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이야기

농사이야기

어느새 6월이 되었습니다

  • 길벗
  • 2006-05-31 21:3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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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또 그렇게 지나가고 이제 무더위가 시작되려나 봅니다. 뉴스에 보니 경남 합천이 31도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곳 서석은 아직 그렇게 덥지는 않고 오히려 밤과 새벽에는 아직도 서늘한 기운이 있습니다.

사과는 이제 콩알보다 더 크게 자랐고 어제까지 거리 적과(한뼘 간격)를 마치고 오늘부터는 본격적인 솎기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사과가 많이 맺히지 않아 도장(나무가 너무 자라는 현상)하는 나무가 좀 있습니다. 특히 부사(히로사키)가 심하고 홍로도 몇그루는 거의 사과가 없는 나무도 있습니다.

왜 이런 일이 왔는지를 다각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미 지난 겨울부터 약간은 의심이 가서 지난 겨울과 이번 봄에는 거름을 내지 않았습니다. 이제까지 준 퇴구비 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올해는 또 화학비료를 일체 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에 작년까지 조금씩 줬던 콩복합 비료(다른 복합비료에 비해 질소가 적게 함유되어 있습니다)도 일절 생략했습니다.

사과가 생각만큼 많이 달리지 않은 점만 빼만 사과 방제는 성공인 것 같습니다. 이제까지는 매년 이맘 때면 우리 밭은 이미 점무늬낙엽병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너무 깨끗합니다. 또 기승을 부리던 잎말이나방도 올해는 도무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기상 조건이 병발생 억제에 도움을 준 것인지 올해 새로 적용한 방제력이 우리 밭과 맞아 떨어진 것인지 아직은 모릅니다. 다만 올해 처음 시도했던 석회유황합제 살포와 기계유유제 살포가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은 인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사과 농사가 모든 과수 농사 중에서 제일 어렵다는 얘기는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습니다. 그런데 농사초보인 제가 사과 농사에 뛰어 들었으니 어려움은 당연지사입니다. 다행히 도움을 주는 분들이 주위에 계셔서 이렇게나마 버텨가고 있습니다. 저 혼자 힘으로는 절대 감당할 수 없는 농사입니다.

봄에 대략의 올 수확량을 예상해보았지만 역시 농사는 미리 예측하면 안된다는 것을 또다시 생각합니다. 그저 최선을 다하고 주는대로 받는 것이 농사의 순리라는 것을 다시한번 떠올립니다. 적과를 마치려면 일주일 정도 걸릴 것 같습니다. 아니면 더 걸릴 수도..... 왜냐하면 우리 부부는 속도가 아주 느려터지기 때문입니다.

적과 다 마치고 6월 중순에는 풀무학교에 현이, 민이 보러 다녀오려고 합니다. 현이 생일이기도 하고 또 올해 풀무에 들어간 민이가 도무지 집에 전화를 안해서 혼내주려고도 갑니다.

그런데 사과에 낑낑대다 보니 좀 떨어진 밭에 올해 심은 배나무에는 겨우 두번 가서 쳐다보고 온 것이 전부입니다. 한주도 죽지않고 잘 자라고 있습니다. 내일은 거기도 가서 첫 방제로 살충제와 살균제를 좀 살포하고 오려고 합니다. 일주일 전에 가보았는데 그간 벌레가 이파리를 다 먹어버린 것은 아닌지 걱정도 좀 됩니다만.

6월 중순부터 장마가 시작된다고 합니다. 그러고보니 농사짓고부터 일기예보에 무척 신경을 쓰는 자신을 보게 됩니다. 직장 다닐 때는 기상에 정말 무심했습니다. 그때 아파트에 살았는데 그나마 인간답게(?) 살자고 1층에 살긴했습니다. 아파트 9층에 살았던 적이 있는데 도무지 적응이 안되서 1층으로 온 것입니다. 왜냐하면 9층에 사니까 눈이 오는지, 비가 오는지 알수도 없고 특히 나무를 볼 수 없어서 였습니다. 1층에 오니까 사람 소리도 들리고, 비가 지상을 적시는 빗소리가 들리고 무엇보다도 나무가 자연스런 높이로 보여서 안정감을 주더군요.

오늘 지방선거 날이었습니다. 적과 작업에 바빠 굳이 나가기 싫어서 포기하고 있었는데 이장님이 핸드폰으로 전화를 해서 선거하러 나오라는 겁니다. 우리 마을이 투표율이 저조하다나요. 그래서 마눌이랑 작업복 차림 그대로 일하다말고 투표소인 이웃 마을 보건소에 다녀왔습니다. 강원도 오지여서 그런지 그저 한날당과 울당 밖에는 없더군요. 민놀당이 아예 없어요.

건그렇고 서울 시장 선거에서 강금실 후보가 어찌되는지 참 궁금하군요. 88년인가 90년도에 강금실 씨가 부산지원 판사로 근무할 때 남편되는 김태경 씨가 연락을 해서 그 집에 가서 저녁도 먹고 하룻밤 자고 온 적이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김태경 사장님도 뵌적이 참 오래됐고 강금실 씨는 더 오래된 것 같습니다. 아마도 제가 이 시골에 와서 농사짓고 있는 것을 알면 무척 놀랄 것 같습니다. 때가 되면 또다시 뵐 날이 있을 것입니다.

마눌이 개표방송을 틀어놓고 눈을 떼지 못합니다. 끄라고 소리 질렀습니다. 저도 오늘은 이만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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