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당길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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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이장이 되다...

  • 길벗
  • 2021-12-24 07: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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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예술가 박 작가의 작품 동방박사 조형물이 이번 성탄절 서울 명동성당에 전시되었다. 12월 23일~ 내년 1월 10일까지.


엊그제 21일(화요일)에 어렵게 마을총회가 열렸다. 코로나 비상시국이지만 꼭 필요한 모임은 관의 허가를 받고 열수가 있는 모양이었다.

우리 수하1리는 올해로 이장의 임기가 끝나기 때문에 새 이장을 선출해야 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사실 이곳에 내려와 산지 20년, 그동안 가능한

마을 일에 참견하지 않고 그저 조용히 농사만 짓고 살려고 했고 그렇게 실천을 했지만 몇 년 전 마을 최초로 여성 이장님이 선출되면서 그 분이

나를 찾아와 마을 일에 동참하도록 강권했을 때 그저 거절만 할 수는 없어서 같이 일했던 적이 있다. 그렇게 3년을 했는데 뒤를 이은 이장님은

마을사업에 관심이 없으셔서 나 역시 다시 예전처럼 조용히 지낼 수 있었다. 

그때 3년간 마을사업을 벌이면서 대략 5억 가까운 사업비를 끌어와서 마을에 여울길이라고 명명한 걷는 길도 조성하였고 경연대회에 나가 입상하여

상금도 마을에 받아오기도 하고 여러 자잘한 사업에 공모하여 이런저런 마을가꾸기 비용도 가지고오곤 했다.

요즘은 이런 사업들이 거의 다 공모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마을분들의 참여도 중요하고 또 계획서 작성도 잘해야 한다. 사실 마을주민들만 단결이 되고

목표가 뚜렸하면 마을사업에 쓸 사업비는 거의 무궁무진하다고 할 수 있다.

어쨌든 그동안 마을 이장이 되는 것에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고 그저 토박이들이 하면 나는 능력껏 돕는다는 입장이었는데 더이상 마을에 토박이 이장이

나올만한 형편도 아니고 무엇보다도 나를 천거해준 분의 여러 이유를 내가 매몰차게 거절하기가 어려워서 출마를 결심했던 것이다. 안그래도 벌려놓은

사업 때문에 바쁜데 마을 이장일까지 보는 것이 과연 가능한 것인지 겁도 났지만 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이번에는 한번 마을일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굳힐 수 밖에 없었다. 무엇보다도 마을이 사실 어려운 형편에 처한 것이다. 

이제 어쨌든 시작이 되었으니 앞으로 각 반 반장님들과 부녀회장님, 노인회장님 등 마을에 직책을 맡은 분들과 잘 협력해서 우리 마을이 좀더 살기 좋은 마을,

화목한 마을이 되는 것에 나의 노력을 쏟을 생각이다. 부족한 사람이지만 쓰고자 할 때 여러 사람이 도와주면 어려운 일도 잘 되어나가지 않을까 기대를 

하면서 어려운 발걸음을 시작해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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