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이야기

농사이야기

어느덧 1월도 다가고

  • 길벗
  • 2005-01-24 19:3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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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대한 절기에는 아침에 영하 21도까지 떨어졌습니다. 홍천 추위가 대단하다고 하는데 실감나는 기온입니다. 1월은 늘 아침에는 영하 10도 내외입니다. 제가 보통 아침 7시에서 8시 사이에 마당에 나가 몸으로 느끼는 체감온도가 실제 온도와 거의 일치하는데 예를 들면 나간지 5분 만에 귀가 얼면 영하 15도 이상 되는 날입니다.

몇몇 분들이 홍천이 그리 추운데 사과나무가 동해를 입지 않는지 걱정을 해주곤 합니다. 제가 알기론 영하 30도 가까이 되어야 나무가 언다고 하고요, 그것보다도 나무의 동해는 이른 봄에 더 많이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이상 기온으로 봄에 해동되었다가 갑자기 추워지면 나무가 견디질 못하는 것이지요.

만약, 이 지역이 봄에 특별히 기온이 상투적으로 이상해서 나무에 동해가 상습적으로 입는 곳이라면 매년 겨울 나무마다 두툼하게 짚으로 싸줘야 하거나, 또는 아예 재배를 포기하거나 둘 중의 하나일 겁니다. 저는 아직 판단을 못하고 있는데 혼자 생각으로는 나무가 이 지역에 심겨진 이상 저 스스로 이곳 기후에 잘 적응해가야 한다고(?) 믿습니다.

요즘은 할 일이 별로 없습니다. 모든 게 꽝꽝 얼어 있으니 그저 아침, 저녁으로 소 밥주는 일이 규칙적인 일이고요, 낮에는 주로 책을 보거나 티브이를 봅니다. 하루 해가 짧습니다. 지난 늦가을에 본가 한쪽 벽에 붙여서 지은 한 칸 방에서는 지금 메주가 뜨고 있습니다. 가끔씩 안사람이 뒤집어주는데 하얗게 곰팡이가 붙은 게 아주 잘 뜨고 있다고 합니다. 설 이후에 이 메주들을 다시 말리고 털어내고 씻어서 막장식 된장을 쑤려고 합니다. 올해는 콩을 네 가마나 메주를 했으니 양이 넉넉합니다.

지난 해에는 두 가마 반, 지지난 해에는 두 가마 정도 했었거든요. 그리고 장을 담근 지 완전히 1년이 지난 후에야 팔기로 했습니다. 이제까지 팔 개월 정도 지나면 주문을 받아 보내곤 했는데 아무래도 깊은 맛이 나질 않는 것 같아 만 1년이 지난 후부터 주문을 받기로 했습니다. 오는 3월 이후부터 작년 이맘 때 담근 된장을 푸려고 합니다.

매일 밭 끄트머리까지 몇번이나 걷곤 합니다. 그냥 의미없는 일이긴 해도 다니면서 나무들에게 말도 걸고 겨울을 나는 모습도 세밀이 관찰하고 또 올해 농사일 구상도 합니다. 바둑이와 발리가 늘 함께 따라나서 줍니다.

새해도 어느덧 1월이 다가고 있습니다. 연초에 했던 여러 생각들, 다짐들을 한번 더 돌이켜보는 시간이 되는 것 같습니다. 모두 건승하시길 빕니다.

-길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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