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당길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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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 학부모 강원 지역 모임을 다녀와서

  • 길벗
  • 2007-03-31 21:4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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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장이자 모임 장소였던 사북 감리교회 앞에서


자주 홍 선생님의 강연을 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제껏 살아오면서 내가 한 일 중 제일 잘한 것, 또 제일 감사한 것이 두 아들이 모두
풀무 학교에 다닌 것이다. 큰 애는 올해 창업(졸업)을 했고, 둘째 민이는 이제
2학년이다.

어제는 춘천시 사북면 지촌리에 사는 한지영(3학년) 집에서 강원 지역 풀무 학부모 모임을
가졌다. 풀무 학부모들은 매년 지역 모임을 이렇게 갖는데 이 자리에는 홍순명 선생님을
초청하여 풀무의 설립 정신과 또 그간의 학교 운영 과정 등에 대해서도 말씀을 듣는
시간을 갖는다. 홍순명 선생님은 1960년에 풀무에 교사로 오셔서 이제껏 봉사하고
계시는 전임 교장 선생님이다.

또 지역 학부모 모임을 위해서 학부모회 박종희(3. 소담) 회장도 오셔서 학부모회의
여러 현안과 학교 사정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가셨다. 현 교장 선생님이신
정승관 선생님도 오셔서 학교의 근황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셨고 특히 수업생 자녀를
둔 학부모님도 세 분 참석하셔서 모임을 빛내주셨다.

이와같이 우리 풀무 학부모들은 단순히 아이가 풀무를 다니는 것에 그치지 않고
우리 자신이 풀무의 건학 정신과 또 이념을 실천하고자 하는 부모들이라
할 것이다.

어제 홍순명 선생님의 말씀 속에서 나는 풀무의 설립 정신인 \'더불어 사는 평민\'에 대해
다시한번 깊이 마음에 새기고 또 반성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세상과 이웃과 어떻게 더불어 살아갈 것인가 하는 것은 간단한 문제가 아닌 만큼
사실 청소년기부터 깊이 고민했어야 했고 그것을 실천하는 용기와 결단이
삶에서 있었어야 했다.

그런데 나는 요즘 갈수록 더욱 개인적인 사람이 되고 세상과 공동체에 대해 과거에
지녔던 관심과 열정이 이제는 다 빠져나간 듯 살고 있는 것이다. 또 이런 상태에
대해 아무런 관심도 없이 그야말로 무생물처럼 사는 요즘인 것이다.
슬럼프인가. 새삼. 아니면 피곤이 누적되어 생긴 것인가.

어제 함께 했던 처음 뵌 여러 학부모님들의 삶 속에서도 조금은 힘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다행한 일이었다. 이곳에 온지 7년이 되어가는데 어찌보면
나는 계속 소모적인 삶을 살아오지 않았나 싶다. 재충전의 어떤 시간이나 아니면
계속적인 힘을 얻을 수 있는 스스로의 연못을 만들지 못한채 말이다.

이번 봄은 그야말로 약간의 정신적 공황, 그런 상태이다. 모든 것이 심드렁하고
귀찮고, 또 짜증인 요즘이다. 그래도 몸과 다리를 움직이는 이유는 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봄에는 세상 속에서 만나는 사람들에 대해 많이 실망하고 또 싫어하게
되는 일이 여럿 일어났다. 나이 들수록 세상도 싫어지고, 사람도 멀리하게 되니
이 어찌된 일인지. 좀 침잠하고 있다.

그러던 와중에 어제 모임이 있었다. 약간의 힘이 되었다. 역시, 이런 모임을
갖고, 또 참석해야 돼.... 하는 생각도 들었다.
새벽 3시 무렵에 집에 도착했다.

그러고보니 이번 겨울, 봄 들어 책다운 책도 한 권 산적도, 읽은 적도 없는 것
같다. 음악도 멀리한 지 좀 되고, 사람 만난지도 꽤 된다.
갈수록 골짜기에서 썩어가고 있구나, 썩으려면 제대로 진짜 푹 썩어야
하는데 그러지도 못하는 것 같고... 요즘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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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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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벗 2007-04-09
    김 선생님, 무척 바쁘실텐데도 제 홈페이지에 오셔서 위로의 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러고보면 7년 전 처음 이곳에 내려올 때 이곳에서 좀더 깊은 신앙생활을
    할 수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바쁘고 고달픈 삶 속에서
    오히려 더욱 물질적이고 이기적인 자신이 되어가는 모습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시골생활이 그저 신앙을 회복시켜주고 또 영적인 생활을 가져다주는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오늘 선생님의 글을 통해 새삼 바울의 인생을 반추해보고 반성하는
    시간을 가져 봅니다. 늘 관심가져 주시고 사랑을 나눠주시는 김 선생님께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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