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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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젠다 혹은 절망

  • 길벗
  • 2005-12-21 00:3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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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멀리 충청북도 단양에 친환경 사과 교육을 다녀왔다.
내용은 '석회 보르도 액'과 '석회 유황합제'를 이용한 농사에 관한 것이다.
이것들은 현재의 화학적 농약을 대체할 수 있는 살충, 살균 작용을 하는 것들로써
이미 백 년도 더 된 사용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만큼 석회는 강력한 능력을 발휘하는
것인데 그런 만큼 약해도 적지 않아 사용법에 대해 철저히 숙지하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나는 사실 이 부분에 대해 아주 아주 초보이다. 물론 책에서 보고 직접 사용 농민으로부터 듣고
한 것은 꽤 되었다. 특히 3년 전 독일과 이태리 현지의 '슈타이너 농법'을 한 20일간 직접
농장을 방문하여 보고 들었을 때 그들도 '석회 보르도액'과 '석회 유황합제'를 사용하고
있었다. 그때 유럽과 이집트의 <데메터> 인증 농가들을 직접 방문하여 먹고 자고 하면서
듣고 본 얘기들은 언젠가 쓸 일이 따로 있을 것이다.

<데메터> 인증은 유럽에서는 유기농(organic) 인증보다 한 차원 높게 인식하여
주는 농법에 대한 친환경 인증의 이름이다. 슈타이너 농법을 적용하여야만 받을 수 있다.

오늘 모임을 주선하고 이끌어주신 분은 상주에 사는 김칠성 선생이다.
재작년 그 분의 사과 농원에 직접 방문하여 2시간 정도 머문 적이 있다.
일찍이 이쪽 방면으로 뛰어들어 이제는 많은 농사꾼들에게 자신의 경험과 이론을
전수하고 그래서 과수 재배 농민들에게 희망을 주고자 애쓰시는 분으로 알고 있다.

오늘은 여러 과수 분야의 분들이 백여 명 이상 모인 관계로 또 나같은 초보가
다수 있는 관계로 소개 수준의 교육이 된 것 같다. 다음에 과수 별로 좀더
심도 있는 교육이 있으리라 한다. 기대를 해본다.
이미 석회 보르도액을 이용하여 병해충 방제를 하는 분들 가운데는 '무농약'을
실천하고 있는 분들이 다수 있다고 한다. 나는 사과 농사는 무농약이 안된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었는데 실제 재배 농가가 있다고 하니 여간 관심이 가는 것이 아니다.

오늘 글의 제목을 '아젠다 혹은 절망'이라고 붙인 것은 거창하게 말하면 정부가
앞으로 10년 뒤에 우리나라가 먹고 살 거리를 미리 조사하고 계획하여 발표하는 것처럼
개인이지만 나도 그런 생각을 끊임없이 하기에 장난삼아 붙여봤다.

과연 5년 뒤에 사과 농사는 어찌될 것인가, 한우는 또 어떨 것인가 하는 걱정은
농민이라면 사실은 누구나 하는 것이다. 그저 태평하게 하루하루를 고민없이
농사 짓는 농민은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더구나 이 다음에 아들까지 함께 농사지을
계획을 갖고 있는 나로서는 오늘의 현실에서 10년 뒤의 모습까지를 자연 그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미 사과는 심어져 있고 5년이 지나도 10년이 지나도 땅 규모는 크게 늘지는 않을 것이고
(복권에 당첨된다면 모를까) 특히 5년 뒤 중국 사과가 수입된다면, 과연 나는 그때도 사과 농사를
지을 수 있을 것인가?
그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지금부터 준비해야 될 일은 무엇인가?

여러가지 생각과 계획이 꼬리를 문다. 그러나 오늘 교육을 받으러 간 곳에서
사람들은 얘기했다. 농사는 이미 텃다고. 특히 농민을 상대로 하여 사업을 하고 있는
사람들(오늘의 경우 석회 보르도액 제조업체)이 그런 얘기를 버젓이 자기네끼리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이들은 망해가는 우리 불쌍한 농민을 상대로
우리 숨이 끊어질 때까지 어쨌든 농자재를 팔아먹자는 수작인가.

하긴 이곳에 와서 접촉하고 있는 어느 농사담당 공무원(20년 이상을 농업 공무원으로 지낸)은
나보고 대놓고 그랬다. 농사를 뭐하러 지으려고 하냐고. 정말 이해가 안된다고. 농사 지어서
먹고 살 수 있을 줄 알아요?

