 서로를 알고 이해해 가는 즐거운 시간이 된다. 나는 이 시간을 가장 좋아한다. 나의 관심사를 알려서 마음 한구석이 뻥 뚫려 시원해지기도 하고 또 모두의 눈이 나를 보고 있는 그 자리… 소심한 이에게는 자신감을 주고 활달한 이에게는 진중함과 신중함을 준다. 1년에 2번밖에 없다는 게 너무나 아쉬울 따름이다.
그리고 우리들은 일주일에 두 번씩 실습을 한다. 우리들이 아무 생각없이 먹고 있는 양식들은 어떻게 해서 식탁으로 올라오는 것일까? 예전에는 돈으로 사서 먹는 줄로만 알았지 땅을 고르고 씨앗을 심어서 양분과 물과 사랑으로 키운다는 것은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여기에 오지 않았으면 영영 몰랐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일을 하는 것에 대해서도 새롭게 많이 배웠다. 중학생 때는 학교에 일하러 오시는 인부들을 보면 ‘저 사람들은 왜 저런 힘든 일을 할까? 열심히 공부해서 저런 삶은 살지 말아야지.’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직접 삽질도 하고 일을 하면서 정당한 노동의 대가로 정당한 이득을 얻는다는 것에 감사하며 살게 되었다.
또 우리 학교의 특색이라고 해도 될 시간인데 우리학교는 문화시간이라는 게 있다. 사회에서 나름대로의 멋과 색을 가지고 사시는 분들의 말씀을 듣는 시간이다. 이 시간은 ‘이렇게 아름답게 살수도 있구나.’싶어서 놀라기도 하고 내가 마음속에 품고 있던 꿈과 이상을 현실화하시고 계시는 분도 있어서 또 한번 놀라게 된다. 그리고 우리사회의 죄악에 맞서 싸우고 계시는 분들의 말씀을 듣고 있으면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겠다. 더욱 열심히 높은 이상을 향해 나아가야겠다.’고 저절로 다짐하게 된다.  
이제 학교에서 생활관으로 넘어가야겠다.
지금까지 가족들하고만 살았는데 여기서는 방언니들과 지내야 했다. 가족들과 지내면 서로 너무 편하기 때문에 거의 하고 싶은 대로 원하는 대로 살았는데 방언니들과 살다보니 서로가 맡은 일을 알아서 해야 했고 서로에게 피해가 가는 일은 자제해야만 했다. 그리고 넓게는 30여명의 학생들과 같이 살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서로가 관계를 맺어가며 서로 배려하는 마음을 자연스럽게 가지게 되고 공적은 일과 사적인 일을 구분해서 공적인 일을 우선시하게 된다.
사회라는 것, 같이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알아가면서 사회속에 함께 사는 사람이 되어간다.
이렇게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가고 지금의 내가 되었다. 새로운 많은 것을 알게 되었고 내 자신의 삶을 내가 개척해 나가야 한다는 것을 알았으며 사회속에서 산다는 것은 너와 나 사이의 끊임없는 배려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지금까지는 너무도 많은 것을 받아왔기 때문에 이제는 우리 학교를 위해서 살고 싶다. 이 학교는 내게 새로운 길을 열어주었다. 풀무학교를 몰랐다면 아마 상상하기도 싫은 삶을 살고 있겠지? 풀무학교의 하루하루를 더욱더 소중히 여기며 살아야겠다.
풀무학교가 우리들에게 주는 가치는 무엇일까 모두가 한번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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