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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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5일 부터 사과 수확을 하려고 합니다

  • 길벗
  • 2006-08-27 22:4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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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형 전정으로 많은 수확을 하고 있는 사과밭을 둘러보았다


밀양 얼음골에 있는 어느 사과밭에서 동행한 회원과 한컷

어제 오늘 한차례 세찬 소나기가 지나갔습니다. 장마가 지난지 얼마인데 아직도 장마비 같은 비가 내리는군요. 이렇게 비가 내리면 사과에 균병이 도질까 걱정을 하게 됩니다.
경북 영주에서 사과 농사를 짓는 이모 라는 사람은 어제 마지막 농약 살포를 했다고 하는군요. 저는 7월 20일에 마지막 화학농약 살포를 하고는 아직까지 더이상의 농약을 치지 않고 있습니다.  8월 3일에 유기농업 자재인 석회보르도액을 마지막으로 쳤을 뿐입니다.

작년 첫 수확했을 때나 올해나(올해는 조금 나은 편입니다) 그래서 저희 \'길벗사과\'는 껍질과 모양이 썩 훌륭하지 않습니다. 사과 표면에 병반이 있는 것이 많고 모양도 울퉁불퉁합니다. 그러나 심하지 않은 것은 물에 씻으면 깨끗해집니다. 저희 길벗사과농원의 사과는 \'껍질채 먹는 사과\'이기 때문에 저는 무엇보다도 안전성에 가장 큰 역점을 둡니다. 올해는 강원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하여 사과 잔류농약검사를 신청하려고 합니다. 말로만 하는 것보다 이렇게 직접 사실 확인을 하는 것이 저나 소비자나 안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의뢰 결과는 이 홈페이지에 올려 놓을 계획입니다.

저는 올해 사과 농사에 들어간 모든 자재를 숨김없이 이 홈페이지 \'농작업일지\'에 올려 놓았습니다. 요즘 소비자 단체와 정부 주도로 농축산물에 \'생산이력제\' 바람이 불고 있는 마당이어서 저 스스로 실천하려고 누구보다 먼저 나름대로의 제 농사 생산 이력을 공개하는 것입니다.
회원에 가입하시고 로그인하시면 누구나 올한해 제가 우리 사과밭에 투입한 내용을 보실 수 있습니다. 제가 퇴비 나르고, 비료 사온 일 같은 농작업은 빼고 우리 사과밭에 뿌려진 것은 땅에 뿌린 것이든 잎에 뿌린 것이든 하나도 숨김없이 기록해 놓았습니다. 워낙 마음들이 가파른 세태인지라 했다고 해도 안믿고, 안했다고 해도 못믿는 이 세상에서 그러나 누가 보든 안보든, 믿든 안믿든 제 양심의 일이니(농부의 마음이 불신을 받는 세상이 되었으니 누굴 탓하겠습니까마는) 저는 그저 기록할 뿐입니다.  

현재 사과는 색이 들기 시작하는 중입니다. 과연 제가 계획하는 대로 9월 15일경에 첫 사과수확을 할 수 있을런지는 모르겠습니다. 다 자연의 조화로 이루어지는 일이니까요. 그리고 고민 끝에 올해 사과 값을 정했습니다. 작년보다 10% 정도 내렸습니다. 사과 가격은 주문장을 클릭하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사과 값을 작년보다 내린 이유는 여러가지입니다.

첫째, 작년 수확 후 저는 올해는 좀 싸게 내겠다고 약속을 했었습니다.

둘째, 사실 올해도 저희 \'길벗사과\' 가격이 싼 편은 아니라고 스스로 생각합니다. 물론 껍질째 먹는 사과가 지금은 꽤나 있고 그분들과 비교했을 때는 비슷합니다만, 시중에 나오는 일반사과와 비교하면 그래도 좀 비싸지 않은가 생각됩니다. 제 주위에 몇분은 가격을 내린다고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말씀들 하십니다. 그러나 제 생각은 먹을만한 사과를 싼값에 공급하는 것이 참된 농부의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사과니까 남보다 더 비싸게 받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은 시장의 논리(자본주의적)일 뿐입니다. 세상에는 소위 명품이 있습니다. 시계나 가방 등 그 효용성을 떠나 브랜드의 값이 하늘같이 높은 상품 말입니다. 소위 공산품은 그럴수 있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비싸도 살 수 있는 사람이 있고 또 멋있지만 비싸서 안사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먹거리는 좀 달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좋은 것을 먹어야 하는 것은 생명의 이치이기 때문입니다. 생존하여야 한다는 것 외에 이 세상에 더 가치로운 일이 있겠습니까? 나머지는 다 우리 인간이 붙인 군더더기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부자는 좋은 것 먹고, 가난한 이는 먹지 못할 것이나 먹어야 한다면 너무나 억울한 일입니다. 그래서 사실은 농산물은 그저 나눠먹고만 싶은 것이 제 심정이기는 한데, 이놈을 생산하기 위해 들어간, 또 앞으로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있으니 그리는 못하는 것이 정해진 법인것 같습니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좀더 싸게 팔고 싶습니다. 내후년에는 더 싸게.....   그럴려면 우선 제가 생산비를 계속 줄여나가야 할 것입니다. 즉 투입량과 투입자재의 가격을 낮춰서 생산원가를 낮춰야 가능한 일일 것입니다. 그러나 과연 그렇게 될런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올해만 해도 모든 자재값이 작년보다는 다 올랐습니다. 하다못해 노끈 하나값도 말입니다. 아무튼 그래도 최선의 노력을 해볼 작정입니다.

