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이야기

농사이야기

아직 사과꽃 피기까지는 멀었습니다만

  • 길벗
  • 2006-04-22 11:4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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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전국이 다 그랬지만 이곳도 눈보라가 치고 아침엔 얼음이 얼었습니다.
만개한 진달래 꽃이 얼었고 이제 막 꽃봉오리를 펼치려고 하던 목련도 약간 냉해를 입었습니다.
다행히 저희집 사과는 이제 꽃눈 잎을 조금 밀어내고 있는 상태라 아무런 해도 입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수요일에는 아침 일찍 집을 떠나 상주에 다녀왔습니다. 액비를 600리터 받아왔습니다.
어제는 윤 회장님과 이, 김 선생님 그리고 마눌과 함께 동해안에 다녀왔습니다. 이 선생님 생일 겸
바닷물 뜨러 다녀온 것이죠. 통 4개 가져가서 400리터 받아 왔습니다. 덕분에 회도 먹고 대게도
먹고 오는 길에는 양양 송천 떡마을에 들러 맛 있는 떡도 몇 개 먹으면서 왔습니다. 횟집 주인이
친절하게 수족관에 연결된 바닷물을 통에 넣어주고 차까지 함께 날라주기도 해서 쉽게 일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함께 간 윤 회장님은 바닷물을 희석해 과수에 엽면 시비도 하고 관주도 해준다는 말에
놀라신 모양입니다. 밤에 굳이 전화까지 하셔서 몇 그루만 시험적으로 해보고 나머지를
시행하라고 걱정해주셨습니다.
자연농업 하시는 분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바닷물을 액비와 섞거나 해서 나무 영양제로 사용해
왔다고 합니다. 바닷물은 미네랄이 풍부한 천연자재라서 당도 향상에도 좋은 효과를 준다고
합니다. 윤 회장님(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으로 정년 퇴직하시고 우리 마을에서 함께 사시는 분입니다)은
그럼 힘들게 바닷물 뜨지 말고 천일염에 물을 타서 쓰면 어떤가 하셨습니다. 그런데 제가 읽어본
글에는 소금물에는 물고기가 살지 못하지만 바닷물에는 물고기가 살지 않느냐 하는 대목이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바닷물은 생물이 살 수 있는 숨쉬는 물이라고나 할까요.

오늘 아침엔 당밀을 600리터 원주까지 가서 받아왔습니다. 오는 길에 홍천읍에 있는 양조장에
들러서 반품되온 막걸리를 또 한 차 실어왔습니다. 막걸리는 흑설탕과 히터를 이용, 발효해서
봄과 가을에 물에 희석해서 관주를 해줄 작정입니다.

어제 저녁엔 서울에 사는 막내 동생이 첫아들을 데리고 집에 놀러왔습니다. 늦장가를 가서
이제 백일된 아들이 있습니다. 지난 1월에 낳았을 때 산후조리원에 가서 보고는 처음 입니다.
저는 장가를 아주(?) 일찍 가서 두 아이가 다 고등학생입니다만, 그래서 그런지 오랫만에
보는 어린아이가 그렇게 귀여울 수가 없습니다.

나이만 먹어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이렇게 어릴 때가 엊그제
같은 데 어느새 청년이 되어가고 있고 세월이 이렇게 빠른데 나는 아직도 제 위치에 맞는
구실을 못하고 있구나 하는 자책이 조금 들었습니다.
농사를 시작한 지 6년, 그런데 아직도 자립이 되질 않고 있으니 말입니다. 올해부터는
순전히 농사에서 나오는 소득 만으로 내년 일년을 보낼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간 진 빚도 좀 갚을 수 있으면 좋겠고, 농사만으로 살 수 있다는 것을 저를 관심있게
지켜보는 분들에게 보여드리고도 싶습니다.

새아이가 태어나 온집이 환해졌습니다. 그간 제수 씨와 갈등이 좀 있었던 제 어머님도 건강하고
이쁜 손자가 태어나 재롱을 떠는 모습을 봐서 그런지 언제 그랬냐는 듯이 기분이 좋아지셔서
이젠 집안도 화목해진 것 같습니다. 역시 새로운 생명, 새로운 존재가 주는 기쁨은 말할 수 없이
큰가 봅니다. 우리 조카 건이가 밝게 건강하게 자라나기를 이 봄 기원합니다.
(갤러리에 조카 건이 사진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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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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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완규 2006-04-25
    해변에서 해초를 수거해서 미량요소를 위한 퇴비로 숙성시켜 사용하기도 하더군요
    하지만 해초보다는 바닷물이 구하기가 쉽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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