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사는 추석 홍로와 달리 사과난좌를 사용하지 않고 일일이 하나씩 그물망으로 사과를 싸서 보냅니다.
박스 작업 시간이 두배 이상 걸립니다

선별작업을 하면서 올해 사과색이 좋지 않아 제 마음이 영 씁쓸합니다...
오늘(11월 6일)부터 내일까지 현재까지 주문 들어온 것은
모두 보냅니다. 혹 일부 누락된 것은 수요일까지 배송을 마칠 것입니다.
그러면 나머지 사과는 모두 저온저장고에 입고하게 되고
이로써 올해 사과농사는 일단 끝이 납니다.
물론 땅이 얼기 전 11월에 사과밭에 거름을 주어야 하고
올겨울엔 고라니와 멧돼지 피해를 막기 위해 과원 주변에
그물망을 쳐야 합니다.
쉽지 않은 작업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만 매년 겨울 고라니가
사과나무 꽃눈과 가지를 꺽어먹는 피해가 날로 심해져서
지난 몇 년 간 그냥 보아두고 왔으나 이제는 어쩌는 수가 없습니다.
지난 주 수확할 때부터 일손 구하기가 올해 너무 어려워서
안사람이 수확작업에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마을 아주머니들이 모두 인삼 밭에 수확이나 새로 심는 밭으로
몰려갔기 때문입니다. 갈수록 농촌의 일손 구하기는 어려워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나마 오늘은 서울서 처제 내외와 또 내면에 사는 이웃 기솔네 부부가 와서
손을 보태어 다행이었습니다. 정말 바쁘고 어쩔 수 없을 땐 또 이웃에 사는
박 선생 부부가 와서 마치 급시우 송강처럼 일을 해주고 갑니다.
고맙고 그러나 미안하기도 하고 앞으로의 농사가 걱정이 됩니다.
올해는 사과색이 심하게 좋지 않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으나 일단은 저의 실수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내년에는 올해의 실패를 거울 삼아 다시 심기일전 해야겠습니다.
그나마 색은 미흡해도 맛이 나쁘지는 않다고들 하니 위안을 삼아 봅니다.
그래도 농사꾼인 제 마음이 아주 편치않음은 어쩔 수 없습니다.
가을이 깊어갑니다.
갑작스레 시작한 유정란 사업(내년 4월부터 과수원에 풀어놓고 키우는 산란계 암닭에서
계란이 매일 200여 개 정도 나올 것입니다)으로 병아리 350마리를 키우고 있습니다.
하루에도 대여섯번씩 들여다보고 사료와 곡물, 풀을 먹이고 있습니다.
사과일이 끝나는대로 육추상자에서 계사로 이사를 시킬 것입니다.
추운 강원도 겨울을 무사히 넘기고 봄에 이 닭들이 건강히 제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10월에 주문하시고 오랫동안 기다려주신 길벗 님들께 다시한번 고마움의
인사를 드립니다. 혹 좀 미흡한 점이 있더라도 깊이 혜량해주시기를 고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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