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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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동 준비

  • 길벗
  • 2007-10-22 19:3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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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야리에 심은 김장 배추가 거의 다 자랐다. 일절 약을 치지 않았더니 일부 병이 와서 수확량이 줄어들 것 같다


건초 쌓을 파레트 준비

이제 홍로 사과나무는 전정을 끝냈고 오늘 아침부터는 조생종 부사 나무 전정을 시작했습니다. 지난 토요일(20일)에는 아침에 살얼음이 얼었고 기온은 영하 3도였습니다.
갑자기 추워진 탓에 현재 후숙 중인 단호박을 보온 덮개로 덮어 놓았는데 농진청 교육 자료를 보니 호박은 영상 10도 내외에서 보관을 해야 한다고  해서 며칠 뒤에는 난방이 되는
방으로 옮겨 놓으려고 합니다. 단호박은 11월부터 홈페이지에서 판매를 해보려고 하는데
그때 따로 글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어제 오늘은 우공들 일년 건초와 우사 바닥에 깔아줄 왕겨를 받아 쌓았습니다.
이제까지는 농장 입구 빈터에 두 곳으로 나누어 쌓아 놓았는데 이를 매번 트럭으로
우사까지 옮겨야 하니 일년내내 고생이었습니다.

그래서 어제 포크레인으로 우사 옆에 터를 닦아 놓았고 그동안 서울 다녀올 때 마다
스타렉스 화물칸에 몇 개씩 사온 파레트를 깔아 오늘 건초를 한 차 받았습니다.

소는 되새김질을 하는 동물이라 반드시 풀을 먹어야 하는데 생풀이 없는 겨울에는
이렇게 건초를 먹습니다. 물론 요즘은 옛날처럼 꼴을 베어다 먹이지 않으니 일년
사계절 내내 건초를 먹습니다. 물론 우리네 볏짚이 대표적입니다.

저도 몇년 동안은 가을에 볏짚을 몇 차씩 받아 쌓아놓고 소에게 먹였습니다만,
작년부터는 수입 건초를 먹입니다. 국산 볏짚을 두고 굳이 비싼 수입 건초를
먹이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국산 볏짚은 볏짚 장사들에게 구입을 하는데 이제까지 몇 년 동안  한 번도
양심적인 볏짚을 받아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무슨 얘기인가 하면 볏짚 한 단의
무게가 다 제각각이고(양을 줄이기 위해 볏짚단을 묶을 때 허술하게 묶는 것입니다),
거의 모든 볏짚에서 예외없이 흙으로 범벅이 된 볏짚이 꽤 나옵니다.

결국 볏짚 가격이 수입 건초에 비해 조금 싸다고 하지만 결국은 싼 게 아닙니다.
왜냐하면 수입 건초는 상태가 아주 좋기 때문입니다. 또한 무게를 정확히 계량해서
팔기 때문에 속을 일도 없습니다. 그래서 작년부터는 몇 십만 원 더주고 아예
수입 건초를 사다 먹입니다.

그나저나 볏짚이건 수입 건초건 간에 이거 받는 날은 단단히 중노동을 해야 합니다.
5톤 장축 트럭에 한 차 실려오는 데 건초 무게가 9톤 내외입니다. 한 단이 평균 30kg 정도
하는데 오늘은 총 320단이 왔더군요. 저는 소가 몇 마리 되지 않아 대개 9톤 정도면
일 년 먹이는데 부족한 경우에는 추가로 조금 더 구입합니다.

아무튼 트럭 기사는 그저 운반만 해주는 사람이고 내리고 쌓는 일은 모두 주문자가
해야 합니다. 그래서 소를 많이 키우는 농장은 큰 트랙터나 지게차가 있게 마련인데
저야 이 모두가 다 없으니 몸으로 해야 합니다. 다행히 포크레인이 있어 내릴 때는
밀어서 땅바닥에 떨어뜨려 놓습니다. 그러면 트럭은 인수증을 받고 떠나고 이제부터
제가 일일이 한 단씩 쌓아야 하는 것입니다.

오늘은 점심 먹는데 건초 트럭이 들이 닥치는 바람에 점심도 거른 채 오후 5시까지
건초 쌓는데 매달렸습니다. 작년만 해도 좀 할만 하다 했는데 오늘은 이상하게도
몸이 영 무거웠습니다. 아무렇게나 널부러져 있는 산만한 건초더미를 헤치고
한 단씩 파레트 위에 쌓기 시작하는 데, 소농의 비애을 온 몸으로 느끼면서
흐느적거리며 총 320개를 차곡차곡 다 쌓긴 했습니다.

