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이야기

농사이야기

과수원에 오신 손님들

  • 길벗
  • 2024-11-10 21: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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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에 사시는 최상일, 신경아 선생님 부부께서 5일 과원을 방문, 오전 내내 사과를 따주시고 가셨다. 부사 사진은 아래에.
올해는 모든 과일의 색이 더디 든다. 급기야 부사(후지)는 색이 들다가 말았다. 9,10월에 비가 잦았고 흐린 날이 많아 일조량이 부족하고 겨울 초입인데도 너무 고온이 지속되는 등 여러 요인이 다 걸쳤다.
 
9일에는 우리 농장 특별회원이기도 한 성준 씨가 어머님을 모시고 점심 무렵 과원을 방문, 우리 농장(과수원) 최초로 사과나무밭에서 음악회를 가졌다. 성준 씨는 바이올린, 어머님은 오카리나. 청명한 날씨 아래 아직 사과가 주렁주렁한 과원에서 아름다운 악기 소리가 울려퍼지니 너무나 환상적인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성준 씨 어머님은 오카리나 연주. 사이먼앤가펑클이 남미의 민중가요를 번안해 불렀던 엘콘도파사를 오카리나로 들으니 어찌나 감동적인지.
 
성준씨와 어머님이 점심 식사 후 서울로 가고 난 직후 멀리 안성에서 성악가 고희전 씨 삼부자께서 과원에 도착, 과원을 둘러보고 여러 얘기를 나누고 가셨다. 고희전 씨 아버님은 사과밭에 직접 들어와보기는 생전 처음이라고 하신다. 할아버지, 아들, 손자 삼대가 과원을 방문하기는 처음이라 이제 수확시기가 다 된 핑크레이디를 조금 따는 체험을 했다. 사진은 부사밭이고 아래에 삼부자가 수확한 핑크레이디 사진.
호주에서 탄생한 사과품종 핑크레이디. 신맛이 도드라지지만 당도가 상당해서 산미가 잘 어울려서 먹기에 좋다. 홍옥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강추.

올해는 이상기후가 맞다. 11월 초순을 지나고 중순에 들어가는데 이렇게 날이 좋을 수가 없다. 며칠 전부터 안사람과 둘이서 매일 조금씩 사과를 수확하고

있다. 모레(화요일)에는 인부 6명을 구해서 일단 수확작업을 하기로 했다. 그러나 아직 색이 제대로 안든 사과가 많아 걱정이다. 이런 일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정말 농사는 끝나봐야 그해 성적을 알 수 있다. 나만 그런게 아니라 전국이 다 그런 듯 하다. 일부 지역(충청도)은 사과가 갈라지는 열과 현상이 심해

수확을 포기하는 정도라고 하니 올해도 사과 가격은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이러면 사실 사과, 배도 수입을 해서 소비자 가격을 안정시키는데 맞는 듯 한데 검역단계를 이유로 철저히 외국산 사과, 배 수입을 막고 있다. 사과 생산자인

내가 이런 소리를 하면 사과농부들이 비난을 할 것이나 원리원칙을 따지자면 그렇다는 뜻이다. 사실 인건비와 농사 자재비가 너무 올랐다. 농민도 생활인이고

보면 일정 수준 수입이 있어야 생계를 이어갈텐데 사실 농산물 가격이 하락하면 수입은 당장 줄고 요즘 장바구니 물가가 보통이 아닌데 결국 생존의 문제로

귀결되는 것이다. 올해 봄, 의욕있게 시작했던 과수원 옆 안양사람 논 부친 결과는 봄에 벼 모종값과 이앙기 비용 등 백만 원에 가까운 비용만 지불하고는 

결국 한톨의 쌀도 수확하지 못한 채 논에 버려두었다. 가을에 비가 너무 와서 제대로 여물지도 않았지만 올해는 고라니가 떼로 논에 들어가 헤집고 다닌 바람에

벼가 다 쓰러지고 더구나 그 논은 물 나는 논이라 더는 어찌해볼 수가 없게 되었다. 내년부터는 쌀농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

기대했던 만생종 부사도 색이 잘 나지 않아 예상했던 상품 수확량에 차질을 빚게 되었고 가을 홍로로 만든 사과와인이 현재 3톤인데 그중 1톤을 올해 '펫낫'

으로 만들어보려고 했는데 일단 실패다. 이제 부사 사과로 다시 도전해보는데 이번에는 두 가지 방식을 써보기로 했다.

예년 같으면 11월 초순에 사과 수확이 다 끝나고 지금은 추워지면서 월동준비를 해야 하는 시기인데 올해는 아직 가을 늦자락쯤 되는 듯 하다. 이렇게 겨울이

늦게 시작되는 것이 또 농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벌써부터 내년 걱정이 되는 것이다.

12월 초까지 계속 바쁜 일정이다. 지난 9월부터 사과수확이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제대로 휴식을 못가져서 생각으로는 12월에는 1박 2일이라도 집을 벗어나

가까운 곳이라도 가서 시간을 보내다 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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