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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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봄 사과농사

  • 길벗
  • 2021-05-20 09: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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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로사과를 올해부터 무농약으로 지으려고 애쓰고 있다. 그래서 적화제로 석회유황합제를 꽃 필 때 쳤는데 희석배수를 아주 높게 해서 뿌렸더니 잎이 타고 생육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다행히 목적한 바 적화 효과는 꽤 있어서 대략 50% 정도의 액화가 제거된 듯 하다. 생육이 좋지 못한 것은 이후 새잎이 나오고 영양상태가 좋아지면 개선되리라 짐작하지만 초기 생육이 더디니까 과실 굵기가 평년 동시기에 비해 작다. 앞으로 어떻게 되어갈지 나도 궁금한 점이다.

무농약 인증을 받기 위해 강원대 부설 친환경농업연구센터에 인증 신청을 했다. 앞으로 몇가지 시험을 거쳐야 인증이 나오게 되고 만약 농약 성분이 검출되면 자동 무효가 된다. 그렇게 되면 비용도 지원받지 못하고 올해는 물 건너 가는 것이다. 작년까지는 저농약이긴 하지만 농약을 쳤으니 이런 것이 잔류에 나올까. 제초제는 친 적이 없으니 그 점은 안심해도 될 듯 하다.

무농약 사과농사, 앞으로가 더 문제다. 석회보르도액을 예전에 몇 년 방제에 이용했지만 올해 다시 시작해야 한다. 과연 충 피해를 어떻게 막아갈지. 아무튼 작년에 껍질째 먹는 사과를 고수하다가 농사 망했기 때문에 이럴 바에는 무농약으로 하나 저농약으로 하나 내 입장에서는 별반 차이가 없을 듯 해서 올해 무농약 인증을 시도하는 것이지만 하긴 귀농 초기의 결심은 결국 친환경, 즉 유기농 농사가 아니었던가.

사과 작목을 택하는 바람에 결국 농약을 치긴 했으나 우리 농장 모토처럼, 사람과 자연을 생각하는 농업에서 보듯이 뭔가 이로운 일을 해야 하는데 그럴려면 농약을 멀리하는게 제일 첫번째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해 이게 생계가 달린 문제라 어쩔 수 없이 최소한의 농약을 치는 것으로 타협을 했지만 이제 더는 물러설 곳이 없다. 얼마 전 읽은 내추럴 와인(natural wine)이란 책을 보니 결국 나는 내추럴 사이다로 방향을 잡아야 하는 건지. 그럴 경우 많은 복잡한 변수가 생기는데 이건 좀 더 숙고가 필요하다. 그러나 시장의 방향과 나의 농사 철학과 맞는 것은 역시 내추럴 사이더이긴 할 것이다.

매년 봄 우리 농장의 사과밭은 사과꽃은 무지 잘 온다. 다만 생육기 중에 농사를 잘 못지어 병충해 방제를 잘 못해서 수확량과 품위가 형편 없어서 그렇지, 하긴 소위 상품성이 좋은 사과를 만들려면 얼마나 손이 많이 가고 또 약을 많이 쳐야 하는지 몰라서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일손도 제 때 구할 수 없고, 약도 많이 치기 싫어하니 결국 시장에 나오는 크고 때깔 좋은 사과는 못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껍질째 먹을 수 있는 안전한 사과, 그리고 맛이 있는 사과를 만드는 것은 외관과 무관하니 이렇게 보면 생과보다는 가공으로 가는 게 나의 농사 현실과 맞는 것이다.

부사 사과는 관행대로 가기로 했으니 결국 적과를 해야 하고 그럴려니 세빈이라는 농약을 이제 적과제로 쳐야 한다. 이것 역시 운이 좋아야 효과가 제대로 나는데 그간 경험에 의하면 복불복이다. 결국 생과로 비싸게 팔 수 있으려면 사람 손을 빌려 적과를 철저히 해야 하는데 요즘 농촌 현실에 일꾼이 어디 있는가. 그저 하는데까지 하고 부사는 무농약은 아니지만 결국 가공용 농사를 지어야지. 혹진딧물 피해가 갈수록 심해지는 것 같다. 올 가을엔 겨울 오기 전에 살충제를 추가로 쳐보던지 4월에 독한 살충제를 반드시 쳐야 하는데 올해도 그만 시기를 놓쳤다. 작년 올해 가공공장 공사 때문에 그렇다고 핑계를 대지만 이제 올해 세팅이 끝나면 내년부터는 좀 안정적으로 농사도 지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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