온 몸이 땀으로 흥건하고 숨소리는 거친데 안사람이 물 주전자 가지고 내려와서는
\'육체 노동이 좋다매?\' 하며 한 마디 거들고 올라갑니다. 제가 평소에 사람이
머리로 살지 말고 육체로 힘을 쓰며 사는 단순한 삶이 좋은 거라고 지껄인 것을(잘난체 한 것을) 이렇게 한 방 먹이는 겁니다.

건초를 쌓고 있는데 내일 온다던 왕겨 차도 5톤 가득 왕겨 포대를 싣고 또 올라왔습니다.
왕겨도 한 포대에 약 30kg 정도 하는데 백 개만 신청했으니 이건 별 거 아닙니다.
다 쌓고 나서 천막을 덮고, 그 위에 다시 비닐을 씌워 비 맞지 않게 잘 마무리를
했습니다.  

그러고보니 오늘은 제가 세계 역도 챔피언인 장미란 선수 못지 않은 날입니다.
오후에 무려 9톤을 들었다 놨으니 말입니다. 개당 30kg인 건초 단 320개를 일일이
들어서 옮겨 쌓았으니......

김장 배추가 일부 병이 와서 포기가 작고 이파리가 쪼그라 들은 것이 좀 있습니다.
다음 주에는 수확을 할까 합니다.

오늘은 몸이 고되니 좀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겠습니다.
우리 길벗님들도 편안한 밤, 꿈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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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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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진웅 2007-10-23
    ㅎㅎ 욕보셨네. 아래 남도 길벗농원도 이웃집에서 그저 주는 짚 걷어 감나무 밑에 깔고, 다른 밭 곡식에 사용하기 위해 짚가리를 쌓고 있지요. 거진 단감 수확이 끝나가는데 총 수확량이 관행농 20% 수준이 된듯. 잘 살아보세 ㅎㅎ
  • 길벗 2007-10-23
    진웅 형, 유기농 감 농사가 일은 힘들고 수확은 거의 없고, 그렇지요?
    아무튼 형님의 기운이 들어간 감 매일 밤마다 한 알씩 잘 먹고 있습니다.
    어제 볏짚 쌓을 때 형의 기운도 함께 보태져서 제가 일을 다 마친 것 같습니다.
    정말이지 잘 살아봅시다.
  • 김칠성 2007-10-24
    전지가 끝난 과원은 내년 과수 결실을 위해 수정에 필요한 붕산 엽면시비가 필요합니다.
    물 500L+ 액상 칼슘 2봉 +붕산 500g을 수세가 약하면 요소 엽면시비를 함께 하셔도 됩니다
  • 김칠성 2007-10-24
    사과나무 잎이 상태가 어떤지 볼 수 있게 사진을 좀 올려 주시면 좋겠습니다.
    금년도는 일조부족으로 인해 나무들이 심한 영양 결핍 상태입니다.
    우리 과원은 내년에 펴야 될 꽃이 지금 피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내년 전정을 지금 거의 마무리한 상태 입니다.
    아울러 붕산과 요소 인칼 농축배양으로 엽면시비도 했고
    수확 후는 아미노산 액비를 한두차례 할 예정입니다.
  • 길벗 2007-10-24
    회장님, 홍로는 전지를 다 끝냈고, 이제 조생종 부사를 반쯤 했습니다.
    이파리는 아직 녹색이고 제가 보기엔 올해 해거리를 해서 그런지 영양이 넘쳐나는 것
    같습니다. 특히 조생종 부사는 접목혹이 묻혀서 그렇겠지만 수세가 아주 강한데
    지난 6월말에 스코어링을 해서 그런지 꽃눈이 제법 왔습니다.
    다만 너무 우거져서 요즘 복잡한 가지를 훤하게 솎음 전정하고 있는데
    그 덕분에 꽃눈도 많이 잘려나가서 혹 이것이 또 내년에 영양생장의 빌미를 주는 것은
    아닐까 염려도 해봅니다. 따로 전화 드려 여쭙도록 하겠습니다.
    제 농사를 늘 걱정해주시고 보살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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