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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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 작업을 마치고...

  • 길벗
  • 2007-03-17 21:2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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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 잘라냈던 나무를 캐고 다시 묘목을 심을 구덩이를 만들었다


포크레인이 없으면 작업할 엄두도 내지 못할 것이다

오늘(3월 17일) 사과나무 전정 작업을 겨우 마쳤다. 몇주 되지도 않는 조그만
사과원을 두고 하루 놀고, 하루 쉬고 하면서 작업을 한 끝에 말이다.

어제는 철민 아빠와 둘이 멀리 김천과 영주를 다녀왔다. 우리집 트럭은 91년 식이라
이제 장거리를 뛰기엔 조금 무리다. 하여 철민 아빠 트럭을 빌려서 다녀오려고
한 것인데 보험 문제로 어쩔 수 없이 철민 아빠가 내내 운전을 하면서
동행을 한 것이다.

아침에 떠나 저녁에 돌아왔다. 중앙고속도로 --> 영동고속도로 --> 중부내륙고속도로
--> 경부고속도로를 지나 김천에 갔다가 다시 상주를 거쳐 영주로 해서 홍천으로
돌아온 것이다.

오늘 오전에 묘목 가식을 했다. 이제 지난 겨울에 잘라낸 나무를 캐고 구덩이를
다시 파서 이번에 사온 묘목을 심어야 한다. 이 묘목에서 사과를 따려면 앞으로
만 3년이 걸릴 것이다.

내일부터는 묘목 심기에 들어가야 한다. 언제나 마칠런지. 몇주 되지는 않지만
나와 안사람 둘이서만 해야 하니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

요즘 사과 묘목 값이 천정부지이다. 몇년째 계속되는 현상이다. 그래서 사과농사꾼들
사이에서는 몇년 뒤엔 사과값이 폭락할 것이라는 예상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그러면서 각 과수 마다의 식재 면적, 또는 면적의 변동 추이가 실증적으로
제시되면서 이러한 설을 더욱 실감나게 하고 있다.

사실 그간 제주 감귤의 가격 폭락으로 말미암은 제주 감귤농가의 고통은 익히
들어온 바였다. 한두해 그런 것이 아니고 꽤 오랜 기간 감귤의 저가 행진은
계속된 것으로 기억한다. 올겨울에는 감귤 가격이 꽤나 오른 편이었던 것 같다.

내가 이런 문제에 대해 전문가는 아니지만 그간 감귤 가격의 폭락은
한마디로 과잉 생산 때문이었던 것으로 짐작한다. 옛날에 감귤 농사꾼은
자식 대학 보내기에 부족함이 없는 고소득 농가에 속했는데(그래서 밀감
나무를 대학 나무라고 했다던가) 그러다보니 너도나도 뛰어들어 결국
과잉생산으로 이어진 것이 자기 발목을 잡은 셈이 되고 만 것이다.

그간 제주도의 행정기관과 농민들은 감귤나무를 스스로 베어내고 또 품질도
올리는 등 나름대로의 자구책을 많이 강구해온 것으로 안다. 그 덕분인지
지난 겨울부터는 다시 감귤 값이 올라간 것이다. 결국 그간 폐원을 하고 나무를
많이 베어낸 탓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공급 물량의 적정한 수준이 감귤 가격을
상승시킨 것이다.

이제는 사과 차례인가? 수치를 보면 분명 머지않아 사과 과잉 생산 시대가
올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배 값이 사과보다 한참 싼 것 역시 배 생산량이 소비에
비해서 많기 때문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그래서인지 배는 요몇년 사이 재배 면적이
꾸준히 줄고 있다.

사과 가격이 몇년째 너무 좋다보니 사과에 대한 각 지자체의 지원도 난무하여
사과 묘목 식재 바람은 끊이지 않는 것 같다. 또 사과 주산단지에서는 오래된
사과나무를 베어내고 신규 재식하는 것에 대대적인 지원을 하니 묘목은
품귀 현상마저 빚어지고 묘목 가격은 기가 찰 정도로 비싸게 거래가 되는 현실이다.

아무튼 나도 2002년 사과를 심었고 이제 또 조금 더 심는다. 또 일부 품종 갱신도 한다.
이 묘목들이 사과를 생산하는 3-4년 후에 사과 값이 폭락한다면 그간 들인
노력과 비용은 거품이 될 수도 있다. 불안한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내일 일은 내일 걱정한다는 생각, 또 오지 않는 미래에 대해 그저
나름의 준비를 하고 나름의 대비를 하는 이외에 내가 할 일이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 묘목을 심는다.

묘목을 사다가 준비하고 또 심을 계획을 하고보니 어느새 봄이 온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지난 가을이 유난히 날이 좋았고, 겨울이 춥지 않아서인지
응애 밀도가 아주 높다. 이제 다음 주부터는 병충해 방제에 들어가야 한다.

전정은 끝났지만 이제부터 본격적인 농사일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곳에서 봄은 맞이한 지 7년째, 올해는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을런지
그저 온가족 건강하고 큰 탈 없이 농사가 잘 되기만을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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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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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히로시마김 2007-03-19
    7년이면 적지않은 세월이네요...^^
    지난 그세월들이 이젠 자양분이 되어 원하는대로의 농사가 될 것이라 여깁니다.
    아마도 좋은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
  • 길벗 2007-03-19
    덕담 감사 ! 히로시마김(김남성)도 하시는 사업 날로 번창하기를...
  • 김진웅 2007-03-20
    글쎄, 사과값 계속 올라갈 것 같은데요. 난 통계는 잘 모르겠고 앞으로 과수원 할 사람이 줄어들 것인디 뭔 걱정하시나..?? 부지런히 심고 가꾸쇼. 근데 농사꾼이 뭔 포크로 농사를 짓는다요? 숫가락으로 하쇼 숫가락으로...ㅎㅎㅎ
  • 길벗 2007-03-20
    함안 형님, 숫가락으로 농사짓는다는 말이 생각 외로 깊은 뜻이 들어 있네요.
    하긴 저도 마음은 늘 숫가락으로 농사를 짓고자 하지요. 또 실제 그렇기도 하구요.
    하지만 가끔 밥이 아닌 비프스테이크 먹을 때는 포크가 필요하겠지요. ^^
    건강하시고, 자주 들러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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