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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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째 영하의 기온이...

  • 길벗
  • 2020-11-05 07: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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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사과즙 가공공장 작업 모습. 사진은 사과 세척과 착즙을 하는 가공실입니다.


살균과 포장(내포장)을 하는 곳 사진입니다. 해썹 인증 시설이라 일반 가공공장보다 작업루틴이 더딥니다.

지난 주에 영하의 기온으로 떨어지고 며칠 따뜻하더니 어제와 오늘도 새벽에 영하 5도까지 떨어집니다. 겨울이 온 것입니다.
마당의 느티나무는 노랗게 단풍이 든 잎을 바람이 불때마다 떨어뜨리고 집 앞 건너편 산의 낙엽송도 이제 겨울을 맞이할 준비를 하느라 매일 잎을 내보냅니다.

낮에는 아직 따뜻합니다. 그래서 공장을 짓는 인부들도 아직은 편히 공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제 출입문만 달면 건축공사는 끝나고 전기공사 마무리와 급배기 덕트 공사 그리고 바닥 에폭시 작업만 남았습니다. 늦게 시작된 공사라 큰 걱정을 했는데 그나마 더 추워지기 전에 이만큼이나마 진행되어 다행입니다.

올해는 사과농사 대흉작입니다. 부사사과도 수량도 품위도 모두 형편 없습니다.
아마 농사 지은 이래 최고 어려운 해가 될 것 같습니다. 그저 날씨 탓만 하기에는 올해 저의 바쁜 일정과 또 여름에 한동안 몸이 좋지 않아 예년과 같이 일을 못해낸 탓도 있습니다.

이제는 다 지나간 일이니 그저 올해 지나간 시간을 복기해보면서 내년을 기약해봅니다. 농사지은지 20년이라는 구력이 중요한 게 아니라 매년매년 새로운 시간을 맞으면서 조금만 실수를 해도 이렇게 되는 것이 농사라는 것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습니다.

홍로도 그랬지만 부사도 그래서 공지를 할 수 없을 만큼 수량과 품위가 좋지 않습니다. 그저 전량 사과술(애플 시드르) 만드는 가공용으로 할 계획입니다. 어쨌든 올 겨울에는 시제품 만드는 일에 매진해야 할 것입니다. 그동안 사과식초 하느라 사과술을 재작년, 작년 만들었지만 애플시드르용 사과술 만드는 법은 좀 다릅니다.

올겨울 여러 방법으로 시도를 해보고 그중 가장 괜찮은 것을 레시피로 남겨야 하기 때문에 일단 올겨울에는 여기에 전념하고 아마 사과즙 가공공장은 해썹 인증 문제가 남아 있어 내년 1월에나 정식으로 판매용 사과즙 가공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고보면 8월 초에 건설회사와 계약을 했는데 계속 내리는 비 때문에 장비가 토목공사를 전혀 할 수가 없어 결국 9월 중순에서야 기초토목공사를 시작했으니 결국 사과즙 가공공장도 준공이 이처럼 늦어져 버렸습니다.

혼자서 모든 일을 하려니 신경 쓰고 몸 쓰는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닌데 이제 어쨌든 농사일은 마무리했으니 가공작업에 몰두해야 합니다. 오늘 내일은 지난 두달간 초산발효를 한 \'담금식초(초절임용 식초)\'를 숙성용 통에 옮겨야 합니다. 그리고 스팀보일러가 들어오는대로 이번에는 쌀식초를 담기 위해 쌀을 찌고 막걸리를 만들어야 합니다. 아마 이 두가지 식초는 내년 4~5월에야 생협에 선을 보이게 될 것입니다.

유정란 농사를 접으면서 계사로 이용했던 하우스 중 한 동은 창고로 쓰려고 개조를 했습니다. 이제 여러 곳에 어지럽게 널려있던 각종 농사기구들과 도구들, 자재들을 이곳으로 다 옮겨야 하는데 아마 며칠은 족히 걸릴 것입니다.

땅이 꽝꽝 얼고 눈이 내리는 시간이 되면 하루 중 일하는 시간은 여름의 절반 밖에 되지 않습니다. 보통 농사꾼들은 겨울이 온전히 쉬는 시간인데 하긴 여름과 가을의 고된 노동을 겨울에 쉬지 않으면 매년 평생을 이어갈 수 없을 것입니다.

이곳에 오시는 길벗 님들께 올해 길벗사과를 맛보여드리지 못하게 되어 다시한번 사과드리고 내년에는 다시 심기일전해보겠습니다. 내년에는 홍로 사과는 무농약인증을 받아 짓기로 했으니 그간 미뤄왔던 저의 오랜 꿈(제대로 된 친환경농사)을 실천하는 한 해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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