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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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사이더 작업중

  • 길벗
  • 2022-01-23 16: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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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눈 내린 어느 날 마당에서 본 풍경

애플사이더는 1월 들어 두 번의 랙킹(racking)을 해서 지금은 3톤과 1톤 탱크에서 각각 숙성 중이다.

랙킹하는 과정은 단순하지만 고되고 번거로운 일이다. 옮기는 것도 그렇지만 나중에 각 탱크를 세척하는 것이 귀찮은 것이다. 

맥주 수업에서 들은 얘기 중 하나는 브로잉(brewing) 작업의 80%는 세척과 살균, 나머지 20%가 양조라는 것. 

이제 남은 작업은 청징(clarification)이다. 올해 만든 사이더는 두 탱크 중 하나는 아마 청징제를 사용하지 않아도 될 듯 한데 나머지 하나는

반드시 청징제를 써야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여과(filtering) 작업을 거쳐 병입(bottling)을 하면 된다. 이렇게 써놓고보니 별 것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러나...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모든 것이 처음이라 그렇기도 하겠지만 과정마다 내가 컨트롤을 잘 할 수 있을 것인지, 과연 맛과 향은 어떨지

등등은 미지의 세계인 것이다. 그것 뿐인가. 또 서류의 문제, 국세청에 등록하는 과정과 박스, 라벨 그리고 거래처 개발과 홍보 등도 모두 내 혼자 해내야만

하는 일이다. 

어제는 오랫만에 맥주 수업을 들으러 갔다. 이제 마지막 수업만 남았다. 그동안 비싼 등록금과 서울을 오가는 시간과 정성을 통해 무엇을 얻었나.

친구들 모두 은퇴하는 시점에 무언가 새로운 일을 벌려서 이 고생을 한다. 언젠가 동창이 한 마디 했다. 공부도 지랄도 다 우리 인생에 총량이 있는데

(그걸 지랄 총량의 법칙이라고 한단다) 인생 끝나기 전에 반드시 채워야 인생 마감할 수 있다고. 그러니 학교 다닐 때 너처럼 공부 안하고 땡땡이 친 사람은

나중에 이렇게라도 그걸 보충해야 하는 거라고. 그럼 벌 받는 거네?

술 공부나 작업이 재미는 있는데 이제 나이가 들어서인지 자꾸 이곳저곳이 아프다. 이것도 인생 처음 겪는 일이라... 

우선 오른 손목이 붓고 시큰거린다. 가끔 무릎팍도 찌릿하는 때가 있다. 게다가 이번 겨울 들어서는 벌써 한 달째 목 디스크로 엄청 고통을 받고 있다.

이제 설 지나면 사과나무 전정도 해야 하는데...

용 빼는 재주가 없다. 그저 순종하는 수 밖에. 그런데 몸이 아프니 마음도 움츠러든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건전한?) 어쩌구 하는 말이 그냥 있는 말이 아니다.

아무튼 술 작업은 이어질테고 어찌됐든 올 봄에는 길벗 애플사이더가 나와야 한다.

마음도 몸도 다 바쁜 임인년 새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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