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당길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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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곳의 땅 열풍

  • 농당
  • 2005-04-16 09:4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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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고속도로가 내 사는 동네 바로 옆으로 지나가고 또 그곳에 나들목이 생긴다 하여 지난 겨울부터 이곳 땅값이 다락같이 올랐다. 몇 년 전에 3-4만 원 하던 농지가 이젠 세곱 정도 오른 값에 거래되는 것이다.

주로 외지 부동산 업자들이 들어와 설친다는 것이 정확한 거래 실상일텐데 아무튼 서울 아파트만 투기가 있는 것이 아니라 이런 궁벽진 산골에도 땅 투기 바람이 일고 있는 것이다.

동서고속도로는 서울에서 춘천, 홍천을 거쳐 양양으로 가는 것인데 2010년 완공 예정이고 완공만 되면 서울서 이곳 서석까지 1시간 남짓 거리로 된다고 한다. 원래 계획에는 서석 I.C 였는데 실시설계에서 내촌 I.C로 변경되어 서석 사람들이 탄원서를 냈다고 한다.

우리 과수원은 서석이든 내촌이든 어느쪽으로 나들목이 나더라도 다 5분 거리에 있고 또 큰 길에서 들어와 있는 골짜기라 시끌벅적할 일은 없다.
완규 선배도 결국은 며칠 전 갖고 있던 땅을 팔았다. 계약을 하는 시간에도 이곳 저곳 부동산에서 계약을 하자는 전화벨이 울렸다.

올 지나 내년이 되면 더 오를 것이라고 다들 예상하고 있다. 이곳에 와서 보니 한국의 땅값이란 서울서 얼마나 걸리나, 거리가 얼마나 되냐에 달려 있다. 결국 이 산골 중의 산골 땅값이 오르는 것도 서울서 오는 시간이 단축된다는 것에 연유가 있는 것이다.

양식 있는 이들은 이제 이곳 서석과 내촌의 아름다운 산수도 다 끝났다고 걱정을 한다. 뻔한 것이다. 고속도로가 뚫리면 식당이며 모텔이며 상가들이 도로변에 강변에 즐비할 것이다. 사람들이 흔히 오고가면 결국 인심도 풍경도 변할 것이다.

개발이 좋으냐 보존이 좋으냐. 가난하더라도 옛 정서가 좋으냐 번잡하더라도 편히 사는 것이 좋으냐. 시골이 좋으냐 서울이 좋으냐.
이렇게 이분법으로 질문하는 것 자체가 우문이지만 어떤 면에서는 우리 삶은 늘 선택을 강요 당한다. 사과 농사를 할 것이냐 오이 농사를 할 것이냐 처럼.

해답이 없는 질문, 삶은 늘 이런 것인가 보다.
나약하고 한심한 인생살이 속에서 유일한 답은 늘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는 말씀이다. 대학 때 도무지 알 수 없었던 이 말씀이 나이 먹으면서 점점 다가온다.

땅 값이 오르나 안오르나 우리는 농사를 지어야 한다. 오직 관심은 건강 먹거리 생산이다. 내가 만든 사과를 누군가 먹는다. 그때 내 사과는 먹은 이의 건강과 관련이 있다. 나는 오로지 그것에 관심이 있을 뿐이다. 땅 값이 아니라 사과 잘 되는 땅 만드는 일에 관심이 있을 뿐이다. 내가 세상과 관계하고 있는 끈이 이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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