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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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온 뒤 석회고토를 뿌렸습니다

  • 길벗
  • 2006-04-24 10:2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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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늘(4월 23일, 24일) 사과밭에 석회고토를 주었습니다(갤러리에 사진). 나무당 5-8주먹씩 둘레에 손으로 일일이 뿌려주었습니다. 고토는 마그네슘을 이르는 말인데 식물의 엽록소를 구성하는 기본
주성분으로 광합성 작용을 촉진하는 역할을 합니다. 또 석회는 산성토양을 중성토양으로 개량하여
작물의 영양흡수를 돕고 중금속 흡수를 억제하며, 탄수화물의 이동을 촉진하여 뿌리 및 잎줄기를
튼튼하게 합니다.

이외에도 여러가지 작용을 하지만 간단히 적었습니다. 다만 우리 사과밭처럼 우분을 많이 준 토양은
인산이 과다하기 쉬운데 그럴 경우 철과 마그네슘의 부족 현상을 가져오기 때문에 마그네슘을
주어 서로 균형을 맞추는 것입니다.

석회고토는 올해 정부에서 친환경 농업을 하는 작목반을 대상으로 무상으로 지급한 것인데
지난 1월 우리집은 30포를 배정받아서 받아두었다가 이제 뿌린 것입니다. 앞으로 사과나무 생육기
동안 마그네슘이 부족한 현상을 보이면 그때는 황산마그네슘을 엽면 시비합니다. 부족한 표시는 잎을
보고 아는 데 잎에 갈색 반점이 생기고 심할 경우 낙엽이 되기도 합니다.
또 가리(K) 성분이 지나쳐도 마그네슘 결핍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는 두 성분이 서로 길항관계에 있기
때문입니다.

사과꽃이 이제 머리를 내밀려고 하는 순간입니다. 집 마당과 뒷산의 산벚꽃도 움을 틔우려고 하는
중입니다. 집 주위의 산벚꽃이 활짝 피면 사과밭에 기계유제(식물성 오일)를 치려고 합니다. 응애와
각종 해충들의 숨구멍을 막음으로써 병충해를 미리 예방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꽃 피기 전 봄에 석회유황
합제와 기계유제를 살포함으로써 균과 충의 발생을 억제하려는 노력이 곧 화학적 방제를 한번이라도
덜하게 하는 친환경 농업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어제는 며칠 전 받아온 막걸리에 흑설탕을 넣어 현재 발효 중입니다. 개화기에 물에 희석하여 두번 정도
관주를 해주려고 합니다. 그동안 읽은 많은 책과 잡지에 실린 농사꾼들의 이야기에서 공통된 것은
농사는 토양을 만드는 것이 가장 첫번째 작업이라는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비료와 영양제를 준다고
해도 땅을 제대로 만들지 않으면 좋은 결실을 맺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아마도 그래서 땅은 정직하다고
하는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저도 지난 5년간 땅 만들기에 주력해온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과수 농사는 영년생인 나무를 가꾸는 농사라 나무의 생리를 잘 알아야 합니다. 저는 아직
초보 중의 초짜이지만 각종 미량요소가 나무에 중요하다는 사실은 깨우친 것 같습니다.
배워야 할 것이 아직은 많아서 현재는 남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만, 언젠가는 저도 과수 농사
후배들에게 가르쳐주는 입장에 설 날도 오겠지요. 그때 제대로 된 지식과 제 경험을 잘 전수해주어서
이곳 홍천에 멋있는 과수 농사가 꽃 필 날을 기대해보기도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계속 열심히 공부하고 또 보러 다니고 듣고 해야 합니다.

앞글에서도 몇번 언급했습니다만, 상주의 김칠성 선생 같은 분이 우리나라에 많이 생겨나야 한다고
봅니다.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나누는 농사, 그래서 나만 잘 되는 것이 아니라 너도 잘되는 농사를
지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시대는 이제 그만 가고 모두가 배가 부른 시대가 와야 합니다. 모두가 못사는 데 나만 잘 사는 그런 세상이 결코 행복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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