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당길벗

농당길벗

새 홈페이지를 현재 만들고 있습니다

  • 길벗
  • 2006-04-13 23: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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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홈피가 더이상 관리가 안되서(이 누리집을 만들어주고 그간
관리 대행해주던 후배 안사람의 출산 관계) 이참에 새로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초기 화면의 \'시\'와 사진이 몇달째 방치(?)되고 있고
그래서 가끔씩 들어오시는 우리 길벗농장 후원인 여러분이
좀 식상해 할 듯도 합니다.

새로 만드는 누리집은 전문 기업에 맡겼고 관리 대행도 매월 일정
금액을 받고 해주기로 했으니 우리 길벗농장 홈피가 좀더 활발한
모습을 띄리라 기대합니다.

물론 제가 쓰는 글이며 게시판에 올라오는 글들이 원활해야
살아있는 집처럼 느껴지겠지요. 새 홈피에는 쇼핑몰 기능도
넣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화면에서 주문과 함께 바로 결제(계좌이체와
신용카드)를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그렇긴 해도 너무 상업적인 냄새가 나지 않도록 해달라고
만드는 분께 부탁을 하긴 했는데 어떤 모습으로 나올지 저도
궁금합니다.

좀 단순하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만드는 분이 농장의 표어 같은 것도 넣어달라고 해서 궁리 끝에
\'사람과 자연을 생각하는 조화로운 삶 - 길벗농장\' 이라고 지었는데
너무 거창한 거 같아서 좀 내키지는 않습니다. 다만, 지향점으로 삼고
나가겠다는 의지의 표명 정도로 이해하여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조화로운 삶\'은 니어링 부부가 쓴 책 제목이기도 한데,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읽고 감명 받은 것처럼 저희 부부도 귀농 전, 우연히 이 책을
읽고 많은 것을 생각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곳에 온 이후에도 몇번
읽었는데 언제 읽어도 새롭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왜 그런지.

사실 조화로운 삶(good life)은 단순한 삶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단순한 삶은 어찌보면 한세대 이전의 우리 조상님들의
삶이기도 하구요. 산업화에 밀려 이제는 일상에서 사라져버린
그 시대의 삶의 모습들이 제가 생각하기에는 단순한=조화로운 삶이었다고
기억됩니다.

저는 사실 매우 복잡하고 바쁘게 살아온, 혹은 지금도 복잡하고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고백해야 하겠습니다. 머리로는 분명 그렇게
살고 싶지 않은데 현실은, 또는 제 욕심이 저를 단순함을 그리워하는데도
그 반대로 살아가게 만들고 있습니다.

현실 핑계를 댔지만 어찌보면 정말 핑계일 뿐, 욕심 때문이겠습니다.
엊그제 오 부장님(예전에 열화당 출판사에 근무하시던)한테 전화가
왔었는데 이런저런 얘기 끝에 오 부장님 왈, \"아직도 욕심을 못버렸어?\"

회사를 그만둔 지는 벌써 7년이 되었는데 그때 회사를 그만두면서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한 6개월은  아무 일도 않고 \'논어\'나 읽어야
겠다던...... 그런데 논어 껍데기만 대충 봤을 뿐 회사 그만두고 나서도
왜그리 바쁘던지. 흔히 백수의 특징 중 하나가 돈 안되도 오라는 데 많고
갈 데 많다더니 그 말 딱 맞는 말입디다.

아무튼 산 속 골짜기에 살면서도 아직 도를 깨치지 못해 늘 염불만
외고 있습니다. 좀 단순하게 살자. 바쁘지 말자. 그런데 아직은 그 때가
아닌지 몸은 고달프고 머리는 복잡하고 손발은 무지 바쁩니다.

요즘 농부로 산다는 것이 뭘까를 좀 다른 차원에서 생각하게 된 계기가
있었습니다. 사실은 늘 일상 속에서도 부대끼고 또 느끼는
것입니다만(스스로 농부로 산다는 게 이런 것이구나 하고) 한가지만
토로하면 농부로 산다는 것은 남들에게 조금은 무시를 당하고
살아야 하는구나 하는 것입니다.

