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이야기

농사이야기

올겨울은 기온이 온난합니다

  • 길벗
  • 2020-01-28 08:5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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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랫만에 회전목마를 보았습니다. 어제 가본 대명 비발디 콘도 식당가에 있는 놀이기구입니다. 우리네 인생도 그러고보면 늘 빙글빙글 도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눈 보기가 어려운 올 겨울이었는데 여기서 스키장 눈을 보면서 겨울을 느껴봅니다. 스키를 즐기는 인파가 아주 많았습니다.

이곳에 내려온 이래 처음으로 춥지 않은 겨울을 지내고 있습니다.
가장 추웠던 때는 영하 28~29도를 기록한 적도 있는 이곳 서석인데 올해는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간 날이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또 눈도 거의 내리지 않아 겨울이 거의 지나가는
이 시간에도 계절의 순환을 제대로 느껴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이상 기후가 보인다고 합니다. 핀란드에 눈이 내리지 않고 사하라 사막에 눈이 내렸다고 합니다. 이런 따뜻한 겨울이 올 여름 어떤 기후로 우리에게 나타날런지
두렵기도 합니다. 한 해 사과농사의 승패가 여름 날씨에 달려 있다고 보기 때문에
미리 걱정이 되는 것입니다.

어제는 이곳 홍천에서 십 몇 년 전에 우연히 알게 되어 이제까지 아주 가까운 사이로
지내는 남면에서 한우를 키우고 사시는 이종근 선생님 내외분과 홍천 비발디 콘도에 바람 쐬러 다녀왔습니다. 물론 스키를 타러 간 것은 아니고 그곳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근처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시는 외출인 것입니다.

스키장은 연휴 마지막 날이라 그런지 사람들로 빼곡히 붐볐습니다. 이곳이 서울에서 접근하기가 쉽고 또 시설이 좋은 곳이라 그렇다고 합니다. 그러고보니 스키를 타본지가 이십 몇 년
된 것 같습니다. 직장 다닐때 전직원들이 용평에 가서 2박 3일 같이 지내다 온적이 있습니다. 그때 몇번 타보고는 그 전에도 나중에도 개인적으로 스키를 타러 가본 적은 없습니다.

게으른 탓에 직접 운동하는 것을 별로 즐기지 않고 그저 관람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야구, 축구, 골프, 테니스 등 모든 구기 종목의 TV시청은 즐기는 편입니다. 직접해본 기억은 안드로메다쯤 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골프는 이제까지 한번도 쳐본적도 없습니다만.

설 연휴를 지나고 1월도 이제 막바지 입니다. 이북 따라지인 우리 가족은 남한에 친척도 거의 없고 선산도 없어서 아버님 살아계실 때는 그나마 명절에 차례를 올렸습니다만 제가 가장이 되고나서는 이마저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저 돌아가신 분들을 추억하는 것으로 명절을 조심스럽게 보내고 늘 고생하는 안사람을 위해 가까운 바닷가에 잠깐 다녀오는 것으로 연휴를 지냅니다.

제 고향은 강원도 평창이고 그곳에서 자랐지만 그곳에 아무런 피붙이가 없기 때문에 그저 추억으로서 고향이 있을 뿐이니 제 사는 곳이 이제 제가 마지막까지 살다가 묻힐 곳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이북에서 내려오신 할아버지도 몇 해 전 돌아가신 아버님도 모두 따로 선영을 만들지 않으시는 것을 뜻하셨기 때문에 남들처럼 벌초나 성묘를 하는 일이 없습니다.

올해로 이곳 홍천군 서석에 내려와 산지도 20년이 되었습니다. 참 잠깐 사이에 시간이
이렇게나 흘러갔습니다. 돌이켜보니 지나간 세월은 순간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두 아들 중 하나는 저를 이어 이 농장을 이어나가길 진심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아직 십 년 정도는 제가 더 일을 하겠지만 이후에는 은퇴하고 다음 세대가 이어받길
바라는 것입니다.

그동안 저희 길벗농장을 아껴주시고 지금도 늘 도와주시는 많은 길벗 님들에게 변함없는 감사를 드립니다. 자연과 더불어 건강한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농부로 살게 해주시는 길벗 님들은 물론이려니와 이 모든 것을 허락해주신 그 분께도 늘 고마운 마음을 품고 있습니다.

올해로 길벗농장 창립 20주년을 맞아 심기일전, 농장의 지속적인 운영과 점점 나아지는 모습을 세워나갈 수 있게 되기를 기도해봅니다. 애초에 내려올 때의 농사에 대한 그 초심을 잃지 않고 언제나 한결같은 마음으로 농사를 지음으로써 이 세상에 온 저의 뜻을 다하고자 합니다. 농부로 살아가는 것이 늘 감사합니다. 이곳에 오시는 길벗님들의 올 한 해 평안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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