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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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사과 <홍로> 품절입니다

  • 길벗
  • 2015-09-21 06: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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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말에 공지를 낸 이후 어제까지 모든 택배와 배달을 마쳤습니다.
올해는 작년보다 수확량이 두배 가까이 많아 걱정을 좀 했었는데 생각지도 않게
많은 주문이 몰려 오히려 일찍 수월하게 일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추석 사과인 홍로 품종에 대해서 올해 많은 공부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수확한 과일을 과수원에서 직거래로 전량 판매하는 것에 대해서도 올해 많은 생각과 공부를 하였습니다.

가까이 지내는 선배와 후배(협동조합과 비영리 기관에 대해 공부하고 강의하는 분들)의 여러 좋은 말씀과 충고도 올해 현장에서 적용해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마케팅을 논하고 전략을 논하기 전에 저는 오래 전부터, 그러니까 귀농하는 그때부터 이미 단 하나의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그것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얼마 전에 제 페이스북에도 링크를 걸었지만 손혜원이라는 광고 전문가가 한 말, \"시간이 지나면 다 들통나기 때문에 진심으로 소비자를 위한 걸 해야 한다. 진심밖에는 안 통한다\"

제 농사의 원칙이고 바탕입니다. 젊어서 이리저리 여러 직업을 옮기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일을 해보았지만 결국 정직, 진심이 아니면 일이 되지 않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농사 역시 사람들을 위해 일하는 것이고보면 사회 속에서 사람과 부딪는 일을 하건 땅 위에 엎드려 일을 하건 원리는 매한가지임을 알 수 있습니다.

위에서 제가 올해 홍로라는 사과 품종에 대해 그 어느 해보다도 많이 공부를 했노라고 했습니다. 사람들(사과농사 농부)이 얘기합니다. 국내에서 육종되어 이제는 추석사과로 확실히 자리매김한 이 홍로라는 사과에 대해 재배가 아주 까다로운 품종이고 또 모양도 울통불퉁하고 색깔내기도 어려운 품종이라고.

같은 품종이고 같은 지역에서 나온 사과인데도 맛은 또 왜그리 다른지, 올해도 많은 경험을 했습니다. 이웃 사과농부의 홍로가 다 맛과 식감이 다른 것을 여러 해 경험하고 결국 땅 만들기가 가장 중요하고 매해 다른 기상과 여건에 어떻게 지혜롭게 대처하느냐 하는 기술의 문제가 관건이라는 생각을 또 했습니다.

어릴 때부터 농사에 관심이 많던 큰 애가 결국 다니던 법대(한동대)를 그만두고 올초 농대로 편입을 하여 갔습니다. 농대에 진학하고픈 아이를 설득해 법대에 진학시켰는데 제대하고 복학하고서도 결국 농업에 대한 꿈을 버리지 못하고 다시 편입을 해서 농대(충남대)로 갔습니다. 제 생각은 농업을 못하게 한 것이 아니라 대학에서는 인문사회과학을 전공하고 나중에 얼마든지 농사는 지을 수 있다고 하는 생각이었는데 아들은 농업에 관한 공부 자체를 하고 싶은 마음이 컸었나 봅니다. 물론 앞으로 어떤 길을 걸어나가게 될 것인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다만 올해 제가 이제는 규모가 제법 커진 사과농사에 너무 힘이 들어 어서 졸업하고 함께 농사를 지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것은 변하고(만물유전) 바뀌지만 사람이 먹어야 사는 존재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는 것 같습니다. 어떤 것을 먹을 것인지, 또 어떤 먹을거리를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도 변치 않는 것 같습니다.

부족한 저희 길벗사과를 찾아주는 모든 길벗 님들에게 올해도 감사드리고
우일신하는 농부, 그렇지만 변함없는 농사를 이어가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큰 명절을 앞두고 모든 분들이 넉넉한 한가위 맞으시기를 이곳에서 인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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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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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병규 2015-09-24
    아드님이 제가 사는 곳 근처에서 공부하시네요.
    대전 노은동입니다.
    근처에 혹여 오시면 연락주세요. 함 뵙게요. 김병규 고유경 드림
  • 길벗 2015-10-01
    후배님, 말씀 감사드리고 연말 쯤 대전에 아들 보러 가게 될 것 같습니다. 미리 전화드리고 가게되면 함 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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