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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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한파, 영하 20도

  • 길벗
  • 2025-02-09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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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서석 기온, 영하22.6!

어느 해인가 기상속보에 서석이 영하 29도라고 뜬 적이 있었다. 이곳에 온 이래 제일 추웠던 날이다.

대개 영하 20도 내외의 기온이 1월 중순 일주일 정도 지속되다 설을 지나고 입춘 이후에는 그런 기온은 더이상 없었는데 올해는 확실히 이상 기후이다너무 추워서 일하기가 쉽지않다. 양조장 실내 온도는 영상 2~3. 굳이 하려면 못할 것도 없겠지만 아무튼 온종일 잔뜩 움츠리고 있다. 이번 겨울에는 서울에서 술공부를 하고 있다. 매주 목요일과 토요일 두세시간 수업을 들으러 왕복 네시간을 다녀온다.

대학 때 적성에 안맞는 전공하느라 공부를 뒷전으로 했더니 이 나이 먹어 이런 일이 생길 줄이야. 후회가 많은 인생이라 그저 조용히 살려고 했는데 일에 치인다. 올 초여름에 그간 숙성중이던 사과증류주를 선을 보이려고 준비 중이다. 재작년 연말 이름 공모도 하고 했는데(그때 추첨에서 뽑힌 박종호, 조병준, 서진경 이 세 분께는 정식 발매되면 바로 보내드리겠습니다) 숙성 기간을 늘리는 바람에 늦어졌다.

여전히 우리 사과증류주 이름이 문제다. 그때 여러가지 안이 나왔지만 아직 정하지 못했다. 라벨 디자인도 현재 준비 중인데 이것도 어려운 일이다. 아무튼 그외 현재도 판매중인 길벗아펠바인, 프랑크푸르트에서 먹는 본토 아펠바인과 사촌쯤 되는 맛인데 올해는 미디엄 스윗에 해당되는 애플사이더를 내놓을 계획이다. 우리 길벗아펠바인을 처음 접하는 분들의 반응은 대개 식초에 물 탔느냐는 것인데 푸랑크푸르트에서 다양한 아펠바인을 맛보면 더 식초같은 맛의 아펠바인도 많다.

내가 설탕이나 보존제 등 첨가물을 술에 넣는 것을 극도로 싫어해서 그저 사과 자체의 단맛을 살려서 만들어본 것이다. 앞으로 계획은 설탕은 물론 인공효모와 이산화황조차도 사용하지 않고 자연스런 단맛과 약간의 탄산이 들어있는 애플사이더를 만드는 것이다. 이건 이론과 장비, 실습도 다 해보았는데 이번 겨울에는 양산을 못해 내년으로 미룬다. 다만 이산화황은 필요시 착즙과정에서 정말 최소한만 쓸수도 있다.

사과농사 24년째이고 팔자에 없는 양조장 일을 한지 이제 3년차인데 여전히 갈 길이 멀고 부족함은 끝이 없고 해야 할 일은 태산이다. 그저 천천히 길게 보고 조금씩 나가보자고 생각 중이다.

올해 시음장(32)을 짓는다. 이 건축 때문에 부족한 자금을 메우고자 지난 해 가을에 특별회원(후원자)을 모집했었다. 모두 서른 분이 참여해주셨고 덕분에 큰 도움이 되었다.

나라가 졸지에 큰 일을 당하고 매일 숨 막히는 어질한 상황인데도 우리는 하루하루 하던 일 하면서 살아간다.

이렇게 추운 겨울도, 움츠리고 있는 이 시간도 지나면 다시 봄이 오고 영원할 것 같은 온천지 눈풍경도 어느새 다 녹고 파릇한 새싹이 올라오는 것이다. 토요일마다 광장에 모이시는 분들께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

<페이스 북에 쓴 글을 옮겨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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