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당길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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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추위 그리고 눈 조금...

  • 길벗
  • 2005-12-23 10: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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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부터 눈이 조금씩 내리더니 아침에 나가보니
5cm 정도 눈이 쌓였다. 기온은 영하 10도.
오늘만 빼고 지난 열흘간 내내 아침 온도계는 영하 20도와 21도를
하루도 빠짐없이 지키고 있었다.

삼한사온이라고, 며칠 춥다가 다시 풀리고 하는 것이 우리의
겨울 날씨라고 알고 있었는데 이제 정말이지 옛것은 다 가고
새로운 무엇이 시작되려는 것인지 조금 두렵기까지 하다.

호남 지방의 기록적인 폭설도 그 예다. 기상 관측 이래 최고의
눈이라고 하니 100년을 더 못사는 인간의 수명으로는 그 이상의
기상 변동에 대비하기가 어렵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일본에서도 눈 때문에 도시가 마비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가 사는 영서 지방과 또 영동지방은 이번 겨울에
눈다운 눈이 오질 않아 겨울 가뭄을 얘기하고 있다.
좁다고만 느꼈던 한반도가 이렇게 클 줄이야. 한쪽은 눈에 눌리고
한쪽은 눈을 쳐다보니 말이다.

어제 저녁 9시 뉴스에서는 이번 국가고시에서 나타난 여성 돌풍을
얘기하고 있었다. 특히 외무고시에서는 합격자의 50%를 넘어서 여성이
합격을 하였다고 한다.
바야흐로 여성 상위 시대의 도래를 짐작케 하는 전조인지.

우리 어머니는 내가 어릴적부터 곧 천지개벽이 일어나고 그때는
남녀가 평등해지는 시대라고 귀에 못이 박히게 말씀하셨다.
어린 나는 그때가 정확히 언제냐고 묻곤 했는데 그럴때마다
어머니는 그것은 인간은 아무도 알 수 없고 다만 성현이 쓴 글에
그리 예언되어 있다고 하셨다.

그 성현이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초등학교를 채 못마친
우리 모친의 그 민속 신앙이 이제 바야흐로 빛을 보려는 것은
아닌지 자못 궁금해진다.

아들만 둘인 우리 부부는 딸 가진 친구들을 부러워하곤 한다.
물론 딸만 둘, 또는 셋인 친구는 이런 우리를 뻐기는 것쯤으로
치부하기도 하지만, 딸이 있는 집이 훨씬 여유롭고 집안 공기가
부드러운 것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요근래에 서울로 망년회 갔다가 들은 말이다.
'아들 가진 부모는 길에서 객사하고 딸 가진 부모는 기내에서
객사한다.'
무슨 말인고 하니 큰 아들 집에서 몇 달 눈치 보고 살다가
작은 아들 집에 가서 또 몇 달 살다가 다시 큰 아들 집으로 옮기게
되는 아들만 가진 부모는 결국 왔다갔다 하다가 길에서 명을 달리
한다는 것이다. 쯧쯔.
그리고 딸 있는 부모는 딸네미들이 효도한다고 비행기 태워 외국
여행 보내 주니까 결국 비행기 많이 타다가 비행기에서 저세상으로
간다는 얘기다.

결국 길에서 노상객사한다는 것은 공통된 얘기이다. 웃자고 하는
얘기치곤 지나친 것이 사실인데 아무튼 허황된 이 얘기 속에도
일말의 세태 풍습이 아주 없다곤 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일찍이 아버님을 모시고 살았는데 그것은 아버님이 생활력이
없으셔서 이기도 했고 또 어머님과 사이가 좋지않아 우리 집에 와서
사시고 싶어해서이기도 했다. 결국 어머님은 막내가 대학 졸업할 때까지
둘이 오랫동안 살아야 했고 그 기간 동안 아버님은 거의 내내 우리 집에서
사셨다. 지금도 아버님은 우리와 함께 사시지만 어머님은 명절 때만 가끔
들르실 뿐이다. 아버님은 칠순이 넘으신 옛날 분이라 어머님 말씀에
따르면 여자를 아주 무시하는 '나쁜' 분이라고 한다. 그래서 두 분 사이가
좋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날씨 얘기 하다가 별 관계도 없는 얘기를 다 하게 된다.
그만큼 날씨는 우리의 기분과 정서와 생활과 뗄 수 없는 것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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