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질째 먹는 사과 - 길벗사과농원 방문을 환영합니다.



제목: 느리게 가는 시간
이름: 길벗


등록일: 2020-02-26 07:40
조회수: 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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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을 잊은 딸기들... 다행히 그간 품종 개량이 되었는지 아니면 농사기술이 진보했는지 맛은 좋다고 한다.


서울-양양 고속도로 홍천휴게소에서 내려다 본 군업리 마을 풍경

코로나 19 바이러스로 인한 사태가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닙니다.
그나마 촌에 사니 뉴스에서만 보는데도 가슴이 답답합니다.
2차 3차 감염이 결국 지역으로까지 확산되면 올 봄 우리나라 경제와
생활은 마비될 것 같습니다.
어서 이 사태가 진정이 되어 이전처럼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도시에 나갈 일도 없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이 다녀와야 하는 일이 있습니다.
며칠 전에는 춘천에 갔다가 안사람이 이마트에 들러 장을 보고 간다기에
한편 걱정되면서도 들렀습니다.

한산한 편이었는데 이 겨울에 딸기와 참외가 매대 가득 쌓여 있었습니다.
저는 예전부터 이렇게 철을 잃어버린 채소와 과일류들을 비판해 왔는데
이제는 제철 아닌 것이 제철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런 농산물은 모두 비싼 기름을 때서 겨울에 온도를 인위적으로 맞추어
기르는 것인데 결국 그 모든 것은 세금이고 또 낭비입니다.

돌아오는 길에 서울-양양 고속도로 홍천 휴게소에 들러 잠시 여유를
가졌습니다. 늘 스쳐지나가기 바쁜 곳이었는데 커피를 주문하고 휴게소
뒷편 데크로 나가보니 멀리 풍경이 좋았습니다.
강원도 산골의 구비구비 옹기종기 모여있는 골짜기와 집들이
한 눈에 들어오는 전형적인 풍경이었습니다.

군데군데 주말주택으로 지어놓은 이쁜 집들과 펜션이 보이고
농경지와 산이 잘 어우러져 여유만 있다면 누구라도 이런 곳에 별장이라도
짓고 싶은 생각이 들 것입니다.

겨울이 끝나가는 시기인데 어제는 종일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제가 사는 이곳보다 해발이 높은 내면은 함박눈이 쏟아졌다고 합니다.
한낮에는 해가 쨍하고 그러나 바람은 차고 그러다 흐리고 비 오고
며칠 이런 날들이었습니다.

저희가 기르는 닭들은 이러한 자연의 변화와 무관하게 늘 건강하고 활달하게
뛰어놀고 계란도 여전하게 낳고 있습니다.
계란 주문은 늘었다 줄었다 합니다. 늘 주문해주시는 고정 길벗님들은
때가 되면 문자나 홈페이지에 주문글을 올려주시고 가끔 소개받았다는 분들이
계란 주문을 합니다.

사과농사는 일년에 한번 수확하니 매해 변수가 많습니다. 봄부터 가을까지
힘들게 온 정성을 쏟아부어도 그 결과는 항상 제 뜻대로 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농사꾼은 매해 조마조마하고 지나고나면 또 내년을 바라보고 그렇습니다.

올해 저희가 이곳에 내려온지 20년이 되는 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올해 여러가지 새로운 일들이 일어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제부터 새로운 일을 시작하여 이 일이 성공적으로 올해 안착되면
내년에는 현재 독일에 가있는 둘째 아들이 들어와 같이 농사를 짓게 되기를
고대하고 있습니다.

둘째는 독일에 대학을 가기 전 한국에서 농업전문대를 나오고 홍천군에서
농업후계자로 지정을 받았습니다. 현재 독일에서 대학에서 전공한 것을 가지고
계속 활동을 하고 있는데 올 여름에 잠시 들어오겠다고 하니 그때 서로
잘 얘기해서 내년에는 귀국을 하면 좋겠습니다.

겨울이 되어 농한기라 매일 이웃집 예술가 부부와 서로 오가며 저녁을 함께
합니다. 그이들도 부부만 사는지라 어차피 숟가락 두 개만 얹으면 되니까
부담없이 저녁식사를 같이 합니다.
이 시골에서 이런 친구가 없었다면 아주 외로울뻔 했는데 5년 전에 우리 마을로
작업실을 마련해 오는 바람에 이웃사촌이 되었고 이제는 하루라도 안보면
궁금한 사이가 되었습니다.

어서 이 코로나 사태가 막을 내리고 예전처럼 장도 서고 도시에도 맘 편히
오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시간이 갑자기 느리게 갑니다.
언제나 쏜살 같던 시간이 이렇게 느리게도 가니 그러고보면 시간이란
어쩌면 우리 유한한 피조물을 감싸고 있는 영원한 굴레인 것 같습니다.

지난 1월 홍천군 농업기술센터에 제출해서 현재까지도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사업에 대한 얘기는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풀어놓겠습니다.
이번에 말로만 듣던 막장 공무원에 대해 직접 겪게 되어 한편 흥미진진합니다.
편향되고 불공정한 그 공무원의 이번 행정집행에 대해 앞으로 엄하게 사실을 밝혀
일벌벌계해야 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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