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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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가 아픈 이유

  • 길벗
  • 2005-05-20 09:5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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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9.29.42.22
허리가 보통 아픈 게 아니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다리가 저려서 일을 못할 정도다. 이렇게 되기까지
방치한 미련한 짓은 그간 내가 너무 건강했다는데 이유가 있다.

아직까지 병원이라는 델 가보지 못하고 살아왔다. 그래서 좀 아파도 '그 까잇꺼 뭐 대충' 낫겠지 하는 게
이제까지의 나의 행태였고 심리였다. 그런데 이번엔 그냥 대충 넘어가 주질 않았다.

왜 이렇게까지 되었을까 생각해봤더니 이번 봄에 비료(규산질, 석회고토, 복합비료 등)를 모두 350포 가량
밭에 뿌렸다. 한 포대에 20키로그램이니 총 7톤이 되는 양이다. 아, 7톤을 40대 초반이 한달 사이에, 그것도 트럭에 올렸다 내렸다 하면서 밭과 나무 사이로 종횡무진하면서 일일이 다 뿌렸으니 어찌 허리가
무쇠인들 견뎠으리오.....ㅠㅠ

요즘은 이틀마다 홍천까지 나가 물리치료를 받고 온다. 그래도 별로 낫질 않는다. 이미 디스크 초기 증세란다. 앞으로 조심하는 수밖에 없단다. 농사를 본격적으로 하기도 전에 이리 몸이 시원치 않으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래도 이만 하길 다행이라고 생각해본다.

건강과 나이에 장사가 없다. 그런데 늘 20대 기분으로 살아왔으니...몸이 이제는 더는 허용을 않는 것이겠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보약이라는 것도 이번 봄에 먹어봤다. 소화도 잘 안되고 늘 피곤하고 허리도 아프니 도리가 없었다.

사과꽃도 다 못따서(쉬느라고) 결국 아줌마를 쓰기로 했다. 과수원 말고도 올해는 밭 농사도 5천평이나 된다. 아픈 허리를 부여잡고 그것도 하고 있다. 의사 선생은 쉬어야 낫는다고 했는데 자꾸 일하니 더 아픈 거라고 화를(?) 냈다. 그래도 농사꾼이 일을 보고 놀고 있을 수는 없다.

아무튼 때 늦은 신고식이 혹독하다는 느낌이다. '헤어질 때 다시 만날 것을' 믿는 것처럼 이 성마른 초보 농꾼은 봄에 씨알을 뿌리면서 가을을 떠올린다. 그래, 과연 올해 농사가 어떨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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