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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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자 심은 이야기

  • 길벗
  • 2004-11-12 15:3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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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 5백 평에 사과 600주를 심고 난 뒤에 완규 선배(일찍이 귀농하여 자리 잡은 대학 선배. 이곳에 와서 서로 알게 된 분)가 몇번인가 조금 남은 땅에 오미자를 심어 보라고 권했습니다. 하기는 그전에도 오미자 얘기를 가끔은 했는데 땅도 얼마 남지 않았고 해서 관심을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오미자 책까지 가져다주며 조금이라도 재배해보면 다른 작물 하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라고 자꾸 권해서 오미자 책을 일독한 뒤에 약 400평 쯤 되는 자투리 땅에 오미자를 심기로 했습니다.

이 동네에 처음 오미자를 소개한 사람이 완규 선배라는 것은 이미 들어 알고 있었습니다. 완규 선배도 본인의 밭에 오미자를 천 평 정도 심었고 또 인근 주민 중 몇 분도 따라 심었습니다. 3년이 지나 수확을 하니 평당 만 원 이상 소득이 나온다고 했습니다. 이 정도면 시골에서 상당히 재미를 보는 것입니다.
어쨌거나 2003년 봄에 묘목을 구입했습니다. 전라도 장수에 사시는 노인에게 전화로 묘목을 주문해서 택배로 받았습니다. 택배로 오는 과정에서 뿌리가 마르지 않도록 이끼로 잘 싸고 비닐로 아주 꼼꼼하게 포장을 해서 보내주셨습니다.

오미자는 저 스스로 서지 못하고 남을 타고 올라가는 활엽 다년생 넝쿨성 식물입니다. 그래서 지주를 필히 해주어야 합니다. 여러 방법이 있지만 저는 하우스 파이프를 구입해서 지주를 세우고 또 위에는 바둑판 모양으로 서로 파이프를 연결하고 철사를 매어 오미자가 붙잡을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그런데 오미자 밭으로 쓸 땅이 돌이 많아서 파이프가 그냥 들어가질 않았습니다. 할 수 없이 굵은 철근을 사다가 잘라서 땅에 박고는 하우스 파이프를 끼우는 식으로 지주를 완성했습니다. 수백개의 지주대가 필요하니 철근을 자르는 일부터 땅에 견고하게 그것을 박는 것도 다 힘이 드는 일이었습니다. 그 일을 청산목장 길 정 형이 함께 해주었습니다. 이 분은 앞에서도 잠깐 얘기했는데 서울서 93년도에 귀농하여 이곳에서 흑염소 목장을 하고 있었습니다. 우연한 기회로 알게 되어 현재의 제 농장터도 이 분이 소개하여 구입한 것이고 또 침목으로 집을 지은 것도 그분 덕택이었습니다. 저와 같은 성을 쓰는 것도 처음 만난 우리를 더욱 가깝게 해준 연이 되었습니다.

그러고보면 제가 이곳에 와서 한 일들이 모두 누군가의 도움으로 이루어진 것들 뿐입니다. 정말이지 저 혼자로서는 너무나 미약하여 설 수가 없었을 터인데 항상 옆에서 많은 이들이 걱정해주고 또 실제적 도움을 주어 현재까지 이만큼이나마 꾸려나가고 있습니다. 저도 누군가를 도와주며 사는 사람이 되어야 할텐데 능력이 부족하여 늘 걱정입니다.

오미자 밭은 열간 거리는 2미터, 주간은 50센티미터 정도로 했습니다. 첫 해 여름에 잡초가 너무 많이 났는데 안사람이 김을 매고 또 매다가 너무 힘들어 결국은 포기를 했습니다. 결국 풀이 오미자 묘목을 덮어서 오미자가 생각만큼 잘 자라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그 해 겨울에 거름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올 봄(2004년)에는 완규 선배가 그냥 준 보온 덮개를 이용 오미자 밭을 멀칭을 했습니다. 원래 처음 묘목을 심을 때 비닐 멀칭을 하고 심었더라면 김매는 수고도 없었을 것이고 오미자 묘목도 훨씬 잘 자랐을 것인데 바쁘고 우선 순위에서 밀리다보니 그렇게 되었습니다. 올해 많이 자라고 또 잘 자랐습니다. 내년(2005년)에는 첫 수확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귀농 4년차인데도 아직 내년이나 되야 이런저런 농산물이 제대로 수확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니 정말이지 농사는 너무 힘들고 어렵다는 생각입니다. 하긴 처음부터 밭작물 농사를 바로 지었다면(오이나 호박, 고추 같은 것) 첫해부터 바로 수입이 있었을 것입니다. 사과 나무를 심은 덕분에 첫 수확까지가 오래 걸리는 것이지요.

올 겨울에도 오미자 밭에 소똥 거름을 듬뿍 주려고 합니다. 관수 시설도 해 놓았으니 내년엔 수월하게 되리라 봅니다. 오미자의 효능과 이용법에 대해서는 다음에 다른 장에서 상세히 밝혀놓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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