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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조장 설비 구축에 지난 2년간 올인했다. 돈도 많이 들고 정신적으로 힘들었다. 경험도 없이 뛰어든 양조사업. 그저 책으로, 견학으로 하나씩 알아가면서 조금씩 장비를 마련하고 그러다 다시 또 부족한 것이 생기고 그러면서 사과와인을 만들었다. 품종의 한계를 절감하면서 이제 두번째 양조작업을 마쳤다. 앞으로 헤쳐나갈 과제가 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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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류기도 이제는 가동을 해야 한다. 지난 겨울 사과와인을 잔뜩 마련해놓았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 지 막막하기도 한데 다행히 경험 많은 분이 첫 작업을 도와주겠다고 자원하셔서 기대를 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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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존 탱크의 용량 부족으로 6톤 탱크를 이번 봄에 장만했다. 그러나 업자를 잘못 선택, 마음 고생이 컸다. 하긴 가공사업을 시작하고부터 우리나라가 얼마나 '안선진국'인가를 때때로 자각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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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 증류기를 이용, 증류주를 대량 생산할 것이라고 통 크게 1.2톤짜리 냉각기를 구입했다. 냉동여과를 위해 증류주를 영하 5도 정도로 냉각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너무 비싸서 며칠을 고민하다가 결국 질렀는데 결과가 좋기만을 기도해본다. |
사과밭 전정은 큰 밭은 진작에 다 마쳤고 이제 작은 밭 한 뙈기만 남았는데 매일 아침 6시면 와야리로 가서 오전내 몇 줄씩 마무리 작업을 하고 온다. 오후에는 집에서 이런저런 해야 할 일들이 쌓여 있고 저녁에는 또 서류작업이 기다린다. 도무지 쉴 틈이 없다. 그 와중에 방 꾸미는 작업도 했다.
몸살이 오려고 하는 걸 살살 움직여서 겨우 넘겼다. 그랬더니 평생 겪어보지 못했던 잇몸이 붓고 치통이 왔다. 아, 치통이 이런 거구나... 안사람이 치과에 가라는 걸 하루만 더 참아본다고 했는데 다행히 오늘 낮부터는 가라앉고 통증도 가셨다. 그래, 병원은 사치야.
지난 주에 사과밭 첫 방제를 했다. 아침에 영하의 기온이었는데 미룰 수가 없어(화상병 방제는 의무적으로 해야만 한다) 손을 비벼가면서 서리가 내린 밭을 약차를 타고 돌아다녔다. 지난 3년 사과농사를 망쳐서 올해는 기필코 잘 지어보려고(하긴 화학적 방제를 하지 않았으니) 예전처럼 저농약 기준에 맞춰 철저히 해보려고 한다. 무엇보다 적과(열매솎기)가 가장 큰 일인데 이제 농촌의 인력난은 그 도를 넘어섰다. 필리핀, 태국, 미얀마 등 동남아에서 인력이 오지 않으면 우리 농업은 바로 올스톱이다. 지자체가 정식으로 몇 달 단기간 들여오는 인력도 있고 불법노동자도 천지이고 중앙정부가 산업연수생 명목으로 몇 년씩 비자를 주고 들여오는 인력도 있다.
과수농사는 채소농사와 달리 단기간 일손이 필요한 농업이라 그때그때 손이 구해져야 하는데 이건 이제 불가능한 일이 되어버렸다. 수확도 그렇고 가장 큰 일인 적과(열매솎기)도 그렇다. 이 없으면 잇몸으로. 아마 이게 우리의 새로운 구호가 되어가고 있다.
사람들이 예전보다 사과를 덜 먹는다고 한다. 주변 사과농민들의 표정이 어둡다. 작년에 비가 많았고 수확기 서리가 내려 저장성도 떨어져서 소비자들이 외면한다는 얘기를 몇 번 들었다. 그저 한 해 지나가는 사정인가. 아니면 딸기나 수입과일에 밀려 이제 사과 인기가 시들해지는건가.
사과와인은 많은 과제를 내게 안겨주었다. 우선 품종의 문제. 맛의 문제. 유통의 문제. 하나씩 생각에 생각을 더하고 고민하고 또 시험해보는 중이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것이 큰 문제. 좀더 이른 나이에 시작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행운은 주어지지 않았다. 나 어릴 때 외할머니가 가끔 넌 늦된다고 하셨는데 지금 돌이켜보니 나는 철이 늦게 드는. 후회가 막심이나 그러나 타고난 운명을 바꿀 수는 없는 법.
확실히 몸은 몇 년 전과 다르다는 것을 이번 봄에 체감 중. 그저 육체적 힘도 좀 남보다 늦게 소진되는 편이기를 기도하는 수 밖에. 이렇게 바쁘고 정신없는 봄은 처음이다보니 이런 생각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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