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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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동네 브로콜리 농사 구경

  • 길벗
  • 2008-02-20 06:5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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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 1천 평에 만 5천 주 브로콜리 모종을 심었습니다


브로콜리는 추위에 강한 편이어서 이렇게 일찍 심어도 잘 자란다고 합니다

늦겨울 추위가 계속되는 요즘이지만 일부 농사는 벌써 본격적인 일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올해 와야리 임대한 밭에 브로콜리와 단호박을 이어 지으려고 계획하고 있는
저로서는 그래서 일찍 브로콜리 농사를 시작하는 이웃 동네에 어제 안사람과
실습 겸 예행연습 할 겸 일손을 보태러 다녀왔습니다.  

작년에 무농약 인증을 받아 단호박 농사를 짓고 보니 단모작(일년에 한번 짓는 것)으로는
수익을 내기 어려워 올해부터는 어떻게든지 두 그루(이모작) 농사를 지어야겠다고
다짐했던 터입니다. 그래서 브로콜리를 점찍어 두고 있었는데 마침 이곳 서석에
몇년째 브로콜리 농사를 짓는 이가 있다고 해서 어제 갔다온 것입니다.

시골은 참 좁습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인간 관계가 그렇다는 것입니다. 우선 사람수가
몇 안되어 그런 것도 있고, 또 예전부터 서로 친족으로 묶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어제 갔다온 김학천 씨네도 우리 동네 이장님 막내 동서였습니다.
가보니 이곳 서석에 사는 큰 동서, 둘째 동서가 모두 와서 일을 도와주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서로 품앗이를 하면서 농사를 짓는 것이 우리네 오랜 전통이었습니다.
꼭 인척일 필요도 없이 이웃이 서로 돌아가면서 농사를 지었던 것인데, 요즘은 이런
아름다운 전통이 거의 사라지고 제각기 농기계를 다 구입해서는 각자 농사를 짓고
있는 형편입니다. 일손이 필요하면 읍내에 전문 인력시장을 통해 아주머니들을
소개받아 일을 합니다.

이곳에 온 첫 해와 그 다음 해에 철민네 집에서 오이 모종 심는 일을 도와준 것
빼고는 이후에는 우리집은 사과 농사를 지으니 매년 모종을 심는 일은 그간
없었습니다. 그러다 작년 여름에 단호박 모종을 2천 주 가량 현이 친구들과
심었고, 어제 대여섯명의 아주머니들과 종일 브로콜리 모종 1만 5천 주를
심었습니다. 겨우내 일을 안해 몸도 굳어 있었고 또 쪼그리고 앉아서 하는 일이라
몸이 좀 고되긴 했습니다. 일 자체는 힘든 일이 아닌데 쪼그리고 앉아서 하는 일은
사실 남자들에겐 잘 맞지 않는 일 같습니다.

이렇게 일찍 브로콜리를 심으면 5월 초중순에 수확이 된다고 합니다. 아직 이곳
서석은 밤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기 때문에 밤에는 다시 이중 비닐을 덮어두고
낮에는 열어주고 하는 일을 한동안 해야 한다고 합니다.

이 브로콜리 모종은 전문 육묘회사에 주문해서 가져온 것인데 마침 이곳 서석에도
작년에 육묘장이 생겨서 그전보다는 편해졌습니다. 저도 며칠 전 주문을 해놓았습니다.
저희집은 노지에 심는 것이라 4월 초에 밭에 정식을 하고 수확은 6월 초순부터 하려고
합니다. 중순까지 수확을 마치면 7월 초에 단호박을 그 자리에 이어서 심을 계획입니다.
저는 모종 2만 주를 신청했는데 심을 때는 아마 아주머니 열 분 정도를 인력시장에
부탁해야 할 것 같습니다.

요즘 저는 사과나무 전정을 가끔씩 합니다. 가끔 한다는 말은 쉬엄쉬엄 하는 것인데
작년 9월에 이미 대부분의 전정을 마쳤기 때문에 요즘은 잔손질만 하는 것입니다.
작년에 해거리가 와서 수확이 없었던 덕분에 사과나무가 많이 웃자랐습니다.
그래서 나무 수세를 떨어뜨리느라고 그리 했던 것입니다.

