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2월과 3월은 그야말로 정신없이 지나갔다. 시간도 빠르고 몸도 너무 피곤해서 홈페이지에 잘 들어와보지 못했다. 글을 자주 올려야하는데....
3월 6일 4,400병의 아펠바인 스파클링을 납품했다. 이번에는 여과를 한번만 해서 뿌옇다. 그래도 풍미는 훨씬 잘 살아나서 맛은 좋았다.
그 납품건을 안사람과 둘이서 하느라 2월말부터 거의 열흘을 종일 고된 노동을 했다. 여과하고 병입하고 라벨을 붙이고 박스 포장을 하고...
아직 사과나무 전정이 끝나지 않았다. 올해도 늦봄까지 고생을 해야 할 모양이다. 누가 나이 60 넘으면 매해가 다르다고 했는데 그걸 조금씩 느낀다.
어제는 올해 지원사업신청서를 쓰느라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다. 창을 여러 개 열어놓으니 컴퓨터가 버벅댔다. 그러고보니 이 본체 구입한지가
7년이 넘었다. 펜티엄급 cpu.
큰 아들에게 물어보고 이웃에 사는 컴퓨터 좀 아는 선배에게 문의하고 한 결과 바꾸는 것으로 결론. 세상 모든 것이 시작과 끝이 있고 기한이 있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20대 방자하던 때가 바로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머리에 서리가 내리고 얼굴에 주름이 늘었다.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가. 그저 부끄러운 시간의
연속이었다. 세상에 지혜로운 사람이 몇이나 되던가. 나같은 사람은 그저 티끌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이 궁벽진 골짜기에서 조용히 살고 있는 것이다.
우리 시대에 중요한 사건이 될 22대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제껏 지나온 그 어떤 선거보다도 이번 선거가 우리나라의 우리 민족의 목줄을 움켜쥔
중차대한 일이 될 것이다.
농부는 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든지 그저 매일 밭으로 출근해서 종일 땀 흘리다 해가 지면 돌아오는 마치 개미같은 존재들이다. 저 하늘의 풍운이 어떻든지
땅만 바라보고 살아가는 미욱한 존재들이다. 하긴 그런 존재가 있으니 이 세상이 어떻든 굴러가는 것이다. 그러나 그 농부들이 들고 있어났을 때 결국은 왕조가
바뀌고 세상이 변했다.
4월에도 3월에 이어 서울 마르쉐 장터에 나간다. 그간 오랫동안 거기에 나가지 않았는데 가서 전국에서 올라온 농부들과 먹거리 장인들을 만나보니 뭐랄까
오래된 그리움 같은 것이 다시 꿈틀거리는 것을 느낀다. 그속에서 나도 다시한번 나의 정체성을 되돌아보고 또 세상 돌아가는 형편도 그려보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올해 계획된 옥선주와 사과증류주, 옥선주는 장비가 들어오는대로(아마 여름이어야 할 것이다) 작업을 시작할 것이고 현재 숙성중인 사과증류주는
올봄 시판 계획을 바꿔 내년 8월에 병입하는 것으로 했다. 최소 2년을 숙성하는 과정을 기다려보기로 한 것이다. 이에 대한 얘기는 나중에 따로 할 것이다.
안사람이 가까운 사람들과 일주일간 제주도 여행을 떠났다. 오늘 오후에 돌아온다. 친한 사람들과의 휴가, 좋은 시간이었으리라.
귀농 24년차에도 여전히 생활이 윤택하지 않은 형편이라 큰 것을 바랄 수가 없다. 그래도 우리를 생각해주는 친구들이 있고 이웃들이 있어서 이 시골에서의
삶이 외롭지는 않다. 올 사과농사가 벌써부터 여러 곳에서 걱정하는 현장의 목소리가 있는데 농부는 그저 노력을 다하고 하늘만 기댈 뿐이다.
올해는 작년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아야 하는데... 올 봄 기후가 심상찮은 편이니 늘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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