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이야기

농사이야기

어느새 1월도 절반이 지났네요

  • 길벗
  • 2020-01-16 09:3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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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 안에 이런 멋진 카페도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생각만) 해봤습니다.


한겨울에도 닭들에게 매일 따뜻하고 깨끗한 물을 공급해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쪽에 물을 데워주는 까만색 조그만 전열기가 보입니다.

올겨울은 춥지 않다고 하지만 요며칠은 아침마다 영하 10도를 넘나들고 있습니다.
확실히 예년보다 덜 추운 것은 사실인데 더하여 눈도 전혀 오지 않는군요.
지난번 장마처럼 비가 이틀간 왔었는데 그게 눈이었으면 아마 30~40cm는 쌓였겠지요.

안사람은 춥지 않아서 이번 겨울이 좋다고 그럽니다.
어릴 때는 그런저런 사정을 몰랐지만 이제 나이 들고 보니 그저 편하고 따뜻한 날씨가
좋은 것 같습니다. 아마 그래서 은퇴 후 주거지로 미국에서는 플로리다가 최고의
장소로 꼽히고 샌디에고 같은 캘리포니아 남쪽, 혹은 지중해성 기후를 보이는 벤쿠버 같은 데가 선호되는 것이겠지요.

현재 우리 닭님들은 두 동의 계사에 각각 250마리, 200여 마리가 알을 낳고 있습니다.
모두 작년 6월과 10월에 들어온 젊은 닭들이라 계란이 건강합니다. 이 말은 껍질이 두껍고
노른자가 탄력이 아주 좋다는 뜻입니다.

양계농사를 하다보니 일년 365일 하루도 쉬는 날이 없습니다. 오전엔 계란 수거하면서
알을 깨끗이 닦는 작업을 하고(대개 먼지만 털어내는 일입니다) 점심에는 택배를 위해
박스 작업을 합니다. 오후 3시경 우체국에 택배상자를 직접 매일 갖다 줍니다.
그러면 하루의 양계 농사 일과는 끝나는데 아침 7시 30분부터 1시간 간격으로 닭장에 가서
알을 수거해옵니다. 그러면서 물도 봐주고 하루 한번 닭모이를 주고 아울러 깻묵도 조금
줍니다. 2~3일에 한번은 사료에 굴껍질 빻은 가루와 돌가루를 섞어주기도 합니다.

이러다보니 안사람이 매일 노동을 하게 되어서(물론 겨울엔 제가 알을 수거해옵니다)
택배가 없는 토요일에는 가끔 주변 동네에 나들이를 갑니다. 우리 부부만 가기가 심심해서
꼭 이웃집 예술가 부부(남편은 설치미술, 부인은 도예작가)와 같이 가는 편입니다.

멀리가면 양양, 속초 가까이는 늘 홍천 읍내나 그 주변에 식당이나 카페에 가는데
홍천이 시골이지만 곳곳에 카페도 많고 특히 비발디 스키장 주변에는 꽤나 식당과
카페가 많은 것 같습니다. 지난 주 토요일에는 그래서 일을 조금 일찍 끝내고 비발디
근처에 있는 카페에 가보았습니다. 예전에 양평에서도 카페를 열었던 분인데 3년 전
홍천으로 이사를 왔다고 합니다. 우연히 발견해서 찾아가 본 것입니다.

올해 홍천군 농업기술센터에 큰 지원사업이 있습니다. 현재 그 지원사업에 신청서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그간 조그만 사과식초 공장을 사과농사와 더불어 운영해오고 있는데
만약 이 사업을 가져오게 된다면 굉장한 시너지 효과가 있을 듯 합니다.

경쟁이 있는 만큼 결과는 어찌될 지 모르지만 현재 열심히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마 봄부터는 서울 행복중심생협에 우리 길벗사과식초를 납품하게 될 것 같습니다. 지난 주에 서울에 있는 생협연합회에 다녀왔습니다. 곧 실사를 나온다고 합니다.

올해 사과농사는 아직 전정작업을 못하고 있습니다만 설 이후부터는 곧바로 시작할 것입니다. 아울러 이번 겨울 두번째 사과식초를 담기 위해 사과즙을 짜서 사과술 만드는 일도
한번 더 해야 할 것입니다. 겨울은 보통 농한기인데 이제는 농부도 그런 개념이 없어졌습니다. 아마 전통적인 농사만 지으면 지금 그냥 쉬는 시기가 맞는데 벌려놓은 일이 있으니 이런 것입니다.

현재 독일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활동하고 있는 둘째 아들 민이가 어서 하던 일을 마무리하고 이곳으로 와서 농사일을 같이 하기를 고대하고 있습니다. 민이는 홍천군에서 농업후계자 지정을 받았고 또 현재 본인이 하는 일과 겸해서 이곳에서 저와 농장일을 같이 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본인이 좋아하고 하고자 하는 일을 그만두면서까지 농사를 지으라고 할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주는 설 연휴가 끼어 있습니다. 설이 지나면 본격적인 봄이 시작됩니다.
이곳에 오시는 길벗 님들 늘 고맙습니다.
저는 양계도, 사과농사도 또 식초가공사업도 제 일의 중심은 늘 사람을 생각하는
것입니다. 즉 안전하고 맛있는 농산물과 식품을 생산하는 것이 제 농장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가치로운 일이라는 뜻입니다. 올 한 해도 몸이 허락하는 대로 열심히 지어보겠습니다.
작년에는 마지막 부사 사과 농사가 제 뜻대로 잘 되지 않았습니다.
올해는 다 잘 이루어지기를 바라면서 또 한 해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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