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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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송아지 5마리가 태어났습니다

  • 길벗
  • 2006-06-25 21:5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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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낳은 새끼를 지성으로 햩아대는 복순이


일어서자마자 어미 젖을 무는 저 본능. 젖을 빨때는 꼭 꼬리를 치켜든다. 그러면 어미는 똥꼬를 햩아주고.....

오늘(6월 25일) 오후에 복순이가 건강하고 큰 수송아지를 마지막으로 낳았습니다. 이로써 올해는 모두 5마리의 송아지가 생산되었습니다. 4마리는 암송아지고 오늘 나온 놈이 유일하게 수송아지입니다. 성적이 썩 좋은 편입니다. 아직도 암송아지가 수송아지에 비해 50만원 정도 더 비싼 것을 생각하면 말입니다.

한우 송아지는 보통 5-6개월령에 시장에 내다 팝니다. 젖떼는 시기는 난지 3개월정도이나 전문적인 사육농가 아니면 대개 그때까지도 어미와 함께 두기 때문에 송아지는 계속 젖을 빨게 됩니다. 그때쯤 되면 체중이 180키로그램 내외가 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물론 같은 개월수라도 160키로그램 밖에 안되는 놈도 있습니다. 한우를 길러보니 개체 간의 차이가 크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좋은 송아지를 얻으려면 어미소가 우선 좋아야 합니다.

어미소가 좋다는 것은 여러가지를 두고 재는 말이기 때문에 딱 한마디로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요즘은 거의 대부분의 농가가 암소가 발정이 오면 수정사에게 연락해서 사람이 인공수정을 시킵니다. 이때 정액은 농림부 산하 축산연구소에서 우량 개체를 계속 선발해서 제공하는 것으로 근친 교배가 되지 않도록 매년 새로운 정액(번호가 매겨져 있습니다)을 공급해줍니다.

우리 어릴 때는 시골 동네에 황소 기르는 집이 있어서 이 놈이 온동네 암소 임신시키러 다녔습니다. 볼 것 없던 그때에 구경거리 중 하나였지요. 거구의 황소가 올라타서 벌이는 자연교배는 지금은 볼 수 없는 옛 추억의 풍경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수정시켜준 댓가로 아마 콩 두 말 정도 받아온 것으로 기억됩니다. 그러니까 그때 그 황소는 오로지 씨소로서만 기능했던것 같습니다. 밭가는 소도 모두 암소였으니까요. 왜냐하면 성질이 온순해야 것두 훈련시켜서 부려먹기 때문입니다. 황소가 발정난 암소를 만나 날뛰기 시작하면 제어하기 힘듭니다. 다 자연의 힘이지요.

아무튼 올해 우리집 암소 다섯 마리가 모두 순산을 해서 다행입니다. 올해로 한우 기르기는 3년차인데 그간 단 한마리의 송아지도 잘못되지 않고 모두 잘 태어나고 잘 자라주었습니다. 길 건너 춘경이 아저씨네는 암소 세 마리를 키우는데 매년 어찌된 일인지 한마리씩은 꼭 죽더라구요. 나와서 금방 숨이 끊어지기도 하고, 아침에 우사에 가보니 밤에 출산을 했는데 어찌된 일인지 죽어있기도 하고 했다고 합니다. 거기에 비하면 우리는 운이 좋은 셈입니다.

작년에는 내리 수송아지만 낳아서 좀 속상했는데 그러고보니 소라는 놈들이 한해는 암놈 낳고 그 다음 해는 숫놈 낳고 대개는 이런 것 같습니다. 가끔 쌍둥이 기대도 해보지만 통계상 쌍둥이는 1% 미만이랍니다. 그러니 쌍둥이 낳으면 횡재 비슷한 것이 됩니다. 소설가 성석재 형 말로는 어릴 때 자신의 집에 있던 암소는 내리 쌍둥이를 낳은 적도 있다고 합니다. 사실이라면 정말 대박이 터진 셈인데 석재 형은 좀 뻥이 세게든요, 소설가답게 ^^. 어찌나 입심이 구수하고 진짜 같은지(게다가 무불통지 만물박사) 이미 20년 전 대학 시절에 제가 \'성뻥\'이라고 별호를 붙여주었습니다.

위 사진에 보면 복순이가 지 새끼를 햩아주는 모습이 보입니다. 어찌나 정성스레 햩는지 감탄할 정도입니다. 소 혓바닥에 햩히어 보면 아는데 정말 깔깔합니다. 그 큰 혓바닥으로 송아지 털을 말리기 위해 지성으로 빨아 댑니다. 송아지는 털이 말라야 일어설 수 있거든요. 한 20분 걸립니다. 그러면 송아지가 비틀거리면서 우선 뒷다리부터 세우고 다시 앞다리를 버튕겨 겨우 일어섭니다. 일어나자마자 어미의 젖꼭지를 찾습니다. 본능(자연)은 정말 위대합니다. 스스로 젖꼭지를 찾아내서는 힘차게 빱니다. 저도 빠는 힘이 얼마나 센지 알아보기 위해 한번은 제 손가락을 입에 대보았는데 손가락이 끊어져 나가는듯 한 기분을 느꼈습니다.

송아지는 초유를 빨리 먹어야 합니다. 태어난지 2시간 이내에 어미 젖을 빨아야 초유의 여러가지 성분을 온전히 먹을 수 있다고 합니다. 늦어질수록 초유 속에 있는 면역력이 떨어져 송아지가 허약해질 수 있습니다. 배불리 먹고나면 그 다음은 골아떨어집니다. 이런 점에서는 사람하고 같다고 보면 됩니다. 그러나 며칠 지나지 않아 배 부르면 마구 뛰어다닙니다. 껑충껑충 뛰어다니는 모습은 정말 귀여운데 특히 송아지는 다리가 길어서 더욱 그렇습니다. 우리집에 가끔 친구들이 오면(거의 모두 서울에 살고 있습니다) 애들이 송아지를 그렇게 좋아할 수 없습니다. 만져보기도 하고 좀더 용감한 애들은 우사에 들어가 껴안아 보기도 합니다. 저는 워낙 결혼을 빨리해서(복학해서 대학 다닐 때 결혼했습니다. 학생부부였었지요) 우리 아이들은 고3, 고1이지만 친구들은 대개 중학생, 초등학생 그렇습니다.

요즘 정말 덥습니다. 그래서 오전 10시만 되면 우사 천정에 달려있는 대형 선풍기를 틀어줍니다. 한우나 젖소나 더위에 약하다고 합니다. 추위에는 강하고요.

아직도 사과 적과에 매달려 삽니다. 사다리를 타고 오르락내리락 하니 시간도 많이 걸리고 또 낮에는 더워서 못하고 하니 영 속도가 나질 않습니다. 그래도 이제 거의 다 하고 조금 남았습니다. 큰 놈들은 어느새 탁구공만 합니다. 잘 자라서 가을에 풍성한 수확을 거두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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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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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흑곰 2006-06-27
    축하드려요
  • 엄주헌 2006-06-28
    농당! 축하하네
    몇년지나면 본업이 축산으로 바뀔것 같네
    가족모두 안녕하신지? 아버지.아내.현이.민이그리구 동물가족두
    나두 가끔 시골서 살고 싶다네
    나중에 경험좀 빌려주시게~
    더운날들이네 온 가족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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