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이야기

농사이야기

절정의 여름 그리고 농사일

  • 길벗
  • 2005-07-22 18:4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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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가 그치고 폭염이 뒤을 이었습니다.
사과밭에 서 있기만 해도 땀이 줄줄 흐릅니다. 이 강렬한 햇살에 곡식과 과일과 온갖 채소가
무르익는 것이겠지요.
익어간다는 것, 성숙, 시간의 흐름 그리고 햇빛.
이 모든 것이 조화를 이룰 때 자연은 자기의 모습을 온전히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사과도 자연, 그 밑의 풀(잡초라고 흔히 말하는)도 자연, 사과밭 옆 우사 속의 한우도 자연입니다.
그와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 가족도 자연.......

며칠을 사과밭 풀 예초를 하고 돌아서보니 저 끝에는 어느새 무릎까지 또 자라올라온 놈들,
이렇듯 순환하는 시간들 속에 제가 서 있습니다.
사과는 어느새 복숭아만해졌습니다. 어제는 장마 끝난 뒤 처음으로 보호 살균제를 살포했습니다.
가능한 약 치는 횟수를 줄이려는 노력으로 올해는 7월에 한번의 방제를 생략했습니다.

올 봄, 빌린 밭에 콩 1천 평, 단호박 1천 평, 옥수수 7백 평을 심었습니다. 그런데 허리 땜에(핑계..)
벌려만 놨지, 제대로 키우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여러가지 반성을 겸해 내년 농사는 어떻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조금씩 하고 있습니다.

요즘같은 복중에는 농촌도 사실 농한기였습니다. 과거에는요. 요즘은 특작이라고 해서 소득이
높은 작물(오이, 호박 같은)을 하느라 한여름이 더 바쁩니다. 한여름 몇달 농사해서 1년을 먹고
살아야 합니다.

좀더 살펴보면 강원도 홍천, 그 중에서도 서석은 추운 지역이라서 5월 15일까지 늦서리가
내립니다. 따라서 그 이후에나 밭에 정식(모종을 이식하는 것)을 하는 데 당연히 수확기는
7월 초부터 시작됩니다. 즉 농산물 판매해서 돈이 들어오는 시기가 이때라는 것인데 길면
10월, 짧으면 9월까지가 됩니다. 비닐 하우스에서 농사를 짓는 분은 조금 이 기간이 길어지긴
합니다.

따져보면 7,8,9월 석 달 벌어서 나머지 일년을 살아야하는 것이 강원도 농민의 현실이었습니다.
남쪽 지방처럼 겨울에 이중 비닐 하우스를 지어서 농가 소득을 올릴 수도 없습니다. 너무 춰워서
난방비도 안빠지니까요. 몇 농가는 그래서 겨울에 느타리 재배를 합니다. 물론 기름 때서 키우는
것인데 지난 겨울 같은 경우는 별 재미를 못봤습니다. 면세유 혜택을 받는다고는 하나 100%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런 얘기하면 분위기 좀 우울해집니다. 결국 이곳 농민의 연 소득이 도시민들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수준이라는 얘기이니까요. 그래서 강원도는 가난한 걸까요? 이런 것이 숙명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제는 철민이 아빠 내외와 늦은 저녁을 먹었습니다. 철민네는 올해도 오이 농사 전업입니다. 요즘
오이 값이 형편없어서 수입이 예년에 비해 낮습니다. 이 한 여름에 두 부부가 밤 늦게까지 허리가
휘도록 일하는 데 그 댓가가 나오질 않습니다. 올해는 감자값도, 고추값도, 오이값도 다 바닥입니다.

남의 얘기 할 것도 없습니다. 수확이 끝나면 올해 저의 한 해 농사 경영일지랄까 투입비용 대 산출을
올려볼까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생산이력제가 모든 농산물 분야에 적용될 것에 대비해서
제 수준에서 농사 내용을 죄 밝힐까 합니다. 별 것도 없습니다만.

정말 더운 여름입니다. 이런 날씨 속에서도 농부들은 쉴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농부의 땀방울은
정직한 것 같습니다.

우리 농산물 많이 팔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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