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당길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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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민이, 풀무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마치고

  • 길벗
  • 2006-02-25 09:2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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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23일, 24일 양일간 홍성군 홍동면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에서 2006학년도 새내기 및 학부모 모임이 있었습니다.
현이 입학 때는 애들 엄마가 다녀왔기에 이번에는 제가 갔습니다.  현이가 3학년이 되는 학부모이기에 이번에 처음 풀무에 자녀가 온 부모들과는 조금
다르기도 하겠지만 그래도 학부모 모임에 그간 참석을 못하였기에
설레고 기쁜 마음은 여느 신입생 부모들과 다를바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땅에 풀무 학교가 있다는 것이 아이들에게는 축복이요 부모에게는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학부모 회장님의 말씀대로 아이들보다 어쩌면
부모가 더 행복한, 풀무학교가 지난 50년 동안 스스로 약속한 것을 지키며
살아온 세월은 하나님의 축복이기도 하겠습니다.

연사로 오신 백승종 선생님도 말씀하셨지만 이미 50여 년 전에 풀무의 설립자 분들은 '세계시민'을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면서도 민족의 밑거름이 될 참 일꾼되기를 아울러 제시하였습니다. 혜안이 아니고서는 신앙이 아니고서는 할 수
없는 말과 지혜라고 생각합니다.

머리도 꼬리도 되지말자는 '무두무미', 공부만 하면 도깨비 일만 하면 소, 위대한 평민(이제는 더불어 사는 평민으로 바꿨습니다) - 이러한 가르침이 저 궁벽진 홍동 조그만 골짜기에서 이미 50년 전에 선포되었다는 것이 자랑스럽고
21세기 지금에 와서 생각해도 현재 삶의 가르침으로 조금도 손색이 없는 영원한 진리라는 것을 다시금 생각합니다.

이런 학교에 우리 아이가(그것도 둘 다) 다니게 되었음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아직 풀무학교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거나 잘 모르는 주위의 지인들에게는
미안한 얘기지만 소위 명문 학교, 좋은 학교가 여기 있네그려.....

마지막으로 그날 학부모회의에서 나온 얘기. 어떤 신입생 학부모가 물었다.
'풀무 역사가 짧지는 않은 데 그간 창업생(풀무에서는 졸업생을 이렇게 부른다) 가운데 유명한, 소위 출세한 분이 좀 있나요?' 나는 한참을 속으로 웃다가
혼자 한마디 했다. '출세한 사람이 있다면 그는 풀무 출신이 아니요, 출세를 논한다면 이미 풀무가 아니요, 출세하지 말자는 것이 우리 풀무 아닙니까?'라고.

그럼 무엇이 되려는 것일까? 아직 풀무의 정신을 다 꿰뚫고 있다고 자부할수
없지만 나름대로 생각해보면 그건 '어디에서든지 꼭 있어야 될 사람'이 되는 게 풀무의 창업정신이 아닐까.

풀무에 대해 모르는 것이 아직 많은 사람이지만 풀무 공동체의 한 가족이
되었음을 무한 기뻐하고 앞으로 풀무의 정신이 이 나라 교육과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됨을 의심하지 않는다.

풀무학교 누리집 주소 : www.poolmoo.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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