우리는 절망해야 한다.
농민인 우리가 있기 때문에 자신의 일이 있고, 그래서 봉급(월급이 아니라)을 받고 있는
이 나라 농업공무원의 입에서 나온 그 말, 농민을 앞에 놓고도 농사를 짓밟는 이와같은
언사를 버젓히 하고 있는 이 나라, 대한민국, 이 현실.

오늘은 이만 쓰렵니다. 아,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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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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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정 2005-12-22
    한참만에 들렀는데 글이 올라와 있네.. 잘 읽어보았다..
    농사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는 나로서 뭐라고 할 말은 없지만..

    힘 내라..
  • 양 길 풍 2005-12-23
    길벗농원..길 종각님...올리신 글 잘 읽었습니다...이글을 김칠성님께서도 석사모 홈에 옮겨 놓으셨더군요,,,그날 석회보르도액을 제조하는 업체는 오지 않았습니다..다만 농자재를 판매하는 대리점을하시는 분들이 오셨구요...그리고 원예조합등의 관계자 몇분이 오셨었습니다..저희로서는 친환경 농업에 소요되는 자재를 보다 우수한 원료와 시설로서 적정한 가격에 공급코자 하고있는 중입니다..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다만 이런 모임을 시기하는 어느 한사람이 있었는데.. 저도 그 한사람의 막된 언행에 분개하고 있습니다...그와 관련된것은 앞으로 철저히 차단하고 주의를 주어
    남이야 사과 농사를 어떻게 짓던간에 왈가왈부 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먼길 오셨다가 마음 상하신것 같아 죄송스럽습니다.....
    보다 자세한 말씀은 다음에 뵈올때 자세히 나누기로 하지요..
    눈이 많이 왔습니다....건강하시고 행복한 생활되시길 기원합니다.......
    백광소재에서 양 길 풍 드림
  • 길종각 2005-12-23
    우선 백광소재 양길풍 선생님께는 혹 제가 오해가 있었던 듯 하여 사과를
    드립니다. 말씀대로 제가 일방적으로 제조업체라고 한 부분은 저 역시
    확인없이 올린 글이니 책임 있는 말은 아닌 듯 합니다.
    친환경 농업을 위해 애쓰시는 백광소재 관계자 여러분께 심심한 감사를 드립니다.
  • 양길풍 2005-12-24
    길벗농원 길 종각님.... 이해합니다..너무 마음쓰시지 마시기 바라고요..
    홈이 잘 단장되 있어 다들 좋아하실것 같습니다......
    저 또한 농촌출신이라 (영월) 농촌과 농업의 문제에 제가담당하는 일이 아니라도
    항상 관심이 많습니다..지금의 현실이 너무 안타까울 때가 많았고요...그때마다
    결론은 위정자들이나..가진사람들....지도층...등에게 반향없는 입팔매를 쏟아대곤
    했지요... 기업농이라 하더라도 어려운데 개별로 영농하시는 중소규모의 농가현실은
    얼마나 어렵겠습니까..?.제가 충북의 괴산에서 10년을 근무할때 농업과 축산등의
    현실을 많이 보아 왔습니다..농약상...비료상의 행태도---물론 다그런것이 아니고
    일부라고 생각합니다만---농협의 역할도....정말이지 우리 농업인들은 버팀목이나
    바람막이 하나없이 그냥 현실에 방치되다시피 하고있다는 것을.말입니다
    그런중에 열심히 과학영농을하여 자구의 노력을 하시고 좋은 방향으로 힘을모아
    일들을 해 나가시면서 그결실의 소식을 들을때면 정말 제일처럼 반갑고 기뻤습니다.
    그러면서 기업농이다 협업농이다...규모의 영농이다....를 떠나서...중소규모의
    농축산이라도 특색을 갖추고 소비자와 같이할수있는 방향으로 노력하면 되겠구나 하는 희망을 갖어봅니다...물론 저는 농업을 생계로 하지않기 때문에 이런 문외한적인
    말을 하는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앞으로 우리 영농인들과의 교류를 많이 하면서
    많이 배우고 같이 연구하는 자세를 갖도록 하겠습니다..
    언제라도 석회와 관련한 문의사항이 있으시면 석사모나 저희회사의 연락처를 이용하여 연락 주시기 바라고요....댁내 모두 건강하시고 따뜻한 겨울 나시길 기원드리며...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요....반갑습니다...
    백광소재 단양공장장 양 길 풍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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