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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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엔...

  • 길벗
  • 2019-06-30 10: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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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 사는 라벨디자이너가 나의 의도를 잘 파악해서 만들어준 라벨 디자인. 품목보고번호가 빠져 추가로 작업해서 완성했는데 이 파일은 수정 직전의 것.


500ml 유리병에 라벨을 붙인 사과식초병 모습

7월엔... 드디어 사과식초 정식 출시!

\'내 고향 7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육사의 시가 제일 먼저 떠오르는 7월이 내일모레다. 그러나 내 고향 강원도에선 청포도 보기가 쉽지 않다. 나의 7월 풍경 이미지는 그저 뜨거운 한낮에 마루에 누워 뭉개구름이 앞산마루에 걸려 넘어가는 것을 오후내 지겹지도 않게 보다가 마당에 나서면 엄마가 가꾸는 손바닥만한 꽃밭에 백일홍이며 봉숭아, 채송화가 수줍은 듯 자태를 드러낼 뿐이다.

가끔 마당 한켠에서 수탉이 암탉을 부르는 소리만 들릴 뿐 적막강산 그 자체였던 어린 시절의 7월 풍경, 엄마도 문칸방에 세 사는 할머니도 모두 밭에 김 매러 나가고 어린 여동생은 동네 친구와 개울가로 나갔고 사방에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던 깊은 고요의 시간, 햇빛만 무량하게 쏟아지던 여름 오후. 오래 전 어린 시절 아무 걱정이 없던 그 때, 시간이 정지해 있던 것 같은 그 순간의 기억을 그리워하며 7월을 기다린다.

오늘은 아침부터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장마를 고대했건만 며칠 마른 장마 시늉이더니 오늘은 겨우 대지를 적실 듯 말 듯 한 비. 사과밭에 아직도 할 일이 많은데(풀을 깍거나 조금 남은 적과작업을 해야 한다) 비가 오니 하루 쉰다.

그저께 드디어 그간 후숙 중이던 사과식초를 500ml와 1000ml 병에 처음으로 담고 지난 주에 도착한 라벨을 붙여 사진을 찍었다. 아직 300ml 병 라벨은 디자인 진행 중이다. 그러니까 앞으로 300ml는 생협이나 마트, 혹은 특판(박람화 등)에만 내고 택배용 판매는 500ml와 1000ml 만 하려고 라벨 디자인을 조금 달리 하는 것이다.

사과식초를 조미료가 아닌 건강을 위한 식음료로 애용하는 이들의 주장을 보면 사과식초가 다른 어떤 식초보다 현대인의 대표적인 건강 질환들에 대해 효과가 탁월하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인터넷에 검색만 해보아도 관련 기사 및 연구결과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러다보니 마시는 식초음료, 사과식초도 시중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나로서는 재작년 연말 정식으로 조그만 사과식초 제조공장을 세우고 식품제조허가를 받아 작년 초부터 식초 제조를 시도했으나 작년 1년 동안 두 번의 제조 실패를 겪으며 지난 겨울 즉 올 초에 와서야 겨우 사과식초 제조에 성공, 그간 후숙을 해왔던 것이다. 그 과정에서 섭렵한 여러 국내외 책(아마존에서 구입하여 본 몇 권의 책이 결정적인 도움을 주었다)과 타인의 경험담, 나의 경험 그리고 결국 올 2월 일주일간 프랑스에 식초제조 과정을 보기 위해 다녀옴으로써 비록 2년이라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나의 사과식초 제조에 어떤 기준을 확립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제조과정에서 아직 부족한 나의 화학적 지식과 경험이 여전히 나를 당황하게 하는 때도 있지만 기본적인 줄기는 잡고 있다고 생각한다.

8월 1일~3일엔 코엑스에서 2019 서울발효식초대전 이라는 전시회가 열린다. 참가 신청을 했다. 지난 주에 식초병과 라벨이 도착했고 다음 주에는 박스가 입고될 예정이다. 그래서 그간 예고했던대로 후숙기간을 채우고 길벗사과식초를 7월부터 정식 시판을 한다.

내가 만든 식초는 발효과정에서 설탕을 쓰지 않은 것은 물론 단맛을 내기 위해서도 설탕이나 기타 첨가물을 섞지 않았다. 또한 정제수로 희석하지도 않았다. 오직 내가 재배한 길벗사과로 내가 직접 짠 사과즙 100% 원액으로만 식초를 만들었다.

시중에 단맛이 강한 마시는 사과식초가 범람하고 있고 또 가격도 싸게 매긴 것을 알고 있다. 그중 인기가 있다는 포천에 있는 한 곳은 며칠 전 마침 그곳에서 사과 관련 워크샵이 열려 직접 현장을 가서 보고 왔다. 사과식초가 왜그렇게 단맛이 강한지 값은 왜 싼지 잘 살펴보고 올 수 있었다.

앞으로 나도 계속 식초에 대해 더많은 공부를 해야겠지만 소비자들도 가짜가 판을 치기쉬운 요즘 먹거리 시장에서 내용을 잘 살펴보는 혜안이 필요한 시대인 것 같다.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그대로 옮겨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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