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이야기

농사이야기

2009년 <추석 사과> 주문받습니다

  • 길벗
  • 2009-08-28 20:12:26
  • hit1539
  • 112.167.2.55

<내년 농사에 쓰일 거름 마련. 원래는 이른 봄에 해야 하는 데 올해는 좀 늦었다. 지난 6월 중순 브로콜리 수확을 거의 마쳐갈 무렵 참나무 수피 18톤을 차 두대에 나눠서 받았다. 옆에 비닐을 덮어놓은 것은 우분. 며칠 뒤에 우분과 수피를 포크레인을 불러 잘 뒤섞어 놓았다>


<8월 24일 \'홍천사과연구회\' 회원 열 서너 분을 이끌고 충주에 있는 사과 선도 농가에 견학을 다녀왔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앞서가는 분들의 노력과 열정은 참으로 놀랍기만 하다>

예년보다 조금 빨리 착색이 되고 있습니다.
9월 10일 경부터 수확을 할 듯 싶습니다.

<주문장>을 열어 놓았습니다.

그리고 올해는 난좌(사과를 놓는 바닥재)를 사용하지 않고 \'배\'나 \'복숭아\'에 사용하는
망(하얗거나 붉은색)을 사용하여 사과를 박스에 넣으려고 합니다.
난좌보다는 택배시 조금 더 안전하다고 합니다.

그동안 농사 소식과 생활 이야기를 오랫동안 올리지 못했습니다.
글은 쓰지 못했지만 귀농 이후 그 어느 해보다 더 바쁘고
고달프게 일을 한 것 같습니다. 덕분에 여름에 몸무게가 5kg 가량 빠졌습니다.

몸도 고되고 일도 힘들었지만 정신적으로도 많이 어려웠던 여름이었습니다.
그저 올 한 해가 무사히 넘어 가기만을 바라고 있습니다.

어느새 밤이면 선선하고 귀뛰라미 울음 소리가 지천인 가을의 문턱입니다.
이곳 홍천 서석 저희 과원이 있는 골짜기는 기온이 더 낮은 건지 밤이면
창문을 모두 닫아야 합니다.

지난 주에 이틀 동안 김장배추 8천 포기를 심었습니다.
비닐을 씌우지 않고 배추를 키우면 더 맛있고 고소하다고 해서
트랙터로 골을 만들고 그냥 심었습니다. 그래서 다음 주에는 안사람과
배추밭 김을 매줘야 할 것 같습니다. 한번만 매면 된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입니다.

단호박은 미니 단호박인 보우짱과 일반 단호박인 구리지망 두 품종을 지난 7월 초에
심었는데 브로콜리 심었던 곳에 다시 심은 탓에 초세가 약해 올해 단호박 농사는
기대에 못미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올해 단호박 파이프에 5백만 원이라는 거금(?)을
투자했던 터라 아마도 투자비 회수에도 허덕거릴 것 같습니다.

단호박은 10월 초순 경에, 김장배추는 10월 말부터 수확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절임배추로 해서 팔아보자는 게 안사람 생각이긴 한데 그 많은 것이
다 주문이 들어올런지는 기약이 없습니다.

봄 농사인 브로콜리는 지난 6월 중순에 수확을 해서 저온 저장고에 넣었다가
8월 중순까지 모두 팔았습니다. 브로콜리와 단호박, 배추는 모두 무농약 인증을
받은 품목들인데 브로콜리는 한살림과 강원 유기농 연합, 그리고 친환경농산물 유통을
하는 청우라는 곳 모두 세 곳에 납품을 하였습니다.

사과 주문 공지를 올리는 글을 쓰다가 간략하게 올해 농사 과정을 써보았습니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까 상당히 많은 농사를 지은 올 한 해 같은데 하긴 그 덕분에
주업인 사과가 마음과는 다르게 뒷전으로 밀린 감이 있습니다.

아무튼 올 한 해, 아직도 수확 마무리 하려면 많이 지나야 하지만 반성할 게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실수도 많았고, 또 아직도 몰라서 헤매는 사정도 있었고
알면서도 미처 손이 못가서 때를 놓친 것도 하나 둘이 아니었고.....

몸이 둘이었다면, 아니 손이 네 개 였다면 하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그러면서도 벌써 내년 농사 걱정과 계획을 머리 속에 가끔씩 그려 봅니다.
농사, 지을수록 참 어렵다는 생각, 끝이 없다는 생각을 한 한 해였던 것 같습니다.

올 여름 허전했던 마음을 찬바람에 묻어버리고 조금씩 소식을 올리겠습니다.

지난 몇 달 아무런 글도 올리지 않는 텅 빈 홈피를 그래도 매일 다녀가주신
여러 길벗 님들에게 이 자리에서나마 고마운 말씀을 올립니다.
게시글 공유 URL복사
댓글[4]

열기 닫기

  • 백인선 2009-09-05
    특히 힘들고 어려운 올해를 그래도 길벗사과로 마무리하며 위로를 받고 싶다. 길벗사과 맛있다고 하시던 엄마도 이젠 내 옆에 안 계시지만 우리 애들, 조카랑 같이 잘 먹을게. 과로하지 말고 건강 유의하고, 한 해가 가도록 한 두 번 만나기도 힘든 동창들 이번 겨울엔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 길벗 2009-09-05
    인선아, 본지 오래된 것 같다. 나도 올 연말에는 망년회에 꼭 참석하려고 한다. 나이 들어 가면서 얼굴이나 보고 살았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과로하지 말라는 말씀, 새겨들을께. 너도 건강하길.
  • 백인선 2009-09-09
    입금이 너무 늦어서 미안해. 배송 잘 부탁해.
  • 이정은 2009-09-20
    길종각씨, 너무 힘드시죠? 전화도 못드리고 정말 죄송해요.
    농사는 끝도 없고 힘만 죽어라 들고, 결과도 만족스럽지 못하고,
    왜 그렇게 힘든 길을 택하셨는지,,
    새삼스레 안타깝고 속상하네요.
    건강 조심하시고 너무 힘들게 일하지 마세요.
    없던 병도 생기겠어요..
    언제쯤 사과 받을 수 있을까요?(이런거 묻기도 죄송스럽네요)
댓글작성

열기 닫기

댓글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