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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에 납품 예정인 아펠바인 7천 병을 담을 병이 결국 공장 마당에 도착했다. 이 병 구입 때문에 마음 고생한 것을 생각하면 지금도 서늘하다. 직접 중국에서 수입하려고 하다가 결국 수업료를 거하게 물었다. |
예년보다 일찍 날이 더워져 일이 갑자기 많아졌다. 거기다 뜻하지 않았던 일까지.
농사만 지었다면 아주 편한 날이었을 것이라는 소회, 양조장을 시작한 이후 굉장히 바빠졌다. 그리고 머리가 늘 아프다.
술을 만든다는 것, 결국 농사의 끝은 술 제조라는 누구의 말이 떠오르기는 하지만 한국에 없는 사과술(애플사이더)을 그저 책만 보고
멀리 독일과 프랑스까지 갔다오면서 이 고생을 하면서 만든다는 것이 과연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인가.
돈은 계속 들어가고 공부도 계속 해야 하고(이번 증류주 과정 수업은 이 달 말에 끝난다. 아마 끝나는 동시에 다른 기관에서 하는 증류주 수업을
또 수강 신청을 할 계획이다) 이런저런 시험도 간간히 시도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도무지 여유라는 게 없다. 이럴려고 귀농한 것은 아니었는데 이 나이에 이렇게 되고 말았다.
하긴 시작이 반이니 이제 출발하는 시점이니 이런 거라고 생각은 한다. 하지만 1차 농사와 다르게 제조업은 서류도 많고 의무도 많고
무엇보다도 결과물에 대한 변수도 너무 많다.
그저께 토요일에는 멀리 전라도 진안과 장수로 두 곳의 양조장 견학을 다녀왔다.
많은 것을 또 생각하게 하는 여정이었다. 다녀오는데 총 14시간이 걸렸다. 몸 피곤한 것은 둘째로 치고 그곳에서 보고 온 장면들이
쉬 잊혀지지 않는다. 갈 길이 멀다는 생각.
가는 길에 완주에 사시는 윤흥길 선생님 댁에 들러 점심을 먹고 온 것은 그나마 먼 길 다녀온 보람. 선생님은 이제 장편 마지막 권을 집필하시는데
다행히 건강이 좋아지셔서 속도를 내고 있다고. 권사님도 올해 80이신데 건강하시고 표정도 밝으시다.
이제 5월이면 스파클링 아펠바인을 내려고 한다. 또 경리단길에 있는 와일드 덕이라는 유명한 와인바에서 우리 아펠바인을 자체 라벨을 붙여
취급하고 싶다고 김수민 대표에게서 전화가 왔다. 작년 3월에 처음 만난 이후 무려 1년이 지나 응답이 온 것이다.
그 사이 두어번 우리 아펠바인을 보내주었다. 아직 내가 만든 아펠바인은 수정할 것이 많다. 그것은 사과 품종의 한계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인데 그것을 보완하는 것이 현재의 나로서는 가장 급선무. 여러가지 방안을 시행하고 있고 또 구상 중이다.
지난 3년 무농약 농사로 망한 사과농사를 올해는 다시 저농약으로 낮추어 농사를 하기로 했다. 그리고 3년간 사과 농사로 수입이 전무한 상태였기
때문에 많이 어려웠다. 올해는 사과농사를 예년처럼 잘 지어 폭주하는 양조장에 들어가는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
아울러 아펠바인 스파클링과 스파클링 애플주스 사업도 잘 되면 좋겠다. 그간 들인 투자가 사실 내 형편으로는 많이 버거운 셈인데
주변의 도움으로 어찌어찌 이어져가고 있는 중이다. 고마운 마음을 다 표현할 길이 없다.
또다시 봄이 오고 다시 농사가 시작되고, 농부에게는 매해가 늘 새로운 시간이다. 그리고 봄은 기대의 시간이다.
올 한 해 잘 진행되기를 새해도 아닌 이 봄에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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