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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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사과 홍로 수확이 다가옵니다

  • 길벗
  • 2018-08-24 10: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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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야리 홍로 사과밭 며칠 전에 찍은 사진입니다


위 같은 곳입니다. 색이 들고 있습니다

오늘(8월 24일) 태풍 솔릭이 한반도를 지나가고 있습니다.
예상과 달리 큰 피해를 주지는 않는 듯 하고 낮에 강릉을 빠져 나갈 것이라고 합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 저희 농장은 새벽부터 비가 질금거리다 이제는 제법 큰 빗줄기를 긋고 있습니다만 우려했던 강풍은 없습니다.

그 뜨겁던 여름을 뒤로 하고 이제 때가 되어 어김없이 사과(홍로)에 색이 들고 있습니다. 다만 올여름 너무 더워서 예상보다 조금 일찍 색이 들고 있고 더 큰 문제는 폭염으로 인해 사과 비대가 영향을 받아 평균적으로 큰 사과가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더구나 봄에 냉해 피해 때문에 사과 표피가 거칠어지는 동녹현상까지 있고 보면 올해 과수 농가는 품목을 가릴 것 없이 재앙에 가까운 해였다고 하겠습니다.
그나마 우리 농장은 남쪽지방 사과농가보다는 아주 양호한 편인 것 같고 또 우리 과원에는 관정의 물이 풍부해서 어떤 가뭄이 와도 물 부족은 겪지 않으니 천만다행이라고 하겠습니다.

아마 9월 초순부터 수확을 시작할 것 같습니다. 가격은 작년과 같은 가격을 매기려고 합니다. 어느 선배는 사과 주문을 전화로 미리 하면서 올해 같은 해 가격을 올려 재미를 좀 보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서로 한참 웃었습니다. 그러나 그럴 생각도 능력도 저에게는 없습니다.

매년 같은 값을 받아서 저와 가족, 그리고 이 농장이 유지될 수 있다면 그것 이상 행복한 일은 없을 것입니다. 농사로 돈을 축적한다는 생각은 귀농 처음부터 해본 적이 없고 실제 와서 겪어보아도 1차 산업으로 자본이 축적되지 않음을, 될 수 없음을 확인한 지난 17년이었습니다. 그래서 먹고만 살 수 있으면 행복하다고 생각합니다.

제 농사법은 달라진 게 없습니다. 껍질째 먹는 사과, 이 모토를 지키기 위해 또 안전하고 맛있는 사과를 만드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어떤 영양제 장사꾼이 와서 유혹을 해도 제가 하는 농사 내용은 매년 거의 변동이 없습니다. 아주 기본적인 농작업만 하는 것, 투입 비용을 줄이는 것, 대박을 바라지 않는 것이 저의 농사에 대한 생각입니다.

매년 아주 못난이 사과는 따로 큰 고무통에 담아 1년간 사과액을 내립니다. 이 액비를 관수할 때 같이 주고 또 매년 깻묵액비를 주고 그외 미량요소비료를 조금 주는 것 외에는 아주 기본적인 농약 방제(연7~8회)만 하는 것입니다. 겨울이 오기 직전에는 작년에 이웃 농가에서 구입한 소똥에 참나무수피를 섞어 그간 1년 이상 발효시킨 거름을 내는 것. 이런 농사법을 이제까지 고수해왔고 또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태풍이 물러가고 비가 그치면 이제 수확을 위한 이런저런 준비작업을 해야 합니다. 늘 하던대로 올해도 했으니 사과맛도 변합이 없겠지요. 수확 직전에 몇 개 따서 주변 지인들과 시식을 좀 해야겠습니다.

조만간 사과 판매 공고를 올리겠습니다. 여기 오시는 모든 길벗님들에게 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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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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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강원 2018-08-30
    글을 읽으면서 참 따뜻한 감정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저역시도 막연한 귀농을 꿈꾸고 있는 직장인 이지만 생각에만 그치고 있을 따름인지라 사장님의 힘든고충은 차지하고서라도 부러울 따름 입니다
    맜있는 사과 맛볼수 있어서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 길벗 2018-08-30
    말씀 감사드립니다. 귀농의 꿈이 이루어지시길 빕니다.
    사과 주문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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