셋째, 직거래를 계속하기 위해 또 언젠가 닥쳐올 수입사과와 경쟁하기 위해서입니다. 제가 만약 우리집 사과를 공판장에 내다 판다면 저는 올해로 사과농사 접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 농산물 유통구조가 농민보다는 장사꾼들(다른 산업도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잇속 챙기는 것이 구조화되어 있기에 농민은 툭하면 망하기 마련입니다. 특히 저같이 시장에 역행하는 짓을 겁없이 해대는 놈은 말이죠(시장에 역행하는 일 --> 농약 많이 안치는 것, 외관 좋게 하는 거 포기한 것, 사과 주산지가 아닌 곳에서 나홀로 사과 농사 짓는것 등등). 그래서 저는 직거래를 해야만 제 생존이 가능한 조건이기에 최선을 다해 안전한 사과, 맛있는 사과를 만드는 동시에 가격도 내리면 금상첨화죠(시장 상인이 누가 이 사과가 안전한가, 맛있는가를 따집니까? 무엇을 쳤든, 어떻게 만들었든 그것은 나몰라라 이고 그저 겉보기에 굉장한 놈만 값을 높이 쳐주죠. 그런데 그러고보면 상인이 그러는 것도 결국 소비자가 그런 것을 원해서 그런 것 아닌가요?). 수입사과가 5년 이내에 들어온다는 것이 이쪽 동네 예상인것 같습니다. 물론 중국사과겠죠. 여러가지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과연 그때 사과 시장이 개방되었을 때 이 작은 사과농사 가지고 어떻게 살아남느냐 고민할 때 답은 자명합니다. 미리 경쟁력을 길러야 합니다. 사과의 품질, 가격, 소비자 만족 등이 우선 떠오릅니다. 사실 유기농 사과라고 해서 외관이 수수해도 좋으냐 하면 대답하기 힘들어집니다. 그러나 분명한 건 약을 적게 칠수록 분명 사과 껍질은 미려하지 않다는 것(현재의 제 기술로는)이 제 생각입니다. 저도 계속 노력을 하려고 합니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고요.

지난 목, 금(8월 24일, 25일)은 전국에 있는 사과 공부방 회원들(30명 남짓됩니다. 강원도는 제가 유일합니다)과 정기모임을 경남 밀양 얼음골에서 가졌습니다. 당연히 유명한 얼음골 사과를 견학했습니다. 얼음골 전체가 어마어마한 사과 단지 였습니다. 몇 곳의 과원을 둘러보았고 맛도 보았습니다. 또 밤새 회원들간에 친목도 다지면서 또 기술 교류도 했습니다. 저는 주로 듣는 편이지만요. 이렇게 한번 다녀올 때마다 조금씩 공부가 되고 또 견문이 넓어져 이 궁벽진 골짜기에 틀혀박혀 있는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됩니다.

현재 회원관리 프로그램과 주문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프로그래머가 이번주 내로는 완벽하게 해놓겠다고 하니 또 믿어보는 수 밖에요. 완전해지면 공지를 통해 회원가입을 하도록 말씀드리겠습니다. 겨우 3천 평에 지나지 않는 조그만 사과원을 하면서 저 스스로도 제가 꽤나 거창하게 말하는가 싶기도 합니다. 한 만 평 농사는 지어야 큰 소리 좀 칠 수 있을텐데 말이죠. 그러나 규모가 크든 작든 어쨌든 이 사과원이 저의 유일한 생존의 터이니까 꼭 규모만 가지고 말할 수는 없겠지요. 제가 이 홈피 인사말에서 이미 했던 것처럼 \'부족한 저와 우리 농원을 많이 이해해주시고 관심가져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만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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