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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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화 - 우리 집 노각나무

  • 길벗
  • 2021-07-18 08:03:00
  • 220.70.178.235
매년 장마철에 꽃을 피우는 집 마당가 노각나무. 15년 전에 이웃 이 선생님네가 묘목을 두 그루 선물해서 심은 나무. 그 사이 한 그루는 캐서 남에게 주고 이제 한 그루만 남아서 6월 말부터 7월까지 오랫동안 마치 무궁화처럼 꽃이 계속 피고 지는 나무

 

이 시절에 꽃을 보려면 백일홍이나 배롱나무(목백일홍) 밖에 없는데 다행히 이 노각나무가 마당에 있어서 탐스러운 꽃을 매일 보는 행운을 가졌다. 이 꽃은 그러나 오래가질 못하고 피었다가 곧 진다. 꽃이 지는 소리, 툭, 공기를 타고 내려와 땅에 부딪힐 때 내는. 어쩌면 시간이 지나가는 소리. 내 젊음도 이제 노년을 향해 가는 소리. 마음 달래기엔 술이 으뜸이요 흥을 풀기엔 시보다 나은 게 없다던 두보가 생각나는 여름 꽃나무 노각나무
나무는 이리 젊고 푸른데 꽃은 시나브로 지고 마치 우리네 인생 같은. 젊은 땐 그 소중함을 모르고 나이 들어 돌이켜 보니 이미 늦은 시간들. 마치 이 꽃과 같은 모습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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