가끔 다혈질인 제가 그래서 엄청 흥분해서 목소리 키우고 또 따지고
들면 마누라는 늘 성질 죽이라고 옆에서 차분히 얘기합니다(우리 안사람은
좀처럼 흥분하거나 놀라지 않는 사람이지요) 그런데 그런저런 일이 있은 후
나중에 혼자 조용히 생각하면 사실 다 제가 아상이 높아서 그런 일이 많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긴 해도 때로 어이없는 경우가 있긴 합니다. 근자에 면 서기 때문에
열 받은 적이 한번 있는데 내용을 적으면 다음과 같습니다.

정부에서 논농사 짓는 농민들에게 \'논소득보전직불제\'라는 것을 연 1회
지급합니다. 쌀 수입하려고 이런 제도도 다 생겼는데 아무튼 작년 여름에
신청서 작성해서 이장에게 주었고, 나중에 이장이 다시 해오라고 해서
또 신청해서 이번엔 면사무소에 직접 갖다 주기까지 했는데(과수원 외에
논도 조금 있습니다) 지난 연말에 이게 안나옵겁니다.

뒤늦게 올 3월에야 이미 지난 연말에 다 받은 걸 알고는 면사무소에 가서
담당 면서기에게 물어보니 이 젊은 친구 눈만 껌뻑 껌뻑 하면서 서류가
없다는 겁니다. 왜 서류가 없냐고 했더니 그걸 자기는 알 수가 없다고,
혹 이장이 빠뜨릴 수도 있다고 해서 내가 직접 이 자리에서 내지 않았느냐고
했더니 눈만 껌뻑껌뻑.....    제가 받았어야 할 금액은 50만원 조금 넘는
액수인데 이게 농민에게 큰 돈인 줄은 이제 저도 압니다.

하여간 그 면서기는 미안하다는 말도, 서류가 누락되서 죄송하다는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눈만....  내가 지금이라도 지급 받을 수 없느냐고 했더니
없다고....그저 눈만 껌뻑껌뻑....     끓어오르는 흥분을 정말 도 닦는
심정으로 가라 앉히고 \'젊은 사람 앞날 생각해서 내가 더이상 문제 삼지는
않겠지만 이런 일이 생기면 안되지 않겠냐\' 해도 눈만 껌뻑껌뻑....

이장에게 전화했더니 연신 미안하다는 말만.... 이미 내가 누락된 줄
알고 있었으나 한 마디 말도 안하고 있다가 내가 물어보니 그제서야....

만일 주민세 몇 천원, 자동차세 몇 만원 안내면 우리 같은 민초에게
공무원이라는 작자들 체불 통지 보내고 또 보내고, 급기야 재산압류통고
까지 보내면서 농민이 당연히 받아야 할 이런 돈에 대해서는 이렇게
불성실하고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또 최소한의 양식도 보이지 않고....

하긴 소위 대기업서 한 10년 굴러먹은 제 눈깔에는 도대체 왜 면사무소에
그렇게 많은 공무원들이 놀고 먹고 있는지 이 세계화 시대, 무한경쟁 시대,
WTO시대, 노무현 시대에 도무지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그러면서도 일하는 수준은.....(박근혜가 돌아다녀서 그런가???)

둘째 민이가 초등학교 3학년 때 용돈 5천 원을 어디선가에서 잃어버리고
울면서 저녁도 안먹고 버티는 통에 현이가 \'그냥 사업하다가 망한 셈 쳐\'
하고 말도 안되는 위로를 하니까 민이 왈, \'형은 그 돈이 얼마나 큰 줄
알어? 그 돈이면 오락을 몇번이나 하는데, 그리구 지갑이랑 뭐도 살 수
있구...어쩌구저쩌구\' 했던 기억이 납니다.

말 난 김에 하나만 더 부언하면 건강보험 제도에 65세 이상 부모님 모시면
보험료 감면해주는 거 있습니다. 그런데 이거 제가 신청 안하면 그 사람들
혜택 안줍니다. 저도 몇년 전 우연히 알고 직접 홍천 나가서 신청했는데요,
우리 집 구성원이 다 저희들 전산망에 나와 있는데도 꼭 신청해야만
혜택줍니다. 그런데 건강보험료는 재산과 수입(자동차도 포함해서)에
기준해서 매기잖아요, 제 차에 변동이 있거나 어디서 좀 강사비라도 받으면
제깍 자동으로 올라가서 당장 보험료가 오르더군요. 내참, 드러버서.

이만 쓰렵니다. 단순하게(조화롭게)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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