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당길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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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만에 쓰는 짧은 글

  • 길벗
  • 2006-02-10 18: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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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도 지나고 겨울이 어느새 지나갑니다. 그런데 요 며칠 때 늦은 눈이 한 20cm는 왔습니다. 겨울 가뭄이 심하다고 동네 분들이 야단이었는데 이 눈 덕분에 해갈이 되겠네 싶습니다.

겨우내 많이 게을렀습니다. 이리 뒹굴 저리 뒹굴, 하여 다시 살이 3-4키로그램 쪘습니다. 봄이 되고 여름이 되면 물론 다시 빠지긴 하겠지만 약간은 체질적인 것도 있는 것 같습니다.

책을 몇 권 읽었습니다. 현이가 읽고 실천했던 <슈가 블루스>와 <나는 왜 채식주의자가 되었는가>, <멍청한 백인들>이 요즘에 읽기가 끝난 책들입니다. 특히 <슈가 블루스>는 자식을 둔 부모들에게 일독을 권합니다. 특히 엄마들이요.

책 내용을 이곳에 적지는 않겠습니다. 장황해지기 쉬워서요. 또 상당히 논쟁거리를 제공하는 내용들이라서요. 술 한 잔 앞에 놓고 서로 마주보며 하는 얘기라면 좋을 만한 얘깃거리들입니다. 그렇다고 가벼운 내용이라는 뜻은 절대 아닙니다. 도리어 심각한 주제들입니다.

올해도 여러 계획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다 계획대로 잘 될런지는 모르겠습니다. 이곳에서 오래 살수록 생각에 기름기가 빠지는 것 같기는 합니다. 다행한 것인지. 그래도 정치적 성향이 바뀌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유시민 씨가 장관으로 지명되었다는 뉴스를 접했을 때 지난 연말 저자거리에 나돌던 말 토막들이 생각났습니다. 저도 술자리에서 들은 겁니다만, 술 자리가 지겨워 빨리 접고 가고 싶을 때는 '다음번 대통령이 누군지 알어?' 한다는 겁니다. 그러면 사람들이 '누군데?' 하고 되물으면, '누구긴. 유시민이지' 하면 다들 일어나 간다는 겁니다. 술맛 떨어져서라나요.

전 개인적으로 유시민 씨를 좋게 보는 사람이라서 이런 얘기 들었을 때 언짢았는데요, 그래도 지난 연말 분위기가 워낙 '열우당'에 비판적이라서 그저 가만 듣고만 있었습니다.

세월은 가고 또 오는 것이지만 나이는 먹어만 가네요. 이곳에 오던 때가 서른 아홉이었는데, 한 것도 없이 이제 마흔 중반이 되어버렸습니다. 세월 참 빠르다는 맥없는 소리만 나옵니다.

눈이 오전까지도 오더니 이제 그쳤습니다. 조금씩 지쳐가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봄이 기다려집니다. 이번 겨울이 좀 유난히 지겨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시 힘을 내야겠지요. 농업에 관한 조그만 책도 하나 번역해야 하는데 어느 세월에 하려는지. 아무튼 요즘 이렇게 넋 놓고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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