땅이 풀리면 저도 브로콜리 밭을 트랙터로 갈아야 하고 곧바로 비닐을 씌워야 하기 때문에
올 3월은 바쁠 것 같습니다. 또 3월에는 사과밭에 동계 약제(기계 유유제와 석회유황합제)를
살포해야 합니다. 이것은 친환경 농사를 위해 반드시 해야 하는 것으로 상주에 사시는
제 사과 선생님인 김칠성 회장님 말마따나 겨울방제가 한 해 사과농사의 성패를
가름합니다. 물론 작년 3월에도 저는 방제를 했습니다만 작년엔 다른 이유로 실농을
하였던 것이지요.

오늘은 매일 타고 다니는 스타렉스(6인승 밴)를 손보러 원주엘 다녀오려고 합니다.
4년만에 17만 킬로미터를 훌쩍 넘게 탔을 만큼 장거리를 많이 뛴 놈이라 요즘 들어
갑자기 소음이 커졌습니다. 단골로 가는 홍천 읍내 카센타에 가니 미션을 교환하라고
하고, 전화로 춘천의 미션 전문 카센타에 전화하니 미션 문제가 아니라 삼발이 디스크만
교환하면 된다고 합니다. 그러던 차에 남의 일 도와주기를 자기 일처럼 좋아하시는
우리 교회 손 집사님이 원주에 차 잘 보는 아는 카센타가 있으니 나오라고 하셔서
오늘 가보려고 합니다.

왠만하면 아주 망가질 때까지 그냥 타는 것이 경제 사정 어려운 농부의 형편인데
엊그제 서석 시내 입구에서 난 끔찍한 사고를 목격하고는 그만 서둘러 오늘 손보러
가기로 했습니다. 거름을 잔뜩 싣고 가던 1톤 트럭이 그만 주행 중에 차축이 부러져서
차가 중앙선을 넘어갔고 마침 달려오던 봉고차와 정면 충돌을 한 모양이었습니다.

이런 사고는 운전자가 어떻게 손을 쓸 수가 없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사고를 낸
운전자도 그렇고 억울하기 이를데 없는 맞은 편 차 운전자에게도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서 차 정비는 이상한 조짐이 보일 때 곧바로 미리미리
하는 것이 엄청난 일을 예방하는 지름길이라고 보고 마음을 고쳐 먹었습니다.

어제까지 저희 집 기온은 매일 아침 영하 13도에서 15도 사이였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은 영하 2도를 가리키고 있네요. 날이 하루 사이에 포근해졌습니다.
이맘 때가 되면 겨울도 좀 지겨운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봄 마중하는 마음이 더
커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앞산과 저희 집 올라오는 길의 허연 눈은 아직 한겨울임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또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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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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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밤톨 2008-02-20
    열심한 친구의모습을 볼수 있어서 나태해지려는 나를 채찍질할수 있는 시간이 되었네요 올한해도 건강하고 대풍이루시길 기도드립니다.
  • 길벗 2008-02-21
    밤톨 님, 새해 건강하시고 사업도 잘 되시기를 바랍니다. 농부들은 그래도 겨우내 좀 쉴 수 있는데 도시에 살면 쉴 틈이 사실 별로 없지요. 바쁜 가운데서도 늘 여유가 깃든 생활이기를 기원합니다. 소식 감사합니다.
  • 김진웅 2008-02-24
    오랫만이구려. 오늘 여기 함안 길벗농원엔 장이나 담글요량. 브로콜리도 무농약으로 할 것인지..? 집에 노지에 심어보니 벌레가 장난이 아니던데..두 고랑 심어서 모두 벌레에게 헌사했으니..돈 벌려면 마음 다잡아야 될거요. 그리고 앉아서 할 때 엉덩이 부치는 기구 있잖아요? 작년에 철물점에서 사서 아주 요긴하게 쓰고 있는데..앉아 심는 아주머니 엉덩이에 그게 안뵈네..
  • 길벗 2008-02-24
    형, 간만에 오셨네요. 별고 없으시죠? 브로콜리도 당근 무농약.... 작년에 단호박 지었던 밭에 심는 겁니다. 브로콜리는 4월에 심어 6월에 수확하고, 7월에 단호박 심어 10월에 수확하는 이모작 계획입니다. 4월-6월 사이는 이곳에서는 한두번 정도 살충제 쳐야 하는데 요즘 진삼이, 응삼이라고 유기농 자재로 인증된 충제가 있답니다. 여름 브로콜리는 형님 말대로 충에게 헌납..... 그리고 아주머니 엉덩이에 차고 다니는 거는 김 맬때 주로 쓰지요. 모 심을 때는 그거 깔고 다니면서 할 수가 없어요. 속도가 워낙 빠르니까요... 그날 종일 심고 나서 집에 오니 밤에 좀 힘들었습니다. 형님도 이제 슬슬 바빠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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