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이야기

농사이야기

올해도 가을 장마

  • 길벗
  • 2021-08-25 16: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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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광 사과밭. 올해도 어김없이 갈반병으로 잎이 노랗게 지고 있다. 적당한 낙엽은 효자낙엽이라는데 어서 비 그치고 해가 나와야... 매년 이 양광사과는 전량 서울행복중심생협에 납품을 해왔다. 수량이 얼마되지 않아도 10월 초순에 나오는 이 사과를 꼭 찾는 조합원들이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그러나 가능한 전량 모두 애플사이더 작업에 쓰려고 계획 중이니 올해부터는 입고가 어려울 것이다.
위 양광사과밭 아래에 있는 3년차 부사(후지) 사과밭이다. 풀이 지천이다. 이제 처서가 지났으니 마지막으로 한번만 깍으면 된다. 올해는 사과 전량을 가능한 애플사이더에 가공을 하기로 계획 중인데 그래도 몇 박스는 지인들에게 보내야한다.


또 가을 장마가 시작되었다. 추석 사과라고 불리는 홍로는 올해도 개인 판매는 못하게 되었다. 무농약 1년차에 봄 냉해에 실수도 겹쳐서 사과가 모두 자두만 하다. 전량 무농약 사과식초 가공에 쓰려고 한다. 고르고 골라서 몇 박스 나오면 벌써부터 연락주시는 오랜 단골분들에게 맛뵈기로나 몇 박스 보낼 수 있을런지. 작년부터 가공식품에도 무농약 인증이 생겨서 올해 나도 사과식초를 무농약 인증을 받으려고 한다.

 

사과식초는 다행히 작년보다는 올해 매출이 좀 늘었다. 그래봐야 아직 구멍가게 수준이지만 올 가을, 겨울 애플사이더와 사과주스가 출시되면 리플릿이라도 만들어서 홍보를 대대적으로(?) 해봐야겠다. 사실 식초가 년중 팔려야 우리도 반찬이라도 사먹을 수 있는데...

 

작년 올해 전국적으로 사과 작황이 좋지 않다. 당연히 사과가격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이럴 때 허생원처럼 한 몫 잡아야 하는데 그런 운은 내게 없는 듯 하다. 큰 배가 회전을 할 때 크게 원을 그리듯 이상하게 나도 뭔가 변화를 주려고 하면 평소와 다르게 느리게 진행되는 것 같다. 애플사이더와 탄산사과주스를 가공하는 공장의 설비가 다 들어왔는데도 아직도 자잘한 설비에 시간을 보내고 있다. 누군가 전문가가 며칠 묵으면서 이 일을 컨설팅이랄까 시공이랄까 해준다면 어쩌면 일찍 끝날 수도 있는 일 같은데 유투브 보고, 멀리 전화하고, 찾아가고 하면서 혼자서 주무르고 있으니 모든 것을 인터넷으로 주문해서 받아야 하는 처지라 잘못 주문한 것이 있으면 반품하고 다시 받는데 그냥 일주일이 지나간다.

 

어쨌든 이번 주까지 모든 연결을 끝내면 다음 주에는 병입기(중국에서 수입해온 이 병입기 사용이 사실 제일 큰 문제다. 3년 전에 중국에서 이 비슷한 장비를 수입해서 현재 쓰고 있는 속초의 수제맥주집 사장은 자기는 이 기계 익히는데 두 달 걸렸다고 한다) 시운전을 해야 한다. 매뉴얼을 보내왔는데 한국어 번역이 썩 정확하지는 않은 것 같다. 그래도 그걸 이리저리 눈치로 이해하고 이 기계와 비슷한 것이 있는 속초 수제맥주공장에도 직접 가보고 하면서 대충은 감을 잡았다. 그러나 모든 것은 직접 해봐야 한다. 또 이런 장비가 요즘 전자장비처럼 아주 정밀하지 않아서 말썽 아닌 말썽을 일으키고 고민을 안겨준다고 한다. 그래서 이보다 몇 배 비싼 이태리 장비를 구입하나 보다. 나도 이 장비 구입 결정하기 전에 이태리 업체랑 수 차례 메일과 사진을 주고 받으며 견적을 받았다. 그러나 가격이 넘사벽. 디자인, 기능 모든 것이 최고인데 지금 중국제 이 장비는 2천만 원, 같은 수준의 이태리 장비는 8천만 원이었다. 

 

매일 아침 와야리 사과밭에 그냥이라도 가 본다. 가서 늦은 적과도 간혹 하고 액비 관주도 하면서 풀은 처서 지나면 한번에 깍아야지 하면서 게으름을 피운다. 이제 9월부터 사과즙 공장에 사람들이 사과즙 짜러 오고 내 사과도 수확해야 하고 애플사이더 시제품도 만들어야 하고 아마 몸이 세 개라면 가능할 듯 한데 이 시골에서 적절한 사람을 구할 수도 없고 참 시골살이가 쉽지 않네. 그래서 누군가 그랬다. 이제 공장을 새로 세운다면 반드시 읍내에 설치한다고. 이런 시골 골짜기는 다 좋은데 일할 사람을 구할 수 없다. 그건 농사도 마찬가지여서 나도 이렇게 가공품 사과나 만들면서 대충 농사를 짓고 있지만. 어서 코로나가 끝나야 동남아 인부들이 계절 노동자라도 원활하게 들어오고 나가고 해야 이 미친 인력난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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