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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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수확 작업

  • 길벗
  • 2012-09-10 22: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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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0일, 월요일, 서울에서 주부님들 5분이 오셔서 오전에 사과 따고 오후에 선별 작업을 도와주셨습니다. 몇 년 째 우리 농원 사과를 아파트 이웃끼리 단체로 주문해서 직접 트럭에 싣고 갖다 드리던 곳인데 올해는 처음으로 농원 구경도 할 겸 사과 따기 체험을 하고 싶다고 해서 직접 오셨습니다.

마침 올해 설치한 자동 선별기 덕분에 금방 작업이 끝나서 오후 일찍 다시 서울로 올라 가셨습니다. 점심도 농가에 폐 끼치기 싫다고 김밥을 준비하여 오셨는데 우리 식구들 몫까지 해오셔서 덕분에 저희 점심 끼니도 해결이 되었습니다.

내후년에는 작년에 심은 와야리 사과밭에 추석 사과가 많이 나온다고 하니 아예 대형버스를 대절해서 가을에 강원도 바람도 쐴 겸 사과도 직접 따서 사갈 겸 오신다고 하니 기대가 됩니다. 몇 년 전부터 우리 농원이 약간은 체험 농장의 기능을 하기 원했고 또 준비를 해오고 있는데 좋은 기회라고 여겨집니다.

10월 중순에는 부사 사과 따러 서울에서 초등학생들이 작년에 이어 올해 두번 째로 오기로 되어 있는데 올해는 고구마 캐기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올 봄 고구마를 2500포기나 심었습니다.

그간 비가 간간히 온 덕분에 사과가 색이 더디 드는 것 같고 또 저는 반사필름을 깔지 않으니 사과가 온통 빨갛지는 않습니다. 이곳 홈페이지를 통해 주문한 분들께는 이번 주부터 다음 주까지 계속 배송을 할 계획입니다.

와야리에 작년에 심은 홍로 사과가 내년에 제대로 나와 주어야 폭주(?)하는 주문을 감당할 수 있을텐데 올해도 사과량도 적고 또 사과도 썩 좋지 않아서 걱정입니다. 일단 생산량이 많으면 그중에서 좋은 것으로 선별할만한 양이 되니 체면이 설텐데 올해까지는 예년처럼 모양새가 그리 좋지 못합니다. 그래도 맛은 작년보다는 나은 것 같습니다.

귀농 11년 세월에 사과농사 10년, 이제 겨우 사과나무의 생리에 눈을 떴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간 정말 수많은 시행착오와 어리둥절한 일이 많았는데 올 여름을 지나면서 아주 조금 사과나무와 친해진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그간 무수한 사과 교육 참가와 농가 방문이 있었습니다. 2004년에 신차로 구입한 스타렉스가 작년에 8년 만에 주행거리 33만 km를 마크하고는 결국 폐차 직전에 중고차 상사로 겨우 매매가 되어 넘어 갔을 만큼 전국을 많이도 돌아다닌 것 같습니다.

언젠가 글에도 썼는데, 농사 10년 지면 남이 하는 소리 조금 알아 듣고, 20년 지면 어디가서 아는 소리 조금 할 수 있고, 30년 지으면 남이 하는 소리 듣고 혼자 씩 웃을 수 있다고 합니다. 농사 30년이면 제 나이 70세일 것입니다. 제가 39살에 귀농을 해서 그 이듬 해부터 본격적으로 농사를 시작했으니까요.

세월이 좀 더디 갔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50이 넘으니 이런 소리도 나오는가 봅니다. 올 여름에 \'중용\'을 읽었는데(물론 원문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주해를 해 놓은 것을) \'군자이시중 소인이무기탄\'이라는 대목이 제일 눈에 띄었습니다.

아직도 인생이 먼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그리고 지나온 세월이 부끄럽기 그지 없음을.....
그저 제 농사 인생의 스승인 오재길 선생님과 상주의 김칠성 선생님 그림자 나마 닮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 사과 따는 일 도와준다고 오늘 오후에 처제와 동서가 휴가를 내고 와서 저녁에 막걸리 몇  잔을 했더니 취기에 쓰는 글이라 횡설수설 두서가 없습니다.... 혜량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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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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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성준 2012-09-19
    1년 결실을 한방에 땡 치시는군요
    놀랍습니다^^
    품질이 말해주는군요
    행복한 한가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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