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당길벗

농당길벗

드디어 인터넷이 들어왔습니다

  • 길벗
  • 2005-11-21 21:07:36
  • hit692
  • 221.159.239.56
이 강원도 오지 골짜기에 드디어 초고속 인터넷이 들어왔습니다.
과연 좋은 일인지, 잘된 일인지는 잘 판단이 서질 않습니다.
제 마음 속 반은 현대 문명을 외면하고 싶고 또 나머지 한 편은
그래도 적당히 절충하며 살아가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마음 속 깊은 곳에는 정말 오지(아직도 그런 곳이 이 대한민국에
있을까만은, 혹 그래도) - 여기서 오지라 함은 첫째 전기가 안들어오고
둘째 길이 포장되어 있지 않으며, 셋째 사람들이 모여사는 대처가 적어도 이십리는 되는 곳을 말하는데 - 에 가서 살고 싶은 한 자락이 있습니다만,
우선 마누라가 코웃음을 치고, 다음에는 나이 드신 아버님이 갑자기 급한 병환이라도 나는 것이 걱정되어 그저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불가능할 것 같은 이런 생각을 그러나 저는 아직도 가끔 꿈 꿉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전기가 안들어오면 오디오가 안돌아가니
때때로 음악을 못듣는 것이 아쉬울 거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무튼 이제 산골짜기 저희 집도 인터넷에 노출되었으니
이젠 더이상 골짜기가 아니겠습니다. 홍천군 농업기술센터에서는
얼마전에 제가 '선도농가'라고 해서 화상 시스템을 무료로 깔아주고
갔습니다. 농업진흥청하고 필요할 때 농사에 관한 상담을 하라고 말입니다.
과연 제가 얼마나 이용할지는 두고 볼 일입니다.

사과 추수 끝나고 일찍이 시월부터 백수에 들어갔습니다. 계획했던
일의 반도 못끝내고 그저 놀고 먹고 자고 또 놀고 먹고 자고 했습니다.
괜히 무기력해졌습니다. 저도 모를 일입니다. 마음이 그저 허하고
자꾸 밖으로만 나다니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이리저리 쓸데없이
시간만 허비하고 오늘까지 왔습니다.

어느새 11월 말, 오늘 아침엔 가는 눈발이 내리고 마당에 백설기 같은
눈이 쌓였습니다. 첫눈이라고 하기엔 그저 스쳐 지나가는 것이었는데
하긴 요즘 이곳 기온은 아침마다 영하 10도를 오르내립니다.

참, 우리집 막내 민이가 제 형 따라 풀무농업고등학교에 진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시월 중순 면접과 글쓰기 시험을 통과하여
약간의 경쟁율이 있었습니다만, 무사히(?) 합격을 하였습니다.

저희 내외는 민이는 인문계로 보내고 싶었으나 본인이 원하여
형과 함께 풀무를 다니게 되었습니다. 함께 기뻐해주세요. 우리 부부는
민이가 스스로 풀무학교에 가고자 한 것이 무엇보다 자랑스럽고
대견합니다.

혹 풀무학교에 대해 모르거나 궁금하시면 인터넷 포탈 사이트에서
<풀무농업고등학교>를 치시면 주소가 뜹니다.

이제 저도 어서 이 알 수 없는 무기력에서 벗어나 힘을 내야 할텐데요,
일단 12월에는 농사 교육을 두번 이나 다녀오려고 합니다.
그러면 올해도 다 가는군요. 나이가 조금씩 들수록 이상하게도
연말 기분이라는 것이 생기질 않는군요. 저만 이런가요?

인터넷이 들어와서 이리저리 휘젓고 다니다가 그만 제가 오래전에
어떤 오디오 잡지에 주절 거린 글이 나와서 이곳에 게재해봅니다.
글쎄,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고 지나간 세월에 제가 그렇게
살았구나 하는 정도의 감상이 있었습니다.

또 쓰겠습니다.
게시글 공유 URL복사
댓글작성

열기 닫기

댓글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